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연설가에 대하여 : 로마의 실천 변론법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 민지사 / 2013.8.25
‘연설가에 대하여’는 로마의 철학자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데 오라토레’ (연설가에 대하여) 전체 3권 중 1권과 2권을 중역한 책이다.

웅변가 크라수스와 안토니우스가 그들에게 심취한 젊은이들과 함께 별장에서 연설가 및 변론법에 대하여 논의한 담론을 키케로가 기록한 내용을 담았다.
데 오라토레는 키케로 자신의 교양과 체험이 반영된 ‘발상론’이라 할 수 있으며, 당시 변론법에 대한 그의 비판적 의견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법정 변론, 의회 변론, 집회 변론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지혜로운 내용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 목차
연설가에 대하여 제1권
연설가에 대하여 제1권 주해
연설가에 대하여 제2권
연설가에 대하여 제2권 주해
연설가에 대하여 해설

○ 저자소개 :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 ~ 기원전 43)
기원전 106년 로마 남부 라티움의 아르피늄에서 태어났다.
문인이자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웅변가로, 어느 학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모든 학파에 거리를 유지하며 적절히 조율한 철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키케로에 의해 고전 라틴어의 틀이 잡혔을 뿐 아니라 그의 라틴어 문체가 곧 고전 라틴어의 표본으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안찰관이 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 법무관에 선출되었고, 3년 후에 로마 최고의 관직인 집정관에 오르면서 정치적으로도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기원전 43년에 카이에타에서 암살된다.
저서로는 『의무론』, 『최고선악론』,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 『수사학』, 『국가론』 등이 있다.
– 역자 : 전영우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고등학교 교사, KBS 아나운서 실장, 수원대학교 인문대학장, 국립국어원 강사를 역임했다. 동랑 유치진 연극상, 서울시 문화상, 외솔상, 한국언론학회 언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로는『스피치개론』,『화법원리』,『국어화법론』,『한국 근대 토론의 사적 연구』,『표준 한국어 발음 사전』,『짜임새 있는 연설』,『설득의 화법』,『느낌이 좋은 대화방법』,『회의를 잘 하는 법』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BC 106~BC 43)는 로마가 낳은 최고의 연설가, 최고의 철학자이다. 또 그는 집정관으로 재임할 당시 카틸리나의 반역 사건을 사전에 탄핵하고 진압하여 로마 공화정을 지켜냄으로써 국부(國父)로까지 존경받았던 정치가이기도 하다.
물론 그가 남긴 저서들은 그가 로마의 최고의 철학자, 저술가였음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만 해도 『국가론』, 『법률론』, 『의무론』, 『최고선악론』, 『노년에 관하여 / 우정에 관하여』, 『신의 본성에 대하여』가 있다.
그래도 그의 화려한 이력 가운데 단연 빛나는 것은 역시 연설가, 변론가로서의 활동일 것이다. 키케로가 로마의 최고 정치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연설 능력에 힘입은 바 크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에 아테네에서 꽃을 피웠던 수사학의 학문적, 실용적 성취들을 3백여 년을 뛰어넘어 가장 잘 계승 발전시켜 낸 공로가 크다. 그가 로마시대를 대변하는 최고의 연설가로 꼽히는 이유다.
‘연설가에 대하여’는 키케로보다 1세대 앞선 걸출한 연설가였던 크라수스, 안토니우스가 연설가의 본질과 훌륭한 연설의 기법 등에 대해 크라수스의 별장에서 나눈 대담을 기록한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당시 키케로는 몇몇 청년들과 함께 이들 연설의 대가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위해 이들의 대담에 참여했던 것 같다. 이 책은 키케로가 집정관의 직위에서 물러나 칩거하면서 여러 분야의 학문적 성취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집필되었다.
키케로는 크라수스와 안토니우스, 스카에볼라 등 선배 연설가들의 대담을 통해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연설가들의 변론에 대한 지식과 인식 정향을 드러내고 있다. 플라톤의 대화편처럼 짧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방식이 아니라 든번에 따른 연설조의 대화를 통해 각자의 관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전개된다.
제1권에서는 변론가의 본질에 대해 논한다. 크라수스는 수사학이 철학과 다른 고유의 영역임을 강조하면서 모든 사물과 사항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특별한 변론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변론 능력에서 타고난 재능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모든 분야의 인간적 교양을 갖추는 것이 연설가의 필요조건이고, 변론의 재능과 기술 습득이 충분조건이 된다는 의미다.
