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 한 사회생물학자가 바라본 여자와 남자
최재천 / 궁리 / 2003.3.31
한 사회생물학자가 바라본 여자와 남자에 관한 이야기.
여성의 세기라는 화두를 용감하게 글로 옮긴 남자 최재천 교수는 여성의 세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생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그 새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결국 여성과 남성이 더불어 잘사는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목차
.프롤로그/ 여성의 세기가 밝았다
.1장 한반도에 찾아온 여성의 세기
.2장 여자와 남자, 정말 다른 행성에서 왔나
.3장 여성들의 바람기를 어찌할꼬?
.4장 임신, 그 아름다운 모순
.5장 누가 둥지를 지킬 것인가
.6장 가르침과 배움의 생물학
.7장 남성이 화장하는 시대가 온다
.에필로그/ 여성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 저자소개 : 최재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1995년 이래로 시민단체, 학교, 연구소 등에서 강연을 하거나 방송출연, 언론기고를 통해 일반인에게 과학을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1953년 강원 강릉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고향의 산천을 찾았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됐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95년까지 Michigan Society of Fellow의 Junior Fellow로 선정되었다. 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로 자리를 옮겨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와 136환경포럼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그 밖에도 ‘국제환경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등을 수상했고,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비롯하여 4개의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해외에서는 주로 열대의 정글을 헤집고 다니며 동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국내에 머물 때면 “알면 사랑한다!” 라는 좌우명을 받쳐 들고 자연사랑과 기초과학의 전도사로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하버드 시절 세계적 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로 있었으며, 그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였다. ‘통섭’이라는 학문용어를 만들어 학계 및 일반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다. 1998년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과학기술부 과학교육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맡아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 내용
1장 한반도에 찾아온 여성의 세기 유연성, 감성, 다양성이 21세기의 문화코드로 등장하면서 이러한 요소를 두루 갖춘 여성적 가치가 새로운 대안적 가치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여성들의 활동이 사회 각 분야마다 눈에 띄게 활발해지면서 여성의 세기가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2장 여자와 남자, 정말 다른 행성에서 왔나 유전자, 호르몬, 두뇌 등 남녀간의 다양한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허와 실을 밝힌다.
3장 여성들의 바람기를 어찌할꼬?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의 사례를 들면서 두 성이 만나 하나의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의 갈등과 화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4장 임신, 그 아름다운 모순 암컷들이 임신을 하게 된 까닭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임신과정의 모순점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5장 누가 둥지를 지킬 것인가 자식을 돌보아야 하는 것은 항상 여성들이어야 하는가? 자녀양육을 둘러싼 남녀간의 문제를 짚어본다.
6장 가르침과 배움의 생물학 인간은 물론 동물사회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녀양육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교육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7장 남성이 화장하는 시대가 온다 다가오는 여성 시대에 변화될 여성과 남성, 그리고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 출판사 서평
.남성에게 씌워진 무거운 권력의 짐을 벗기고 여성을 둘러쌌던 이해할 수 없는 편견을 깨뜨린다!
세계적으로 보면 여성시대는 분명하게 시작되었으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핀란드, 필리핀, 파나마 등 국가원수가 여성인 나라가 거의 10개 국에 달하고, 뉴질랜드와 아일랜드는 최근 여성끼리 대권을 주고받았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는 여성의원의 비율이 40%선을 넘나든다. 회교국가 이란도 이미 여성 부통령을 배출했고 여성의원 비율도 15%를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은 일본과 대만에서도 최근 여성들의 정계 진출이 두드러지지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여성의원의 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약진하는 여성의 기운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여러 대학교에서 여학생이 총학생회 회장으로 선출되는가 하면, 전형적인 금녀구역인 군대와 경찰, 법조계와 종교계에도 속속 진출하여 괄목할 만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최근 방한했던 여성학자이면서 군사주의와 성별정치학의 권위자인 신시아 인로 교수가 “부시 정부의 반이라크 정서는 대통령직과 정치문화가 남성화, 군사주의화되어 가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부분은 이라크 전쟁이 매일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오늘의 현실에서 여성성(性) 회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전쟁과 폭력 등으로 얼룩졌던 20세기의 인간성을 지배해온 것이 ‘남성성(性)’이었다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바로 여성성의 등장, 즉 새로운 성(性)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여성의 세기’라는 화두가 사회생물학자의 렌즈를 통해서는 어떻게 보일까. 다양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며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최재천 교수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는 날, 자유와 해방의 희열을 맛볼 이들은 바로 남성들이라고 주장한다.
