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유리알 유희 1, 2
헤르만 헤세 / 민음사 / 2011.9.25
유리알 유희 (독: Das Glasperlenspiel)는 독일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생애 마지막 소설로 그의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93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43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됐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4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부제는 ‘유희의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회상’ (독: Versuch einer Lebensbeschreibung des Magister Ludi Josef Knecht samt Knechts hinterlassenen Schriften)이다.
유희의 명인 (라: Magister Ludi)은 유리알 유희에 가장 뛰어난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존칭이다.
Magister Ludi에서 어간 ‘Lud-‘의 뜻은 오락, 학교라는 두 가지가 있어서 Magister Ludi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는 200년 후의 미래인물이며, 이 소설은 그의 전기를 다시 200년 후의 사람이 편찬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의 전기를 편찬한 사람은 25세기 무렵의 사람으로 소설의 화자이다.
– 헤르만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집필한 마지막 역작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 최대의 비극을 몰고 온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양극의 문제를 풀기 위한 평생의 고민을 이 소설 속에 풀어 놓았다.
따라서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요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1943년에 출간된 [유리알 유희]는 21세기에도 중요한 화두인 지식 정보 사회,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정신 건강과 명상을 중요한 모티프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 목차
[1권]
서문-유리알 유희의 역사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
작품 해설
작가 연보
[2권]
서문-유리알 유희의 역사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1877 ~ 1962)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헤르만 카를 헤세 (Hermann Karl Hesse, 1877년 7월 2일 ~ 1962년 8월 9일)는 독일계 스위스인이며, 시인, 소설가, 화가이다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경험은 지나치게 근면한 학생이 자기 파멸에 이르는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1906)에 잘 나타나 있다. 노이로제가 회복된 후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칼프의 시계공장에서 3년간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하였다.
1899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이 출간됐다. 특히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으며, 문단에서도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으며 문학적 지위가 확고해졌다.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주한 후 글쓰기에 전념하였으며, 1923년 이혼하고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1906년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동화』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다.
스위스 베른으로 이주한 후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맞는다. 군 입대를 지원하나 부적격 판정을 받고 독일 포로 구호 기구에서 일하며 전쟁 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한다. 그는 융의 제자인 랑 박사와 함께 정신 분석을 연구하며 융과도 알게 되었는데 그 영향이 『데미안』(1919)에 나타난다. 이 작품은 고뇌하는 청년의 자기 인식 과정을 고찰한 작품으로 독일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서른세 살이 되는 해 인도 여행을 감행하고 이 경험은 1922년 출간된 『싯다르타』에 투영되었다.
나치의 광기가 극에 달한 시기에 쓴 마지막 소설 『유리알 유희』(1943)는 931년에 쓰기 시작해서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 하였다.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 속에 세웠다.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동서양의 철학, 문학, 음악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녹여내 유럽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두 개의 동화가 있는 크리스마스」는 1951년 발표된 에세이로, 헤세 동화집 『두 형제』에 담겨 있다. 1955년에는 독일출판협회의 평화상을 받았다.
이후 정치적 논문, 경고문, 호소문 등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들을 발표하는 한편, 이상 사회의 실현을 꿈꾸며 다양한 소재의 동화를 집필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동방순례』 등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타고난 평화주의자로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을 비판하여 나치 정권으로부터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년을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보내며 수채화를 즐겨 그리고 정원 일을 매우 좋아했다. 헤세는 화가로도 성공을 했으며, 3,000점 이상의 수채화를 남겼다.그가 걸어온 긴 생애에는,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 일, 제1차 세계대전과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그 자신의 신병 등 가정적 위기를 당하자 정신분석 연구로 이 위기를 타개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인간성을 말살시키려고 한 나치스의 광신적인 폭정에 저항한 일 등 많은 파란을 겪었지만,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오로지 자기실현의 길만을 걸었다. 뇌출혈로 사망한 후 아본디오 묘지에 안치되었다.

소설 『데미안』은 1919년 헤르만 헤세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창작에 임했으며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판한 소설이다. 이후 평론가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원작자가 헤르만 헤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설 『데미안』은 당시 사회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으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 내면의 혼란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작 소설로 손꼽힌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작품 『데미안』에 나오는 말이다. 이 유명한 말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헤르만 헤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작품에 흠뻑 빠지도록 만들고,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필독서가 되었을까?