크라수스는 연설가의 활동과 능력을 5개 항의 요소로 분류한다. 말할 내용을 찾고, 찾아 놓은 것을 적정하게 배열하고, 또 언론에 의해 집중적으로 꾸미고, 다시 기억으로 굳힌 다음, 끝으로 위엄과 품위를 가지고 구연(口演)하는 것이다. 이는 착상, 배열, 표현, 기억, 발표의 요소를 의미한다. 크라수스는 이러한 요소들을 숙달하기 위해 연설문을 정독하고 많이 써보고 많이 연설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시민법에 정통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생활과 시민에 관한 각종 논쟁에서 법률과 관습에 입각한 형평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토니우스는 변론가는 법정에서의 논쟁과 다툼에서 속 시원한 언어표현과 입증을 할 때 적절한 사상을 인용할 줄 알아야 하며, 특히 이상적 변론가에게는 “변증법 학자의 날카로움과 철학자의 사상, 시인에 가까운 언어 구사, 법학자의 기억력, 비극 연기자의 음성과 배우자의 몸동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안토니우스는 연설가에게 학술적으로 보다 깊이 있는 지식과 식견을 요구하고 있다. “인간의 본성이나 그 윤리적 성격, 그 행동 원리에 대한 투철한 안목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변론에 의해 청중의 정신을 혹은 선동하고 혹은 진정시키는 일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그는 시민법 지식보다 인문적 지식과 나아가 기지와 유머, 위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2권에서는 수사학의 구체적인 기술체계에 대해 논의한다. 안토니우스는 논의나 쟁론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사실에 관계되는 것과 성질에 관계되는 것, 명칭에 관계되는 것 세 가지로 구분하고 각각의 쟁점에 맞는 연설의 전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선 “첫째, 청중에게 호의를 안겨 줄 일, 둘째 교화할 일, 셋째 마음을 움직일 일 등” 세 가지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변론에서 “첫째 변론의 공손함이, 둘째 예리함이, 셋째 강력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에서 설득의 수단으로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든 것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스는 변론의 품격을 중시한다. 변론의 내용은 늘 유익한 것이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온화함과 기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백에서 발하는 몹시 거친 기세가 변론가 자신의 인간다운 교양에 의해 완화되고, 온화함에서 오는 저조함이 어느 종류의 중후함과 기백에 의해 지탱되는 변론이 가장 조화를 갖춘 변론”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적정한 유머와 위트의 필요성도 거듭 제기한다. 극도로 긴장되고 격렬해 질 수 있는 변론에서의 명랑성을 유지하는 것도 변론의 품격을 유지하고 청중의 공감을 얻는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물론 광대 짓은 변론가의 몫이 아니다. 유머를 할 때 저속한 야유를 피하고 절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웃음을 자아내는 위트는 언어 구사의 절묘한 지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의적(寓意的) 언사, 비유적(比喩的) 언사, 말의 풍자적 전용에서 익살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크라수스나 안토니우스의 주장은 오로지 그들만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저자인 키케로의 관점이 어느 정도 배어들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키케로가 보는 연설가의 본질과 훌륭한 연설가의 모습은 매우 이상적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문적 소양을 갖춘 품격 있는 연설가상을 그리고 있다. 이는 키케로가 평생 연설가로 산 자신의 일생에서 추구한 자화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키케로는 실제의 다양한 사건의 소송에서 탁월한 변론으로 승리로 이끌어낸 숱한 성과를 보였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연설과 변론의 역량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데 노력하여 많은 저작을 남겼다. 이 책 『연설가에 대하여(De Oratore)』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가 남긴『수사학』은 수사학을 인문교양학(studia humanitatis)으로 끌어올린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그리스의 수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적 철학적 변론법’과 이소크라테스가 ‘문체론적 수사적 변론법’의 양대 조류를 형성해냈다. 키케로는 ‘연설가에 대하여’라는 저작을 통해 이 두 개의 서로 다른 계보를 종합하면서 ‘학식 있는 변론가’야말로 참된 철학자이자 참된 연설가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수사학을 “교양이 가장 풍부한 사람의 기술”로 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키케로의 수사학은 ‘실천적 변론법’인 셈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