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 : 중국 정착 과정에서의 슬픈 역사
곽승지 / 인간사랑 / 2023.2.28
– 왜 조선족동포들은 떠나야만 했나?
조선족동포들이 왜 중국 동북지역에서 살게 됐으며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중국에서 현재와 같은 정치사회적 위상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의 의식과 행동의 원천은 무엇이며 그것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우리들은 그 모든 것을 잘 모르면서 그들에 대해 함부로 재단하고 말해 왔다.
조선족동포들은 중국 동북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인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왔다. 조선족동포들은 그 신산의 세월을 거치면서 그들 나름의 정체성과 행동양식을 함양했다. 그것은 세월 속에서 익힌 삶의 방식이었다.
오늘날 한민족이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게 된 것은 지난 세기에 겪은 슬픈 역사 때문이다. 20세기 초 서세동점(西勢東占)의 전환기적 상황에서 나라는 나약하기 그지없었고 그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누란의 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백성을 돌보지 못했다. 급기야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한반도 안에서 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한민족은 역사상 처음으로 살길을 찾아 한반도를 떠나 낮선 타국에서 둥지를 틀어야 했다. 어떤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일제의 강제 동원으로….

– 목차
수정 증보판 서문 / 11
책을 시작하며 / 15
프롤로그 / 24
제1부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과 조선인 ㆍ 41
1장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 정세 개관 43
1. 일본의 항복과 동북지역 세력 판도 43
2. 해방 직후 미국 및 소련의 동북지역 개입 47
3. 소련의 동북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중적 태도 52
4.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정부 간 세력경쟁 57
5. 조선인 밀집지역으로서 연변의 정세 61
2장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의 조선인 66
1. 해방 전 동북지역 조선인의 삶 66
2. 해방 후 조선인의 한반도로의 귀환 71
3. 해방 후 조선인의 동북지역 정착 76
4.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의 정치사회적 위상 80
5.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사회의 생활상 83
3장 중국공산당과 동북지역 조선인 간 상호관계 88
1. 중국공산당-조선인 관계의 기원 88
2. 중국공산당의 동북지역 통치 구조 91
3. 중국공산당 내 조선인의 위상과 역할 95
4. 해방 후 중국공산당의 조선인 정책 98
5. 해방 후 중국공산당의 연변지역에서의 활동 103
4장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의 정세관 107
1. 해방 후 동북지역 및 한반도 역내 질서와 조선인 107
2. 해방 후 동북지역 내 조선인의 이념적 지형 113
3. 조선인의 중국공산당 및 국민당정부에 대한 인식 118
4. 조선인의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한 인식 121
5. 조선인의 남북한 및 한반도통일에 대한 인식 124
제2부 해방 후 동북아시아에서의 질서재편과 조선인 ㆍ 131
1장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과 조선인 133
1.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 대한 이해 (1) 133
2.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 대한 이해 (2) 138
3. 질서재편 과정에서 조선인의 위상과 역할 142
4. 질서재편 과정에서 동북지역 내 조선인 무장력 147
5. 질서재편 과정에서 조선인의 참여 및 희생 153
2장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과정과 조선인 157
1.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과정에 대한 이해 157
2. 중국공산당의 동북근거지론과 조선인 161
3. 중국공산당의 토지개혁과 조선인의 참군 참전 운동 164
4. 국공내전에서 조선인의 역할 169
5. 국공내전에서 북한의 역할 171
3장 조선인민공화국 수립과 동북지역 조선인 178
1. 해방공간 북한-동북지역 조선인 관계에 대한 이해 178
2. 중국공산당의 북한-동북지역 조선인 관계에 대한 시각 182
3. 동북지역 조선인의 북한정권 수립을 보는 시각 184
4. 북한의 동북지역 및 역내 조선인사회에 대한 관심 188
5. 북한과 동북지역 조선인사회 간 인적 네트워크 192
4장 6ㆍ25전쟁과 동북지역 조선인 195
1.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서 본 6ㆍ25전쟁 195
2. 동북지역 조선인의 6ㆍ25전쟁에 대한 인식 199
3. 동북지역 조선인의 6ㆍ25전쟁 참여 및 역할 202
