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플라톤전집 Ⅶ : 알키비아데스 I·II / 힙피아스 I·II / 미노스 / 에피노미스 / 테아게스 / 클레이토폰 / 힙파르코스 / 연인들 / 서한집 / 용어 해설 / 위작들
플라톤 / 천병희 역 / 숲 / 2019.4.20
소크라테스, 그는 생전에 어떤 글도 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서양철학사를 통틀어, 세계사상사에서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그보다 앞서 살다간 붓다도, 그보다 훗날을 살게 될 예수도 생전에 하신 말씀은 많아도 스스로 쓴 글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플라톤(기원전 427년경~347년)이 20대 후반의 청년일 때 소크라테스는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였다. 스승의 가르침에 매력을 느낀 플라톤은 대략 8년 동안 소크라테스를 수행하고, 스승이 죽음을 당하자 이후에도 오랫동안 스승을 위한 글을 남겨,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을 재구성한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과 때로는 지인과 만나서 나눈 숱한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 ‘대화편’들이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어디서부터가 플라톤 자신의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스승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인지 가려내기 어렵고 의견은 분분하다. 이것을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의 문제(Socrates Problem)’라고 부른다. 오늘날처럼 말을 저장하는 기록 장치가 없는 시대였으므로 불가피한 문제이다.

○ 목차
옮긴이 서문 5
주요연대표 9
일러두기 12
알키비아데스 I Alkibiades 13
알키비아데스 II Alkibiades deuteros 99
힙피아스 I Hippias meizon 127
힙피아스 II Hippias elatton 181
미노스 Minos 213
에피노미스 Epinomis 237
테아게스 Theages 273
클레이토폰 Kleitophon 299
힙파르코스 Hipparchos 309
연인들 Erastai 329
서한집 Epistorai 347
용어 해설 Horoi 451
위작들 Notheuomenoi 467
정의에 관하여 Peri dikaiou 468
미덕에 관하여 Peri aretes 480
데모도코스 Demodokos 490
시쉬포스 Sisyphos 504
에뤽시아스 Eryxias 515
악시오코스 Axiochos 544
○ 저자소개 : 플라톤(Platon)
플라톤은 그 유명한 펠로폰네소스전쟁이 시작된 지 4년째 되는 해, 그리스 아테나이에서 태어났다. 전쟁은 기원전 404년 아테나이의 패배로 끝났으므로 전쟁 속에서 태어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장했다.

플라톤 집안은 비교적 상류계급이었고 그러한 배경의 귀족 출신 젊은이답게 정계 진출을 꿈꾸었지만, 믿고 따르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정치적인 배경이 있음을 알고 철학을 통해 사회의 병폐를 극복하기로 결심한다. 자주 외국 여행길에 올라 이집트·남이탈리아·시칠리아 등지로 떠났던 플라톤은 기원전 4세기 초 아테나이로 돌아와 서양 대학교의 원조라 할 아카데메이아 학원을 열고 철학의 공동 연구, 교육, 강의를 시작했다. 그곳을 통해 뛰어난 수학자와 높은 교양을 갖춘 정치적 인재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을 배출하며 집필활동에 전념한다. 주로 스승 소크라테스가 등장해 대화를 주도하는 철학적 대화편을 집필하는데, 그러한 대화편이 무려 25편에 달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이온』 『프로타고라스』 『메논』 『파이돈』 『파이드로스』 『국가』 『향연』 『필레보스』 『소피스트』 『정치가』 『티마이오스』 『법률』 등을 남겼다.
