서적소개
에티카
바뤼흐 스피노자 / 책세상 / 2012.12.10
괴테에게는 ‘신에 취한 사람’, 니체에게는 ‘선구자’, 엥겔스에게는 ‘변증법의 뛰어난 대변자’.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절대적 관념론에서 마르크스주의, 경험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근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는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탈근대적 사유의 효시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저작 《에티카》는 신, 정신과 정서, 인간과 자유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철학의 쟁점인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학의 핵심 문제를 다뤄 스피노자 철학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기하학의 증명 방식을 도입한 서술 방식과 내용의 난해함 때문에 독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책세상에서 나온 《에티카》(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058)는 총5부로 구성된 원문에서 각 부의 논점과 전체적인 연관관계를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서문이나 부록 (제2부의 경우는 정리 49 ‘지성과 의지의 동일성’ 논제)을 발췌 번역했다. 전통적 신관에 대한 논박과 인간중심적 사고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이 책은 시대와 독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아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재발견될 것이다. 특히 이성에 대한 맹신과 종교 간의 갈등이 문제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생태적인 사고, 이타주의와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제3의 윤리, 실천의 문제를 강조하는 종교관 등은 이분법을 극복하는 대안적 사고를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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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대표적인 저작 ‘에티카’는 신, 정신과 정서, 인간과 자유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철학의 쟁점인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학의 핵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종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스피노자의 성찰이 담겨 있어, 당시 인간관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 원문에서 각 부의 논점과 전체적인 연관관계를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서문이나 부록을 발췌하여 번역한 것이다.
전통적 신관에 대한 논박과 인간중심적 사고에 대한 비판을 담은 ‘에티카’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아왔으며 앞으로도 재발견될 것이다.
특히 이성에 대한 맹신과 종교 간의 갈등이 문제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이분법을 극복하는 대안적 사고를 제시하고 있다.

○ 목차
들어가는 말
제1부 신에 대하여
부록
제2부 정신의 본성과 기원에 대하여
정리 49의 따름정리와 증명 및 주석 – 의지와 지성은 동일한 것이다
제3부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서문
제4부 인간의 예속 혹은 정서의 힘에 대하여
서문
부록
제5부 지성의 역량 혹은 인간의 자유에 대하여
서문
해제 – 자연 속에서 자유를 추구한 철학자
1. 데카르트를 넘어선 스피노자
(1) 실체의 문제
(2) 정신과 신체의 관계 문제
(3) 자유의 문제
2. ‘에티카’는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가
(1) 신은 인격적 존재가 아니다 – 목적론과 의인론적 신관에 대한 비판
(2) 우리는 아는 만큼 긍정하고 긍정하는 만큼 안다 – 데카르트의 의지론 비판
ㄱ. 데카르트의 오류에 대한 설명 비판
ㄴ. 관념, 사물의 상, 개념의 구분
ㄷ. 가능한 반론과 그것에 대한 논박
(3)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4) 만물은 자기 보존의 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동등하다
(5) 정념은 의지가 아니라 정신의 인식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
3. ‘에티카’는 서양 사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1) 17세기 – 무신론자 스피노자
ㄱ. ‘신학-정치론’비판
ㄴ. 실체의 통일성과 결정론
ㄷ. 스피노자 서클
(2) 18세기 – 창조적인 오해의 시기
ㄱ. 범신론과 카발라주의
ㄴ. 전투적인 익명의 스피노자 추종자
ㄷ. 범신론 논쟁
(3) 19세기 – 다양한 이미지의 공존
ㄱ. 독일 낭만주의자와 관념론자 – 신에 취한 사람
ㄴ. 쇼펜하우어와 니체 – 고행자로서의 스피노자
ㄷ.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4. 스피노자 사상의 현대적 의의는 무엇인가
부록 – ‘에티카’ 차례
주
용어 해설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 내용
‘에티카'(라: Ethica) 또는 ‘기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라: Eth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은 1675년경 완성된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유작이다. 라틴어로 쓰인 이 책은 스피노자 사후 1677년 간행되었다. 에티카는 스피노자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대작(magnum opus)으로 간주된다.