4. 조선인의 6ㆍ25전쟁 참여 성격 206
제3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과 조선족으로서의 삶 ㆍ 211
1장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과 조선족의 위상 변화 213
1.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에 대한 조선족의 입장 213
2. 조선인에서 조선족으로 216
3. 이중국적에서 중국 단일국적으로 219
4. 소작농에서 토지를 소유한 노동계급으로 222
5. 다중 조국관에서 중국 지향의 단일 조국관으로 225
2장 중화인민공화국 소수민족정책과 조선족 229
1. 중국공산당의 소수민족에 대한 입장과 조선족 229
2. 중화인민공화국의 소수민족정책과 조선족 232
3. 중화인민공화국의 소수민족 식별 과정과 조선족 235
4. 중화인민공화국의 조선족 민족구역자치제 실시 238
3장 중국내 정치투쟁과 조선족의 수난 243
1. 중국에서의 정치투쟁에 대한 이해 243
2. 반우파투쟁과 민족 정풍운동, 그리고 조선족 248
3. 인민공사와 대약진운동, 그리고 조선족사회 253
4. 문화대혁명과 조선족사회 (1) 258
5. 문화대혁명과 조선족사회 (2) 261
4장 북한- 중국 관계의 부침과 조선족 265
1. 북한-중국 관계의 부침에 대한 이해 265
2. 북한-조선족 관계에 대한 이해 269
3. 북한의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포용 272
4. 조선족사회의 북한-중국 관계의 부침을 보는 입장 276
제4부 한중수교와 조선족사회의 변화 ㆍ 281
제1장 한중수교 전 중국 및 조선족사회 283
1. 한중수교 전 중국사회 이해 283
2.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추진과정 287
3.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조선족사회에 미친 영향 291
4. 한중수교 전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294
5. 한중수교 전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의 만남 299
제2장 한중수교와 한국사회-조선족사회 간 관계맺기 303
1. 한중수교 추진과정에 대한 이해 303
2. 한중수교가 갖는 역사적 의미 307
3.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 공식적 관계맺기 과정 311
4. 한국내 조선족 집거지 형성과 체류 형태 변화 315
5. 조선족동포들의 한국 정착 과정에 대한 이해 320
제3장 한국의 조선족정책과 조선족사회 325
1. 한국의 조선족정책 추진과정 이해 (1) 325
2. 한국의 조선족정책 추진과정 이해 (2) 330
3. 한국의 조선족정책이 조선족사회에 미친 영향 333
4. 한국내 조선족동포들의 인정투쟁과 정치활동 338
5. 한국사회의 조선족동포에 대한 인식 342
제4장 조선족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경향 346
1. 중국내 조선족사회의 변화 (1) 346
2. 중국내 조선족사회의 변화 (2) 350
3. 조선족사회의 세계로의 확산 354
4. 조선족동포들의 의식 변화 358
5. 조선족사회의 미래 361
에필로그 / 367
책을 마치며 / 377
중국 동북지역 조선족(인) 관련 주요 일지 / 380
참고문헌 / 385

– 저자소개 : 곽승지
강원 평창 봉평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강릉고와 동국대(정외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북한에 관한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정치학)를 취득했다.
1985년 내외통신에 입사, 북한 문제를 생업으로 다루었으며 국제부장을 역임했다.
1999년 1월 연합뉴스로 옮겨 영문북한팀장을 역임했다.
2014년 1월 연합뉴스를 명예퇴직하고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2020년 말까지 재직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을 지켜보며 북한 및 남북 문제에 머물러있던 관심을 민족문제 전반으로 확장했다.
특히 조선족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의 좋은 관계맺기를 위한 대안 마련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2002년 8월 처음으로 8박 9일간 중국 연변과 동북 3성 지역을 답사했고, 2004년 한국기자협회의 기자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연길에 있는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1년여간 생활했다.
그리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여간 연변과학기술대학에 재직하며 연변과 중국 동북지역의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북한사회의 이해』 『북한의 국가전략』 『북한의 사상과 역사인식』 『현대 북한연구의 쟁점 2』 『김정일의 북한, 어디로 가는가?』 『한중수교 30주년의 조선족』 (이상 공저)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중국 동북3성 조선족마을 현황 연구』 『중국 동북지역과 한민족』 (이상 단독) 등의 저서와 “한반도통일 논의를 위한 새로운 접근: 중국 동북지역과 조선족동포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과 재중 한인의 기여,” “중국 동북지역에서의 3.1운동 후속운동: 역사적 교훈과 과제” 등의 논문이 있다.

– 출판사 서평
,왜 조선족동포들은 떠나야만 했나?