헤세의 대부분의 소설은 자기가 겪은 그때그때의 역사적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헤세는 단 한 번도 시대 자체를 자기 소설의 주제 또는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다. 한 사회와 함께 있는 “집단 인간”을 생각하지 않았고 반대로 “개인 인간”을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즉 작가 자신의 체험을 자서전적으로 묘사하였고, 그의 작품 주인공들 모두가 청소년이다. 헤세의 문학 세계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고독과 반항의 기록이고, 영원한 청춘의 기록이다. 19세기와 20세기 독일 기독교 주류 사회의 엄격한 계율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독에 시달렸지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그 당시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주요작품으로 제2의 장편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로스할데』, 『크눌프』,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황야의 이리』, 『지와 사랑』, 『동방여행』,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유리알유희』, 『헤세와 로맹 롤랑의 왕복서한』 등이 있다. 또 이 밖에 단편집, 시집, 우화집, 여행기, 평론, 수상, 서한집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 역자: 이영임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헤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순천향대학교 연극무용학과 겸임교수다. 저서로 『신화 속 인생, 인생 속 신화』, 『신화와 대중문화』, 『게임소재론 II』 등이 있고, 역서로는 『유리알 유희』가 있다.

○ 출판사 서평
-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헤세의 마지막 걸작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작 :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자신이 평생 고민해 온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자 해답을이 담은 헤세 문학의 총체
노벨 문학상을 수상 (1946)한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3, 274번으로 출간되었다. [유리알 유희]는 헤르만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집필한 마지막 역작이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 최대의 비극을 몰고 온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양극의 문제를 풀기 위한 평생의 고민을 이 소설 속에 풀어 놓았다. 따라서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요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1943년에 출간된 [유리알 유희]는 21세기에도 중요한 화두인 지식 정보 사회,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정신 건강과 명상을 중요한 모티프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불행에 직면한 인류, 엄격한 자기수양을 통해 내면세계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여정
[유리알 유희]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알 유희의 역사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서문]은 논문 형식의 글로, 유리알 유희 명인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를 쓰게 된 배경과 그의 삶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이어지는 [유희의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는 요제프의 학생 시절, 수련 시절, 명인 시절을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나 남아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써 나간 전기 형식의 글이다. 마지막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는 [학생 시절과 연구생 시절의 시], [세 편의 이력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우사], [고해사], [인도의 이력서]가 그 이력서들이다.
소설의 현재 시점은 25세기로 추정되는 미래의 어느 시기이다. 한 전기 작가가 200년 전에 살았던 전설적인 유리알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자료를 모아 그의 일대기를 쓰기 시작한다. 역사상 유래 없는 전 지구적 혼돈을 맞은 20세기 중반, 스위스 산간 지방에 ‘카스탈리엔’이라는 정신적 이상향이 세워진다. 어떤 정치적, 사회적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엄적한 절제와 자기 수양만으로 교육한 인재들을 교사로 파견해 사회가 바르게 돌아가도록 돕는 기관이다. 요제프는 이곳에서 영재로 교육받고 점차 유리알 유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다가 마침내 명인으로 추대된다. 맡겨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살아가던 그는 과거 학생 시절에 논쟁을 벌이던 세속의 친구 데시뇨리와 재회하면서 자신이 진정 바라는 역할이 무언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직책이 높아진다는 것은 언제나 자유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속박으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다. 직책이 높을수록 속박은 점점 더 심해진다. 직권이 커질수록 직무는 점점 더 엄격해진다. 개성이 강할수록 자유 의지는 더욱 엄하게 금지된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유리알 유희란 무엇인가. 헤세는 작품 속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리알 유희는 우리 문화의 내용과 가치 전체를 가지고 하는 유희이다. 예술 전성시대의 화가가 자기 팔레트의 물감들을 가지고 유희하듯 모든 것을 가지고 유희를 하는 것이다. 인류가 창조적 시대에 인식과 드높은 사상과 예술 작품에서 이룩해 내었던 것, 그 뒤를 이은 학구적 관찰의 시대가 개념화하여 지적 재산으로 만들었던 것, 정신적 가치의 이 엄청난 자료 전체를 가지고 유리알 유희를 하는 사람은 마치 오르간 연주자가 파이프오르간을 치는 것처럼 연주한다.” 헤르만 헤세 스스로가 내면세계에 심취하여 일상적으로 명상하고 사색했던, 즉 “생각의 유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희를 통해 예술과 학문의 극단성을 멀리하고, 삶의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희 자체가 과정이자 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헤세는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학문에 친숙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정신문화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리알 유희’의 방법론에서도 그 영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극단을 지양하고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걸작 [유리알 유희]