스피노자가 진(眞)보다도 선(善), 인간의 행복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인 철학자라는 것은 자주 지적되는 일인데, 에티카도 제목(‘윤리학’이라는 뜻)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도덕을 해명하는 시도(試圖)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떤 본성을 가진 것으로서 현재 이 세계에 생활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목적하는 것은 인간 도덕의 해명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얻어지는가를 밝히기 위해서는, 세계의 성질과 인간의 본성이 밝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 5부로 된 에티카는 그와 같은 문제의 고찰에서 시작된다. 제1부는 ‘신에 대해서’라는 제목인데, 이것은 세계에 관한 형이상학적 고찰이다. 즉 스피노자가 신이라고 하는 것은 인격도 의지도 갖지 않고, 자기 본성의 내적 필연성에 따라서 작용하는 유일한 실체(實體)로 이것이 무한한 속성(屬性)을 통해서 변양(變樣), 발현(發現)한 것이 인간을 포함한 유한한 개물(個物)의 세계이다. 다시 말해 ‘신은 곧 자연’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세계 속에 있는 인간의 도덕이라고는 하지만, 도덕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의 정신에 관한 것인 이상, 정신의 본성이 파악되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제1부는 인식의 문제를 취급하고, 인식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예컨대 감성지(感性知), 이성지(理性知), 직각지(直覺知)로 구별하고, 이들 중 마지막 것이 사물을 ‘영원한 상(相) 아래’ 파악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도덕과 행복을 별개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정신의 고찰도 인식의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의 관찰에까지 전진하여(제3부), 감정의 취급법을 검토할(제4부) 필요가 있었다. 이와 같은 고찰을 통해서 행복이 ‘사랑’의 일종이라는 것, 사랑의 최고의 것은 신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이 제시되어 인간 행복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그의 철학의 정점을 이루는 최고의 선(善)인 ‘신(神)의 지적애(知的愛)’ 사상을 가지고 해답할 수 있게(제5부) 되는 것이다.

○ 저자소개 : 베네딕트 데 스피노자 (Benedict de Spinoza)
포르투갈계 유대인으로서 1632년에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출생했다.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스피노자는 위대한 랍비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는 유대 공동체가 설립한 학교에서 철저하게 유대적인 교육을 받고 종교적 관념과 신학적 이론으로 가득 찬 사상과 친숙해진다. 이에 따라 스피노자는 그의 사유와 삶의 모든 국면에 근본적으로 신이 존재한다는 유대인의 관습을 체화했지만, 당시의 학문 용어인 라틴어를 습득하면서 과학과 스콜라철학, 데카르트의 철학을 알게 된다. 특히 데카르트의 철학을 접한 것은 스피노자의 사유체계 확립과 관련하여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새로운 사상 조류를 접하고 그의 이성적 정신으로 인해 종교에 의문을 품으면서 스피노자는 유대신앙과 멀어지기 시작한다. 유대교를 멀리하는 스피노자의 태도는 동족에게 큰 불안을 안겨주었다. 유대인들이 무엇보다 걱정한 것은 위대한 랍비가 될 것이라 믿었던 젊은 유대인이 유대교를 저버렸다는 소식이 퍼져나가는 일이었다. 유대교회의 압박에 순응할 생각이 없었던 스피노자는 30일간 공동체에서 제외되는 소파문에 선고된다. 소파문은 유대신앙으로의 회귀를 위해 주어진 예비 기간이었다. 이 기한이 지나고도 스피노자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1656년 7월 26일, 암스테르담의 유대교회당에 공동체가 모여 스피노자에게 대파문을 선포한다. 대파문으로 스피노자는 동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배척받았고 도시를 떠나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레인스뷔르흐, 보르뷔르흐 등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하숙 생활을 하게 된다. 스피노자는 생계를 위해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렌즈를 연마하는 기술을 배운다. 렌즈를 가공하는 기술을 통해 생계에 필요한 것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그는 평생을 자신의 사상을 창출하고 집필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철학체계의 정립과 함께 친구들도 생기고 제자들도 따르게 되면서 스피노자의 명성은 학계에 널리 퍼져나갔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정교수직을 제안 받기도 했으나 그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이 제안을 거절한다. 스피노자는 자유와 사색을 보장해주었던 반 고독의 삶을 살았다. 여위고 허약했으며 일찌감치 폐결핵에 걸린 그는 절제된 생활로 간신히 삶을 보호했다. 미세한 유리가루를 끊임없이 삼키게 한 직업, 운동 부족, 극도의 긴장과 함께 수행된 지적 활동 등이 병을 악화시켰다. 결국 1677년 2월 20일 의사가 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스피노자의 작품들로는 존재론, 인식론, 감정론, 윤리학 등을 다루는 『소론』, 『지성개선론』, 『데카르트의 철학원리』, 『에티카』, 그리고 신학 및 정치철학을 다루는 『신학정치론』과 『정치론』, 그리고 그의 삶과 사상의 여러 국면을 알려주는 『서간집』이 있다.