조선족동포들이 왜 중국 동북지역에서 살게 됐으며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중국에서 현재와 같은 정치사회적 위상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의 의식과 행동의 원천은 무엇이며 그것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우리들은 그 모든 것을 잘 모르면서 그들에 대해 함부로 재단하고 말해 왔다.
조선족동포들은 중국 동북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인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왔다.
조선족동포들은 그 신산의 세월을 거치면서 그들 나름의 정체성과 행동양식을 함양했다.
그것은 세월 속에서 익힌 삶의 방식이었다.
오늘날 한민족이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게 된 것은 지난 세기에 겪은 슬픈 역사 때문이다.
20세기 초 서세동점 (西勢東占)의 전환기적 상황에서 나라는 나약하기 그지없었고 그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누란의 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백성을 돌보지 못했다.
급기야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한반도 안에서 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한민족은 역사상 처음으로 살길을 찾아 한반도를 떠나 낮선 타국에서 둥지를 틀어야 했다.
어떤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일제의 강제 동원으로…

– 독자의 평 1
만주와 간도로 떠나기 전,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었다.
조선족 동포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20여 년 전 회사 일로 중국 연안지역을 돌아다닐 때 통역으로 한 해를 꼬박 나와 함께 생활한 사람이다. 당시 통역은 대부분 조선족이었는데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전까지는 정식 채용이 아니었기에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구해야 했다. 중국 투자 붐이 일던 시절이라 많은 조선족이 통역으로 한국 사람들과 일했는데 조선족에 대한 온갖 풍문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고심 끝에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그와 일 년여를 같이 생활했으니 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와 생활하면서 나는 그를 중국 공민으로 대했고, 그 역시 나를 외국인으로 대했다. 나중에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처음 몇 달간은 업무와 관련된 일을 제외하곤 서로 말을 아꼈던 것 같다.
지금이야 국내에도 조선족이 80여만 명에 이르고 한국에 정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니 이제 조선족은 우리와 같은 국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20여 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는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살아가다 보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데 그들에겐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이 덧씌워져 있는 것 같다.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예전에 간도와 만주라 불리던 중국 동북 지역에 살면서 우리 말과 글을 공유하는 한민족의 일원인 그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들은 왜 그곳에서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정착하게 된 과정과 우리와의 관계에 대해 시기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조선족’이라는 명칭은 중국공산당이 중국 동북 지역에 정착한 조선인들의 지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조선인을 중국 공민을 구성하는 55개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인정하면서 사용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명칭이라고 한다. 19세기 후반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조선인이 간도와 만주로 이주했다. 그들은 한반도에서의 곤궁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또는 일제의 강제 동원으로 어쩔 수 없이 한반도를 떠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이주한 조선인이 해방 후 한반도로 귀환하지 않고 중국에 정착하기로 결정하면서 조선족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해방 무렵 중국 동북 지역의 조선인은 대략 216여만 명이었으며 해방과 함께 절반 정도가 한반도로 귀환했고 110여만 명이 중국에 남아 정착했다. 해방 이전 중국에서 살던 조선인이 한반도에 대한 연고와 분명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살았다면 그 이후에는 역내 질서가 재편되는 과도기적 상황을 거친 후 소수민족인 조선족으로서 중국 공민의 일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먼저 조선인의 중국 정착 과정을 해방 후 동북아시아의 질서 재편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해방 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전개된 질서 재편과정은 중국의 국공내전으로 촉발되고 한국전쟁으로 마무리된 미국과 소련을 축으로 하는 냉전체제가 구조화되는 과정이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해방 직후 중국 동북 지역은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이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한 지역이라고 한다. 조선인들은 중국의 국공내전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고, 중국공산당이 승리함에 따라 공산당을 지지한 조선인은 정착하고 국민당을 지지한 조선인은 전향하거나 귀환하게 되었다.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에 열세였던 중국공산당은 해방 이전부터 항일운동을 위해 관계를 맺어온 연변을 포함한 동북 지역에 밀집해 살던 조선인들의 지지에 힘입어 반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이 지역 질서 재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운명을 같이했다. 이런 질서 재편은 조선인을 포함한 한민족을 분열과 갈등의 길로 내몰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질서 재편의 주체가 아니면서도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곡절을 온몸으로 겪으며 다 받아내야 했고, 이데올로기 대립과 그에 따른 갈등의 결과 분단과 전쟁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 동북 지역에 정착한 조선인은 중국 공민이 되면서 같은 진영에 속했던 북한과는 민족적 유대를 나누었지만 남한과는 서로 잊고 살게 되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 후 조선족으로 살게 된 조선인은 중국의 정치적 변화와 북한-중국 관계의 부침에 따른 영향을 고스란히 견뎌내야 했다고 한다. 1950년대 후반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중국 중심의 단일 조국관을 고양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민족정풍운동으로 연변지역 조선족 사회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반우파분자로 몰렸고, 문화대혁명 당시에는 연변지역이 피해가 특히 컸던 재해지구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중국과 북한은 초기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는 완벽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국가가 수립되면서부터는 각자 체질 개선을 위한 실리를 추구하면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갈등은 조선족 사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족 동포들은 스스로를 ‘과계민족’이라 칭한다고 한다. 