헤세의 작품 세계는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뉜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다음 해인 1915년까지인 초기에는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신낭만주의 경향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집권까지인 중기에는 헤세 작품에 결정적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헤세는 반전 메시지가 담긴 글을 발표하여 당시 독일인들로부터 배척당하고,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해 정신분석학적 치료를 받는다. 이 시기의 대작이 [데미안],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이다. 후기 대표작은 [동방순례]와 [유리알 유희]인데, 특히 [유리알 유희]에서 지식 정보, 멀티미디어, 판타지, 가상현실, 명상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헤세의 상상력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유리알 유희]는 헤세의 마지막 소설이다. 독일에서 나치가 세력을 키워 가던 1932년, 헤세는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그 후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다. 그러나 나치 독일은 이 책의 출판을 금지하여, 결국 초판은 1943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출간된다. 독일에서는 2차 대전이 끝나고 1946년 12월에야 출간될 수 있었다. 그해에 헤세는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는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헤세의 고민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유리알 유희]에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요제프 크네히트의 삶 자체가 그 바로 그 과정이자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제프는 그 무엇에 대한 고민도 없이 학업에만 열중하다가, 점점 세상에 대해 눈뜨고, 자신과 우주를 둘러싼 고뇌를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결국 유희 명인이 되어 모든 양극적 요소를 통합하지만 여기서 그치치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아 길을 떠난다. 이렇듯 한 단계씩 도약하여 마침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통합되는 소설의 내용은, 3중 구조로 조직된 소설의 형식과도 완벽한 일치를 보인다.
많은 독자들이 어렵고 딱딱한 유리알 유희의 서문에 질려 소설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맨 뒤의 크네히트 유고를 먼저 읽고, 가운데 크네히트의 전기를 읽은 다음, 맨 나중에 유리알 유희 서문을 읽는 것도 이 소설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또한 크네히트가 학생 시절에 쓴 세 편의 창작 이력서는 원래 이야기인 크네히트의 생애와 한편으론 대비를 이루고, 다른 한편으론 보완의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훌륭한 유리알 유희의 모범을 보인다. 왜냐하면 크네히트가 주인공인 전체 네 개의 이야기 속에 개인과 사회, 자유와 구속, 스승과 제자, 늙음과 젊음, 전통과 혁신의 대비와 조화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해설’ 중에서)
○ 추천평
숭고한 작품, 가장 순수한 사고가 만들어 낸 보물이다. _ 토마스 만
21세기에 쓰인 가장 중요한 책. _ 타임스
유리알 유희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소설이다. 자기 치유를 위한 명상 수련이라는, 신비로운 지식의 질서에 관한 판타지이다. _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중에서)
○ ‘유리알 유희’ 개관
유리알 유희 (독: Das Glasperlenspiel)는 독일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생애 마지막 소설로 그의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93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43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됐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4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
.저자: 헤르만 헤세
.국가: 스위스
.언어: 독일어
.장르: 소설
.발행일: 1943년
부제는 ‘유희의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회상’ (독: Versuch einer Lebensbeschreibung des Magister Ludi Josef Knecht samt Knechts hinterlassenen Schriften)이다. 유희의 명인 (라: Magister Ludi)은 유리알 유희에 가장 뛰어난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존칭이다. Magister Ludi에서 어간 ‘Lud-‘의 뜻은 오락, 학교라는 두 가지가 있어서 Magister Ludi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는 200년 후의 미래인물이며, 이 소설은 그의 전기를 다시 200년 후의 사람이 편찬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의 전기를 편찬한 사람은 25세기 무렵의 사람으로 소설의 화자이다.
