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천개의 고원 : 자본주의와 분열증 2
질 들뢰즈 외 / 새물결 / 2003.3.5
칸트 이후의 시도들에 기반하여 정신분석과 고별하면서 다양체가 의식과 무의식, 자연과 역사, 영혼과 육체의 분리를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수록했다.
– ‘자본주의와 분열증’의 속편
『안티-오이디푸스』와 함께 들뢰즈, 가타리의 <자본주의와 분열증> 시리즈를 이루는『천 개의 고원』이 번역되어 나왔다. 리좀, 전쟁기계, 영토화, 탈영토화, 재영토화,… 서양 철학 세미나나 현대 프랑스 철학 개론서 등에서 이런 개념들을 들어본 독자들이라면 우선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했던 개념들의 출전을 우리말로 읽어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역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여러 개이지만, 즉 그 폭이 넓기 때문에 한 가지라도 독자가 파고 들어갈 여지가 있는 반면, 실제로 읽어내기에 만만치는 않다. 비교적 읽기 쉬운 대목도 있고, 섣불리 도전했다가 책장을 덮어버리게 될 부분도 있으므로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자기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 조금씩 정복해 나가라는 것이 역자의 조언이다.

전부 15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음악, 미술, 문학론, 국가론, 정신분석비판 등 그야말로 철학, 과학, 예술의 모든 분야가 총망라되어 있다. 푸코를 신뢰하는 독자라면 “언젠가 21세기는 들뢰즈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그의 말을 믿고 한번 도전해 보자. ‘천 개의 고원 중 내가 오를 수 있는 고원은 몇 개나 될까?’라는 자세로.
○ 목차
1. 서론 : 리좀
2. 1914년 – 늑대는 한마리인가 여러 마리인가?
3. 기원전 1만년 – 도덕의 지질학(지구는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4. 1923년 11월 20일 – 언어학의 기본 전제들
5. 기원전 587년 및 서기 70년 – 몇가지 기호 체제에 대하여
6. 1947년 11월 28일 – 기관없는 몸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7. 0년 – 얼굴성
8. 1874년 – 세개의 단편소설 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9. 1933년 – 미시정치와 절편성
10. 1730년 – 강렬하게 되기.동물 되기.지각 불가능하게 되기
11. 1837년 – 리토르넬로에 대해
12. 1227년 – 유목론 또는 전쟁기계
13. 기원전 7000년 – 포획장치
14. 1440년 – 매끈한 것과 홈이 패인 것
15. 결론 : 구체적인 규칙들과 추상적인 기계들
도판설명
부록1 해설 : 방법에 대한 주해
부록2 주요 용어 대조표