과계민족이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독립된 조국을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이란 의미이다. 과계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은 북한과 중국의 정치적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러한 조선족의 과계민족 특성이 오늘날 한중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중수교와 조선족 사회의 변화를 살펴본다. 1992년 한중수교는 북방외교를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외교 목표와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의 경험과 자본을 활용하려는 중국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한중수교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조선족과 공식적인 관계를 맺는 직접적 계기이기도 했지만, 그러나 수교 전까지 한국은 조선족을 적대국의 공민으로만 인식한 상태였다. 이러한 인식이 이후 조선족 사회와의 관계 맺기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을 낳는 동인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이 탄력을 받으면서 조선족의 한국방문은 코리안드림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었으나, 한국의 정책이 달라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한국행을 하게 되는 잘못된 관계 맺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2010년 무렵 한국의 정책변화로 다양한 체류자격을 가진 조선족 동포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 수가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80만 명에 이르고 집거촌이 형성되며 정주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한중관계의 갈등에 따라 여러 부작용이 촉발되기도 한다. 조선족들이 삶의 터전인 중국 동북 지역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조선족 사회도 크게 변했다. 1990년대 초 조선족 인구는 190여만 명으로 대부분 중국 동북 지역에 거주하고 4분의 3이 농업에 종사했으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당시 인구의 사분의 일 정도 만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처럼 조선족의 역사와 우리와의 관계 맺기 과정을 통해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근현대 우리 역사를 공부하며 간도와 만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읽으면서 가졌던 생각과 지금의 조선족을 보며 드는 생각이 다르다. 같은 사람들 임에도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을 별개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비록 그것이 해방 후 분단과 전쟁에 따른 이데올로기 때문이었다 할지라도 같은 민족이 아니라 외국인으로, 그것도 단지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편견으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몰랐던,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들을 일깨우며 그들과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준다. 이 책이 조선족과 그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더 많은 책이 나오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20여 년 전 같이 일했던 조선족 동포는 그 후로도 한국에 올 때마다 안부를 전해오곤 했었다. 시골로 이사 오기 전 남경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한번 알아봐야겠다.

– 독자의 평 2
조선족,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인간사랑
조선족, 참 이름도 무척 낯설었다. 하지만 이제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땅에서 조선의 백성으로 살다가 떠나서 조선인이 되고, 한 거대한 나라의 공민이 되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중국 땅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민족을 통칭해 그렇게 부른다. 그들도 엄밀히 말해 한 세기 전에는 반도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일제 때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땅을 떠나게 되었고 만주 등지에서 정착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 그리고 후손들이 태어나 살아가게 되었고 그들은 같은 핏줄을 가졌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기보다 조선족이라고 불린다. 거주지로 인해 그 나라의 공민이 되어야 했고, 핏줄 때문에 조선족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해방이 된 공간에서도 자신들의 나라에 돌아오지 못했고, 않았다. 저의든 타의든 그렇게 타 지역의 나라에 머물게 되었고, 그렇게 된 데에는 남북분단의 현실이 많이 작용했다. 해방이 되었을 때, 남쪽 북쪽을 어느 곳도 선택하지 못한 그들은 결국 자신이 살아왔던 터전에 남기로 결정했고, 그것이 중국의 백성이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그들이 한국을 알면서 자신들의 혈연의 근거지가 되는 한국을 동경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되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는 생각이다.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들이 한국행을 결정해 지금은 많은 조선족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지금 중국인이다. 그래서 외국인에 준하는 대접을 한국에서 받고 있다. 그들이 처음 한국에 올 때 가졌던 동포의 나라, 경제적으로 부유한 곳.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는 많이 상쇄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그들의 지위를 한국 국민과 똑같이 보장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그런 것들이 그들을 서운하게도 만들고, 어떤 면에서는 힘이 드는 삶이 되도록 하는 모양이다. 외국인 동포의 입장에서 그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기회와 권리를 누리는 삶이 되지는 않으리라고 여겨진다. 그것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경제 때문에 한국에 나왔다가 도로 중국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아마 적응이 쉽지만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들은 어려운 일을 하더라도 그 매력을 떨칠 수는 없다. 이 책은 이런 조선족의 실태와 그들의 삶이 있게 된 과정들을 생각해 보고 있는 저서다.