– 역 : 천병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으며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했다. 지금은 단국대학교 인문학부 명예교수로, 그리스 문학과 라틴 문학을 원전에서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전 번역으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로마의 축제들』,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 『메난드로스 희극』, 『그리스 로마 에세이』,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크세노폰의 『페르시아 원정기』, 플라톤전집,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수사학/시학』 등 다수가 있으며, 주요 저서로 『그리스 비극의 이해』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평생 스승을 기리며 삶과 철학을 재구성한 플라톤
플라톤의 대표 저작인 ‘국가’에서 이데아론을 주장하는 이도 소크라테스일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플라톤은 스승이 죽자 메가라(그리스 남부의 도시로 학문·예술의 중심지)의 신전에 은신해 있다 아테네로 돌아온다. 곧이어 아카데메이아를 세우는데, 이때부터의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아카데메이아의 사상과 원칙을 대변하는 인물로 삼는다. ‘국가’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대화편인 것이다. 그레고리 블라스토스(Gregory Vlastos)는 “이런 작업을 통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옮겼다기보다는 그것을 새로 만들어냈다.”고 평가한다. 플라톤은 스승의 행적과 말씀을 곧이곧대로 옮기는 데서 벗어나, 스승의 사상을 좀더 ‘다듬거나’ 보완했다. 스승의 사상을 근본적으로 뒤집지는 않은 채 말이다.
– 천병희의 플라톤 번역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천병희의 ‘국가’번역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의 대사상’이라는 시리즈를 출간하던 한 출판사가 급한 일정으로 번역을 의뢰했는데, 그 텍스트가 바로 ‘국가’였다. 당시 1~5권은 박종현 교수가, 6~10권은 천병희 교수가 번역했다. 세월이 흘러 1997년에 박 교수의 주역(註譯) ‘국가·정체’가 나온 바 있고, 천 교수의 ‘국가’는 2013년에야 출간되었다. 그리스 철학의 정점은 누가 뭐래도 플라톤의 ‘국가’인데, 우리는 두 거장이 그리스어 원전을 우리말로 옮긴 두 권의 ‘국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보다 1년 앞서 천병희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플라톤전집 1권)을 옮긴다. 앞서의 ‘국가’ 부분 번역을 제외하면 이것으로 플라톤 대화편 번역사업의 첫 삽은 뜬 셈이다. 그러던 것이 이듬해 ‘국가'(플라톤전집 4권)(2013년)를 번역하면서부터 1년에 책을 기준으로 두세 권씩의 대화편 번역을 꾸준히 이어간다.
‘파이드로스 / 메논'(2013년), ‘고르기아스 / 프로타고라스-소피스트들과 나눈 대화'(2014년), ‘정치가/소피스트'(2014년), ‘이온/크라튈로스'(2014년), ‘뤼시스/라케스/카르미데스-초기 대화편들'(2015년) 그리고 2016년에는 ‘플라톤의 다섯 대화편-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파르메니데스’를 펴내고, 한 해가 저물 무렵 마침내 ‘법률'(2016년)까지 번역하는데, ‘법률’은 그가 옮긴 22번째 플라톤의 대화편이면서 분량만이 아니라 내용에서도 ‘국가’와 비교되는 역작이었다, 이러다 천병희라는 한 번역가가 플라톤전집을 완역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플라톤이 저술했다고 알려진 대화편은 34편 가량인데, 위작(僞作)이 확실하다고 판명된 것을 빼고 거의 대부분의 플라톤의 대화편을 이미 번역한 상태였다. 조용히 시작된 그러나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었다. ‘에우튀테모스’, ‘에우튀프론’등 천병희가 ‘번역한’ 대화편보다는 ‘번역하지 않은’ 대화편들을 헤아리는 일이 더 수월한 상황이었다.
– 한 사람이 플라톤전집을 완역하는 것은 아닐까, 기대
물론 천병희는 어디에서도 플라톤전집 완역을 약속한 바 없다. 다만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팔십대를 바라보는 노학자가 최근 10년 가까이 플라톤 대화편 번역에 ‘올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천병희는 왜 하필 플라톤 대화편에 집중하느냐는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다른 일 안 하고 이것만 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고,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 플라톤전집을 기대하게 된 답변이다.