– 역자 : 조현진
스피노자의 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숭실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스피노자에 대한 베일의 비판은 정당한가?」(2008), 「속성의 공유불가능성 정리에 대한 라이프니쯔의 비판은 타당한가?」(2010) 등의 논문을 썼고,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의 『20세기 서양 철학의 흐름』(공역, 이제이북스, 2006), 바뤼흐 스피노자의 『에티카』(책세상, 2006)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스피노자 철학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 책 속으로
그러나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설명했던 방식으로 사물들의 연쇄를 포착하도록 하는 것을 방해했고 또한 여전히 방해하는 적지 않은 편견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성의 시험대examen rationis에 그것들을 소환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p.15
사람들은 그들의 의지작용들과 욕구를 의식하지만 그들로 하여금 욕구를 느끼게 하고 의욕하는 하는 원인들에 대해 무지하고 심지어는 꿈에서조차 그런 원인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을 자유롭다고 믿는다는 것이 따라나온다. p.16
바로 이런 이유에서 진정한 기적들의 원인들을 찾고, 바보처럼 단지 자연물을 이해하려는 사람은 여기저기서 이단자와 불경건자로 간주되고 또한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vulgus이 자연과 신들의 해석자로 떠받드는adorat 사람들에 의해 공개적으로 비난받는다. 왜냐하면 이들{자연과 신들의 해석자로 대중에게 칭송받는 사람들}은 무지(혹은 오히려 아둔함)가 제게되면 놀람stupor, 즉 자신들의 권위를 주장하고 지지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 역시 제거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p.22
사물들의 완전성은 그것의 본성과 역량에 의해서만 평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들은 그것이 인간의 감각에 기쁨을 주느냐 아니면 감각에 거슬리느냐, 혹은 인간의 본성에 유익하느냐 그것에 대립되느냐에 따라 더 완전하거나 덜 완전한 것도 아니다. p.26
정서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데 있어서 인간의 무능력을 나는 예속이라고 부른다. 실로 정서에 묶인Obnoxius 인간은 자신의 권한 하에 있지 않고 운명의 권한 하에 있다. 운명의 지배 아래서in cujus potestate 그는 자신에게 더 좋은 것을 보고서도 더 나쁜 것을 따를 만큼 그렇게 항상 강제된cöactus 상태에 있다.
의지의 절대성은 정념의 문제와 관련하여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정념이란 어떤 대상을 목격하고 공포에 떨거나 누군가를 떠올리면 증오할 때처럼 외부 대상에 대해 수동적인 정서를 말한다. 이런 정념은 정신 상태를 산란하게 하거나 동요시켜 우리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이를 통제할 필요가 있는데, 데카르트가 이를 위해 주목하는 정신의 능력이 바로 의지다. 그는 심약한 사람이라 해도 훈련과 노력을 통해 모든 정념들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정념론], 제1부 50절)고 선언하면서 ‘의지의 절대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절대적 선택 능력으로서의 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의지가 정념에 대해 절대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첫번째 논점인 절대적 선택 능력으로서의 의지의 거부는 다시 선택 의지의 ‘절대성’에 대한 비판과 ‘선택’ 의지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스피노자는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으며,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반드시 따라나온다는 것을 자명한 공리([에티카], 제1부 공리3)로 간주하는 인과적 결정론자이며, 따라서 흔히 자유 의지라고 불리는 선택 의지는 성립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선택 의지라는 것은 ‘내가 선택지 중에서 다른 것을 선택할 수도 있었음’을 의미하는데, 원인이 주어지면 결과가 반드시 따라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선택의 여지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롭게 선택했다는 생각은 오히려 선행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중에 그렇게 판단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스피노자의 선택 의지에 대한 비판의 요지다. p.69,70
먼저 왜 대다수의 사람들이 목적론에 만족해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지에 대해 그는 “자유 의지의 가상과 유용성에 따른 행동 때문에”라고 답한다. 우리는 흔히 우리의 의지와 욕구를 의식하지만 그런 의지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원인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가령 목이 말라 자동판매기에서 주스를 뽑아 목는다고 할 때, 주스를 먹고 싶다는 자신의 욕구를 의식하지만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주스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는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이기는커녕 또 다른 욕구(가령 탄산음료에 대한 욕구)보다 주스에 대한 욕구가 더 강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행동일 뿐이며, 여러 음료수 중에서 주스를 자유롭게 골라서 먹었다는 생각은 이후에 자신이 꾸며낸 가상에 불과하다. 더욱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에게 유용한 것을 하려고 하고 그 유용한 것이 그들 행위의 최종 상태로 여겨지는 까닭에 자연스럽게 그것을 목적인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가령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용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시험의 합격이 그의 목적인이 될 것이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돈이 그의 목적인이 될 것이다. p.77
정서를 제1원인을 통해 설명하려는 스피노자의 입장은 정서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는데, 왜냐하면, “자연은 항상 같은 것이고 어디에서든 하나이며 그것의 힘과 작용하는 역량은 같”아서 “자연 안에서는 거것의 결함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서는 인간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나를 위협하는 사람에게 공포를 느낀다거나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정서들은 그 자체로 결함이 있기는커녕 자기를 보존하려는 욕구appetitus를 본질로 갖고 있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수동적인 정서가 지배적일 때 그 과도함 때문에 집착이나 굴종의 형태로 자기 보존 욕구가 감소된다는 사실이며, 바로 이런 맥락에서 수동적인 정서로부터의 자유의 가능성에 대한 해명이 스피노자 윤리학의 핵심 과제가 된다. p.93

○ 에피카의 ‘코나투스’
스피노자는 코나투스(Conatus, 힘)를 언급한다.
에피쿠로스의 용어로 보면,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는 살고자하는 욕구 내지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코나투스의 완전한 표출을 행복으로 보았으며, 따라서 코나투스를 발휘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최고라고 보았다.
코나투스 (Conatus)는 역량 (potentia, puissance)이 윤리학·인간학적 의미로 사용될 때, 가질 수 있는 의미로, 자아를 보존·발전·완성하려는 욕구 내지 노력으로 해석 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