오늘날 한민족이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게 된 것은 지난 세기에 겪은 슬픈 역사 때문이다. 20세기 초 서세동점의 전환기적 상황에서 나라는 나약하기 그지없었고 그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누란의 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백성을 돌보지 못했다. 급기야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한반도 안에서 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한민족은 역사상 처음으로 살길을 찾아 한반도를 떠나 낯선 타국에서 둥지를 틀어야 했다. 어떤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일제의 강제 동원으로….
머리글에 저자가 한 세기 전의 한민족의 비극을 얘기하면서 조선족 성립의 배경이 되는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한 삶의 한민족이 보인다. 나라를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곤궁한 처지가 되었는가 여실히 알 수가 있다. 자신들이 조상 대대로 터전을 삼고 살아왔던 땅을 등지는 일이 오죽했으랴. 문학 작품에서도 이런 상황을 많이 다루고 있다. 토지도 그 중의 하나라 할 수 있겠고, 육사의 글들도 그런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잃고 유랑민이 되어야 했던 비애를 가진 한민족, 그들이 살길을 찾아 흘러간 곳은 세계 곳곳이다. 그 중에 가까운 만주 땅이 많다. 그들은 그곳에 정착해 살면서 설움을 많이 겪는다. 그러다 해방을 맞이하고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귀국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곳에 살던 대로 정착해 살면서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로 살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의 삶을 이 책을 통해서 표현해 보고자하고 있다. 그들의 현재와 미래를 더불어 생각해 보고 있는 글이다.
책은 조선족의 삶을 3부분으로 나누어서 얘기를 해나간다. ‘중국 정착기’라고 할 수 있는 46년까지, ‘중국 건국 참여기’라 할 수 있는 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까지, ‘중국 공민으로서의 생활기’라 할 수 있는 조선인이 중국 공민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 가는 과정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그리고 있다. 조선인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현재의 모습이 되어 있는가를 소상히 알 수 있게 편재되어 있는 책이다.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인, 조선족은 결국 누구인가? 하는 물음에 답을 해나가고 있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주로 해방 전후와 6.25 전쟁을 치루는 사이에 조선족들의 위치, 그들이 어떤 환경에 처했는가? 등이 서술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하고 중국은 잠정적으로 봉합된 불씨였던 국공 합작이 내전으로 발전한다. 중국 동북지역도 이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중국공산당과 국민당 사이의 동북지역 주도권 쟁탈전이다. 이 두 세력들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당시 소련군 개입이 그 하나다. 소련은 당시 동북 지역에서 발언권이 강해지고 있었다. 그 발언권이 국민당에서 중국공산당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자 중국공산당도 만주에서 힘을 얻게 된다. 그래서 조선인들도 중국공산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흐른다. 북한도 공산정권이 들어서고, 중국공산당을 지원하는 입장이 된다. 특히 조선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연변 지역은 공산당을 지원하는 상황이었고 그 지역은 중국 공산당의 거점이 된다. 그런 것들이 동북 지역에서 중국 공산당이 활발하게 활동하게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힘을 기른 중국 공산당은 국민당에게 타격을 주고 결국 국민당 정권을 대만으로 몰아내면서 중국 전역을 장악해 나가게 된다. 그런 일에 많은 역할을 한 조선족들이 되고, 처음에는 전쟁에 참여해 지역을 관할하는 조선족들도 나왔다, 중국이 공산정권으로 안정되면서 조선족들은 공민의 지위를 얻게 된다. 그러면서 민족구역자치제를 실시함에 따라 조선족은 소수민족으로 자치권을 획득해 나가게 된다. 그렇게 만주 지역에 조선족 자치제가 실시된다.