○ 저자소개 : 질 들뢰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주 캉길렘, 장 이폴리트 등을 사사했다. 1969년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파리8대학 철학과의 철학사 주임교수가 됐고, 같은 해 평생의 철학적 동지였던 정신분석의이자 공산주의자인 펠릭스 과타리를 만났다.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동일성과 초월성에 반하는 ‘차이’와 ‘내재성’의 사유를 통해 기존 철학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여 ‘초월론적 경험론’의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니체적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생성과 긍정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실천철학의 향방을 제안함과 동시에 예술적 창조의 고유성을 철학적 개념의 생성 원리로 끌어들인 독창적인 예술철학적 작업들을 개진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와 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베르그송주의』 『차이와 반복』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이 있으며, 펠릭스 과타리와 함께 『앙띠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썼다
– 저자 : 펠릭스 가타리 (Felix Guattari)
파리 북서부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청년사회주의단체에서 활동하였다. 대학에서는 의학과 철학을 공부하였고, 그후 제도적 정신요법의 토대를 실천적이고 이론적으로 생산했던 보르도 정신병원에서 의사로 일하였다. 가타리는 1953년 이래 라캉이 주도하던 세미나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68운동 과정과 그 이후에 라캉의 정신분석이 새로운 흐름을 반동적으로 회수해 가는 것을 보고, 정신분석이 지닌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감지하면서 라캉에게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입장을 차지하게 되었다.
1969년 들뢰즈를 만난 이후 가타리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종합을 시도하였고 비라캉적인 용어들을 가지고 사회정치적 무의식에 관한 이론을 구성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횡단성 개념을 통해 구조주의를 공격해 나갔고 점차 분열분석방법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실천을 모색해 나갔다. 68년 혁명 이후 대중의 다양한 욕망분출에 주목하고 기존의 정치가 가졌던 억압적 방식을 비판하고 욕망의 미시정치를 제기하였으며, 국가 장치를 중심으로 한 혁명적 실천을 기계적 작동과 욕망해방이라는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려고 하였다. 가타리는 이러한 분자혁명아린 상을 1980년대 이후 생태학과 카오스모제라는 생선론으로 전개해 나갔다.
저서로는 『정신분석과 횡단성』, 『분자혁명』, 『기계적 무의식』 ,『인동의 세월』, 『분열분석적 지도제작』, 『세가지 생태학』, 『카오스모제』등이 있다.
– 역자 : 김재인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논문으로「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 연구」,「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질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문학과지성사, 1996), 리처드 커니의『현대 사상가들과의 대화』(한나래, 1998, 공역), 로저 스크루턴의『크산티페의 대화』(민음사, 1999)와『프릐네의 향연』(민음사, 1999), 베르나르 피에트르의『시간에 관한 철학과 과학』(한길사, 근간), 카트린느 클레망의『마르틴과 한나』(문학동네, 근간), 로날드 헤이먼의『니체』(궁리, 근간)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자본주의와 분열증』의 속편이자 완결편으로서 첫째 권은『안티-오이디푸스』였다.
이 책은 장(章)이 아니라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뒤에서 그 이유를 (그리고 각 고원에 날짜가 붙은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맨 마지막에 읽어야만 하는 결론을 제외하고 각 고원들은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다. — p.7 머리말 중에서
리좀은 시작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는다. 리좀은 언제나 중간에 있으며 사물들 사이에 있고 사이-존재이고 간주곡이다. 나무는 혈통 관계이지만 리좀은 결연 관계이며 오직 결연 관계일 뿐이다. 나무는 ‘~이다(etre)’라는 동사를 부여하지만 리좀은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라는 접속사를 조직으로 갖는다. 이 접속사 안에는 <이다>라는 동사를 뒤흔들고 뿌리뽑기에 충분한 힘이 있다. 어디로 가는가? 어디서 출발하는가? 어디를 향해 가려 하는가? 이런 물음은 정말 쓸데 없는 물음이다. — p.55

○ 출판사 서평
‘자본주의와 분열증’ 시리즈의 속편이자 완결편으로 <앙띠 오이디푸스>와 쌍을 이루는 저작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자본주의라는 ‘엄청난’ 기계를 욕망의 원리로 읽어냈던 <앙띠 오이디푸스>의 물음을 이 책에서 좀더 확장하고 구체화시킨다.
특히 <안티-오이디푸스>가 아직도 ‘안티’, 즉 반(反)의 ‘부정적 비판’의 위치에 머물러 있다면 생물학과 지질학부터 시작해 인류학과 고고학의 최신 연구 성과까지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새롭게 ‘긍정적으로 종합’하고 있는 이 책은 지난 20세기의 인문학의 온갖 모험이 서로 소통하고 접속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이나 인문학 하면 언뜻 떠올리기 쉬운 방법론(methodology)이나 이데올로기(ideology) 비판 또는 어떤 이론을 구축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우리의 모든 사유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사유하는 방법에 대한 사유(noology)를 겨냥하고 있다.
즉 방법을 정교하게 구축하는 대신 그러한 방법론이 어떤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질문하며, 이념의 논리를 찾거나 이를 비판하는 대신 그러한 이념이 어떤 근거에서 발생하는지를 고고학적으로 탐사하는 것. 이처럼 전부 1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음악, 미술, 국가론, 문학론, 정신분석비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들은 일관되게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여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인 푸코는 “언젠가 21세기는 들뢰즈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푸코의 그러한 평가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반증해준다. 이를 가능케 한, 공들인 번역 또한 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 추천글
리좀으로 살라 – 장석주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나는 앞으로도 이 책을 이해하려는 노력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일꾼, 《심야책방》 저자)
○ 독자의 평
– 인상깊은구절
기관없는 몸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우울증의 몸체….편집증의 몸체….분열자의 몸체….마조히스트의 몸체….효과들의 동일성, 종류들의 연속성, 모든 CsO 들의 집합은 오직 고른판을 뒤덮고 심지어 그려낼 수 있는 추상적인 ‘기계’를 통해서만, 욕망과 합체되어 실제로 욕망을 싣고 이러한 욕망들의 연속적인 연결접속들과 횡단적인 연계들을 분명하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배치물들을 통해서만 비로소 이 ‘판’ 위에서 획들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판의 CsO 들은 종류별로 분리된 채 주변으로 밀려나 가용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반면, “다른판” 위에서는 암적인 분신들이나 텅 빈 분신들이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