2019년 4월, 처음으로 선보이는 「에우튀프론」, 「에우튀데모스」, 「메넥세노스」가 포함된 7편의 대화편을 묶은 플라톤전집 2권과 함께 아직 번역되지 않은 플라톤 대화편과 플라톤이 직접 쓴 용어해설 편지글, 위작을 엮은 플라톤전집 7권을 동시에 펴냄으로써, 마침내 천병희의 플라톤전집 완간되기에 이른 것이다.
– 어렵다는 철학서가 술술 읽히는 힘은 무엇일까?
천병희의 대화편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점에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철학 전공자의 번역처럼 깨알 같은 주석은 없지만 본문이 술술 읽힌다는 점을 누구나 인정한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문학작품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옮긴이가 문학 전공자인 점이 어렵다는 철학서를 술술 읽을 수 있게 하는 건 아닐까? 플라톤 대화편 말고도 ‘일리아스’ ‘오뒷세이아’를 비롯한 50여 편에 이르는 그리스로마의 고전들을 원전 번역한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천병희의 대화편은 전공자들 또는 진지한 독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던 플라톤의 대화편을 일반 독자들도 읽게 만든다.
옛날 부자들의 재산 규모를 표현할 때, 그의 땅을 밟지 않고는 근동의 사람들이 자기 집에 갈 수 없었다는 식의 수사가 동원되었다. 고전과 지식의 영토이지만 서양 고전을 탐독하려는 독자라면 번역가 천병희를 거치지 않고는 자신의 집을 만들기 힘들게 되었달까, 이런 수사가 등장해도 무방할 듯하다.
– 위작도 플라톤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 것
“플라톤전집에서 위작까지 다 옮긴 것은 위작도 플라톤의 철학 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천병희는 플라톤전집 서문에서 7권을, 굳이 위작(僞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까지 번역해서 펴내는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플라톤전집 7권은 「알키비아데스」 I·II, 「힙피아스」 I·II, 「미노스」, 「에피노미스」, 「테아게스」, 「클레이토폰」, 「힙파르코스」, 「연인들」, 「서한집」, 「용어 해설」, 「위작들」을 수록하고 있다.
부제가 ‘사람의 본성에 관하여’인 「알키비아데스I」에서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라는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를 상대로 질문을 던진다. 알키비아데스가 스스로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하는 과정인데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알키비아데스II」의 부제는 ‘기도에 관하여’다. 옮긴이 서문에 따르면, 수록 작품 중 「알키비아데스II」, 「연인들」, 「악시오코스」, 「미덕에 관하여」, 「용어 해설」, 「데모도코스」, 「에뤽시아스」, 「정의에 관하여」, 「미노스」, 「시쉬포스」는 플라톤의 위작이라고 분류한다. 그러나 「힙피아스II」(아름다움에 관하여)은 아마도 플라톤이 쓴 것 같고, 「알키비아데스I」, 「에피노미스」(새벽회의 또는 철학자에 관하여), 「힙파르코스」(이득을 사랑하는 사람), 「힙피아스I」(아름다움에 관하여), 「클레이토폰」, 「테아게스」(지혜에 관하여)는 플라톤의 위작인 것 같다.
또한 편지들 중에서 여섯 번째~여덟 번째는 플라톤이 쓴 것 같고 두 번째, 세 번째는 위작인 것 같으며, 나머지는 위작이다. 여섯 번째 편지는 ‘플라톤이 헤르메이아스와 에라스토스와 코리스코스의 행운을 빌다’이다. 이들은 플라톤의 제자들이다. 일곱 번째 편지는 ‘플라톤이 디온의 친족과 동료의 행복을 빌다’이다. 플라톤이 쉬라쿠사이를 처음 방문한 기원전 388~387년에 디온은 20살쯤 되었다. 여덟 번째 편지도 일곱 번째 편지와 수신인이 같다.
위작들(Notheuomenoi)에 수록된 확실한 위작들은 「정의에 관하여」(Peri dikaiou), 「미덕에 관하여」(Peri aretes), 「데모도코스」(Demodokos), 「시쉬포스」(Sisyphos), 「에뤽시아스」(Eryxias), 「악시오코스」 (Axiochos)까지 모두 6편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