- 유리알 유희와 카스탈리엔
.카스탈리엔
카스탈리엔은 헤르만 헤세가 그린 유토피아이다. 거기에는 선별된 사람들이 모인 종단이 있었는데, 그곳의 수도승들은 종교적 제약 없이 음악, 철학, 명상 등 온갖 종류의 학예에 몰두하며 정신적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유희의 명인 (magister ludi)이라는 최고 책임자 밑에 열두 명의 각각 다른 학예의 명인들이 있어, 이들이 종단을 이끌고 갈 영재의 발굴과 교육을 담당했다.
카스탈리엔은 미래의 유럽 중부에 위치한다. 카스타리엔 주 (州)에 모이게 되는 사람은 플라톤적 이데아의 세계를 만든다는, 바꿔 말해서 개(個)를 없애고 전체에 봉사하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무명의 사람들로서 음악과 수학을 토대로 명상과 수련에 의해 순수한 존재인 이데아를 존재로서 파악하는 사명을 가진다는 것이다.
.유리알 유희
카스탈리엔의 수도사들은 특별한 놀이를 하며 지냈다. “가령 유희는 어떤 별의 천문학상의 위치, 바흐의 푸가 주제, 라이프니츠 또는 우파니샤드의 한 구절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초심자는 고전음악과 자연법칙의 공식 사이를 유희 기호에 의해 대비할 수 있고, 숙달된 사람이나 명인은 유희를 첫 주제에서 무한편성까지 마음대로 진전시켰다.” 한마디로 유사와 대조의 원리에 따라 여러 학예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놀았다는 것이다. 이 놀이가 바로 유리알 유희이다.
이데아를 존재로서 파악하는 것을 모든 학문에 응용하여 모든 현상을 음악에 의해 표시하는 것이 이 유희의 주안점으로 철학적으로는 후설 (Husserl)의 현상학을 연상케 한다. 유리알 유희는 계산기와 같이 몇 줄인가 옆으로 평행으로 쳐진 철사줄에 유리알을 꿰어 만든 것으로, 철사줄은 보선 (譜選)이고 유리알은 음표로 이 유리구슬의 배열로 주제 (主題)를 표시하고 바리에이션으로 변화시키는 유희인데 후에 수학자가 이것으로 원리나 발전을 나타내는 데 이용하였다.

- 줄거리
유리알 유희의 배경이 되는 구체적인 날짜는 책 속에 명시되어있지 않다. 다만 헤세에 따르면 그는 25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하여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유럽 중부의 가상의 주인 카스탈리엔은 수백 년 전 주변국들의 정치적 협의에 의하여 완전한 중립지대로 만들어져, 당대의 지성인들과 영재들의 안전한 연구처로 그 기능을 해왔다.
카스탈리엔의 다른 명칭은 교육주로서, 그 이름에 걸맞게 카스탈리엔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와 학생, 연구자들이다. 이들이 생활하는 모든 비용은 외부로부터 지원되며 대신 이들의 생활은 철저한 금욕과 검소로 통제된다.
제 1, 2, 3부로 나뉘는 소설 안에서 실질적인 줄거리는 2부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에 등장한다. 라틴어 학교의 학생이던 어린 요제프 크네히트는 학교 교사의 추천을 받아 카스탈리엔에서 이 작은 학교를 방문한 음악의 명인으로부터 특별한 시험을 받게 된다. 명인은 요제프에게 바이올린으로 푸가 변주법을 가르치고 함께 합주한다. 이후 요제프는 자신이 카스탈리엔의 학교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고 카스탈리엔 내부에 있는 중등학교로 가게 된다.