주목되는 것은 당시 조선인들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이다. 양측 간 원만한 통합을 추구하기보다는 각자가 지지하는 측을 중심으로 상대측을 제압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는 해방 초기 남북한 간 이념적 대립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도 냉전이 심화되고 있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북지역의 조선인들도 한반도 통일을 진영논리에 따른 적대적 대립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p129
북한과 가까이 있고, 중국의 공민이 되는 동북 지역의 조선인들은 친 북한적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특히 그들이 공산당에 참군 참전하면서 남한과 친밀한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쫓겨 가고 난 뒤는 더욱 그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공산당 정부의 토지 개혁과 맞물려 있다. 토지개혁은 아무것도 없던 조선인들에게 솔깃한 정책이 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쟁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동북지역에 있는 조선족의 대부분이 이념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동조한 이유라 보면 되겠다. 이는 조선인민공화국 수립 때까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해방 후 조선족 초기의 관점과 정치 색깔은 북과 진배없다고 보면 된다.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는 냉전체제가 반영된 것으로 조선족은 대한민국을 적대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만들어 졌다. 이념에 따른 갈등과 북한에 동조한 입장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 보면 되겠다. 이것이 6.25 때 북쪽의 편을 들어 참여가 이루어진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적대적 분위기가 1992년 한중수교 때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수교가 되고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이념적 잔재가 남아 단절과 백안시하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음을 본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후 그들은 또 한 번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북한을 조국으로 생각하면서 조국 통일의 날을 기다리던 그들에게 북한과 중국 어느 한 쪽을 조국으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실제로 북한 수뇌부와 중국 수뇌부 사이에 조선족의 거취를 두고 논의가 많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국토와 주민의 문제이기에 힘의 논리가 전개되지 않을 수 없었다. 동북 지역에 있는 조선인의 심리가 어떤 것이든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중국의 수뇌부는 북한에 편입 혹은 가맹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 공산당의 통치 하에 두고 자치권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결정을 한다. 그것은 그들의 심리와 상관없이 중국 공민이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다. 즉 조선인에서 조선족으로 이중국적에서 단일국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 후엔 그들이 조선족 중국인 된다.
1953년 조선족은 37개 소수민족 중 하나로 선정되어 중국 공민의 지위를 확보한다. 그리고 민족구역자치제를 행한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조선족이다. 이후 중국내 정치투쟁에 따른 조선족이 수난을 당했던 흔적도 보인다. 모택동 주도의 정풍운동과 문화대혁명을 통해 조선족이 받은 상처는 엄청났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망한 사람이 2천 653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것은 하나의 정쟁이 아니고 전쟁과 같은 일이었다. 북한과 중화민국의 관계에 따라 조선족 사회의 부침도 강하게 다가온다. 중국 측에 조선족의 원류가 북한이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배후에 있는 나라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들을 견제하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10년 동란이라고 불렸던 문화대혁명이 1976년 모택동의 사망과 함께 끝이 난다. 중국에서 등소평의 등장과 함께 개혁개방 정책을 펴게 되고, 그것은 결국 한중수교로 이어진다. 그 일은 조선족에게도 큰 사건이 된다. 그들은 그들의 원류가 북한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잘 사는 남한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잦아지고, 대한민국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발전된 고국에 대한 그리움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서 그들을 수용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많은 갈등과 문제를 만들었다. 조선족 동포들의 한국 사회와 관계 맺기를 보통 4단계로 분류한다. 태동기, 잉태기, 갈등 표출기, 관계 정립기 등이다. 그 과정 속에 고국이라고 온 나라에서 불법체류자로 숨어서 살아야했던 숱한 시간과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는 비교적 정립되어 2020년에는 80만 가까이 동포가 대한민국에서 머물고 있다고 확인하기도 했다. 지금은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 주변에서도 조선족 동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한민족 공동체를 향한 염원이 이런 책을 쓰게 만드는 모양이다. 조선족의 삶을 꾸준히 연구하고 그 성과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과의 관계를 잘 정립하여 그들이 보다 낫게 한국을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자유롭게 이 땅을 방문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들이 드러난다. 정말 어렵게 살았던 핏줄이다. 오랜 세월 그리움을 묻고 살았을 그들이다. 그들이 어디에서 살아가든 배려하고 마음을 나눠주는 우리들의 삶이 되어야 하겠다. 정말 조선족이라는 말이 안타깝다. 같은 동포인데, 같이 생각하고 같이 마음을 나누면서 살아갈 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라도 그들이 잃어진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게 한반도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우리들이 마음을 나눠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족에 대해, 그들의 삶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