.“무거운 짐을 진 남성이여, 여성의 손을 잡아라!”
우리 사회를 가리켜 흔히 남성중심사회라고 하고, 남성들이 남성우월주의에 젖어 있다고는 하지만, 오늘날 진정으로 남성이라고 자부하며 가슴을 펴고 마음대로 헛기침을 해댈 수 있는 ‘남자’는 그리 많지 않다. 말로만 허울좋은 가장이지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는 남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찌 보면 이 시대의 남성들이야말로 정말 불쌍한 존재들이다.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고 집에 들어오면 하루 종일 나갔다 왔다는 죄로 어렵게 ‘봉사’를 해야 한다. 가장의 멍에를 벗고 나면 훨씬 더 홀가분하고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늘 무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허울뿐인 가부장 계급장을 떼어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성들이다. 남성도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은 엄연히 피해자이기 이전에 가해자이며 어떤 의미로는 제도의 수혜자였다. 하지만 여성의 세기가 오면 여성만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도 함께 해방된다. 남성이 책임을 벗는다는 뜻은 아니라 여성과 남성이 함께 짐을 나눠 진다는 뜻이다.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10여 년간 동물들과 함께 열대를 누비며 깨달은
생명의 소중함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여자와 남자, 그들이 이땅에서 사는 법’
최재천 교수는 1975년 『사회생물학』이라는 책을 출간하며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연 윌슨(Edward O. Wilson) 박사를 지도교수로 모셨으며, ‘사회생물학’이라는 학문을 우리나라에 널리 소개한 인물이다. 사회생물학은 말 그대로 생물의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그 기본을 다윈의 진화론에 두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 중에서도 특히 성선택론에 따르면 성의 선택권은 궁극적으로 암컷에게 있기 때문에 수컷은 자연히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회의 중심에 궁극적으로 여성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다윈은 이미 한 세기 반 전에 꿰뚫어보았다. 사회생물학자는 유전자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 유전자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던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장에서 사회생물학자는 유전과 환경 모두를 본다. 여성과 남성이 유전적으로 다른 섹스(sex)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그들이 만들어내는 젠더(gender)는 생물학적으로 엄청나게 다양한 뉘앙스를 펼쳐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다양한 뉘앙스에 과학적인 배경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생물학적 필연성으로 인해 여성의 세기는 반드시 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이를 단순한 구호나 가설이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토대로 과학적인 논리로 풀어낸다. 유전자와 호르몬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부터 인간은 물론 동물들의 재미있는 사랑, 결혼 이야기 등 다양한 생물학적 증거자료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면서 우리 사회에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국 여성과 남성이 더불어 잘사는 길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남자’의 몸으로 ‘호주제는 생물학적 모순이 있다’며, 호주제 폐지에 손을 들어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호주제는 전혀 생물학적이 못한 제도로, 어쩌다 인간 세계는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비교 분석하는데, 이는 온전히 암컷에서 온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류 전체의 조상으로 인정받던 루시(Lucy)는 바로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추적하여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하는 것이다.
.남자 쪽으로 쏠렸던 시소가 서서히 그 반대편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드디어 균형을 이루다!
미국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자신의 저서 『제1의 성』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경제활동 면에서 생물학적으로 훨씬 더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뛰어난 언어감각,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 인간관계와 사회정의에 대한 순수한 관심 등 전형적인 여성성이 이른바 ‘수평적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현재와 앞으로의 세상에 더 잘 적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학자 캐럴 타브리스는 여성과 남성을 비교하는 세 가지 사고방식, 즉 “남성은 정상이다. 여성은 남성과 정반대이며 불완전하다.” “남성은 정상이다. 여성은 남성과 정반대이지만 남성보다 우월하다.” “남성은 정상이다. 여성은 같거나 같아야만 한다.”라는 주장들이 모두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다양한 주장들에서 사실 그 동안 남녀 관계가 대립적이며 불평등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최재천 교수는 유전자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자칫 지극히 무의미하고 허무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허무를 넘어서면 한없는 겸허함을 느끼게 된다고 적고 있으며, 서로 적대적이었던 ‘여자’와 ‘남자’가 하나의 ‘인간’이라는 모습으로 화해하기를 바라며 끝을 맺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