중등학교에서 요제프의 역할은 처음에는 한 학생으로서의 역할에 지나지 않았으나 뒤로 가면서 점점 더 학교의, 그리고 카스탈리엔의 대표자 성격을 띠게 되었는데, 이는 학교의 정식 학생이 아닌 청강생인 플리니오 데시뇨리와의 교제 때문이었다. 단순히 카스탈리엔의 교육을 ‘체험’하기 위해 온 데시뇨리는 카스탈리엔이 추구하는 정신적, 교육적 가치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돈, 명예, 권력과 같은 세속적 가치를 우위에 두었기 때문에 크게 공감하지는 못한다. 이로 인해 요제프와 가끔 카스탈리엔과 속세의 가치에 대해 논쟁하게 되었고, 점차 요제프와 데시뇨리 두 사람이 각각 카스탈리엔과 세속의 가치를 대변하여 토론하는 양상이 되었다. 이들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것이었으나, 요제프 크네히트는 졸업하여 카스탈리엔 내의 상위학교인 발트첼로 진학하고, 데시뇨리는 청강생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속세로 나가게 되면서 오랫동안 끊어지게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요제프가 받은 유리알 유희에 대한 교육은 매우 초보적이고 비전문적인 것이어서 요제프는 유리알 유희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음악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요제프가 진학한 발트첼 (‘숲 속의 방’)이라는 학교는 학풍 자체가 유리알 유희의 실습과 교육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요제프는 유리알 유희에 상당한 관심을 두게 되었다.

발트첼을 졸업한 이후 요제프의 생활은 전형적인 카스탈리엔식 출세의 수순을 따랐다. 딱히 정해진 직업이 없는 연구생으로서 지내다가 카스탈리엔의 교육청으로부터 특정한 보직에 임용되는 것인데, 요제프의 경우는 다른 카스탈리엔의 연구생들보다 카스탈리엔 외부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다. 우선 첫 번째로 요제프는 대나무 숲에서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는 ‘노형’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중국어와 주역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상징의 풀이 등을 배운다 (이는 헤세가 동양의 음양사상, 노장사상 등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 노형에게 가르침을 받고 난 뒤로 요제프의 가치관은 상당히 변화하게 되었다.
요제프의 가치관을 변화시킨 또 다른 경험은 교육청이 그에게 내어준 첫 발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교육청이 이제 막 출세의 길을 밟아 올라가는 젊은 연구생 혹은 복습 교사에게 명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제프는 그중 특이하게도 교육청 외부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요제프가 맡은 일은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의 학교인 마리아펠스로 가서 그곳의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유리알 유희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마리아펠스에서 요제프는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인물인 역사학자 야코부스 신부를 만나게 된다.
카스탈리엔으로 돌아온 이후 그는 한 사람의 유리알 유희자로서 카스탈리엔의 유희자들뿐만 아니라 외부인들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인 대유희에 참여한다. 그러나 교황좌와 같이 전임자의 사망 또는 사임에 의해서 승계되는 유리알 유희 명인의 직이, 대유희 도중 명인의 사망으로 공석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요제프는 교육청 고위 간부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하여 다음 명인으로 임용된다.
음악 명인과 수도회 명인이라고도 불리는 카스탈리엔 수도회 본부 수석 등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명인 요제프는 유리알 유희 전체의 ‘교황’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그가 명인이 된 후 실행한 첫 대유희는 전임 명인의 사망과 대유희가 끝날 때까지 고인을 대리한 대리인의 미숙함, 그리고 유희자들의 그에 대한 적대감으로 인해 엉망이 된 전 유희에 대한 실망감을 모두 만회할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요제프는 오로지 카스탈리엔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속세로부터의 철저한 격리를 추구하며, 속세의 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원래의 설치 목적과는 상관없이 엘리트 교육, 귀족스러움에만 전념하는 카스탈리엔의 실상에 염증을 느낀다.
결국 요제프는 수도회 본부 수석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명인직을 과감히 내던지고, 정치가가 된 데시뇨리의 아들 티토에게 가정교사가 되어주기 위해 속세로 떠난다. 그러나 가정교사가 되어 티토와 둘이서 데시뇨리의 산 속 별장으로 떠난 다음날, 티토는 요제프에게 수영을 하자며 산골짜기의 한적한 호수로 이끈다. 요제프는 티토를 따라잡기 위해 헤엄치지만 노인의 쇠약한 몸은 차가운 호수의 물을 버텨내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