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헤겔 예술철학 : 베를린 1823년 강의. H. G. 호토의 필기록
G. W. F. 헤겔 / 미술문화 / 2008.1.25
‘헤겔 예술철학’은 헤겔이 1823년 베를린 대학에서 실시한 “예술철학” 강의를 직접 받아쓴 필기록으로 헤겔의 사유와 숨결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는 책이다.
헤겔 예술철학의 원자료인 강의 필기록들은 헤겔 사유의 흐름과 발전을 파악하게 할 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헤겔의 근본적인 입장, 즉 정신철학적 및 역사철학적인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헤겔이 예술철학 강의에서 중요시한 것은 역사 속에서 스스로 발전해가는 정신 내지 이념의 구체적인 형태와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강의 필기록들을 살펴보면 호토의 편집본에서와는 달리 헤겔은 예술의 역사적, 진리매개 기능을 고전적 예술형식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 예술형식에서도 고전 시대와 ‘구조적으로’ 동일한 예술의 역할과 의미를 찾고 있다.
『헤겔 예술철학』은 기존의 『헤겔 미학』을 편찬한 호토가 직접 받아쓴 필기록이어서 편집본과 헤겔의 직접적 사유들을 서지학적으로 비교분석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며, 무엇보다 헤겔 예술철학의 주요 개념인 “이상/이념상”, “가상”에 대한 규정들과 헤겔 예술사유의 핵심을 어느 강의에서보다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 목차

호토의 난외주석에 따른 분류
참고도판
편집자 해제
헤겔의 예술철학 – H. G. 호토가 받아 쓴 1823년 베를린 예술철학 강의 노트의 편집에 관하여 : 안네마리 게트만-지페르트
들어가는 말
일반부분
미 일반
예술미 혹은 이념상
이념상의 현실성
일반적 예술형식
상징적 예술형식
고전적 예술형식
낭만적 예술형식
1) 종교적 영역
2) 세속적 영역
3) 주관성의 형식주의
특수부분
건축
1) 자립적 혹는 상징적 건축
2) 고전적 건축술
3) 고딕적 혹은 낭만적 건축술
조각
회화
음악
시
1) 서사시
2) 서정적인 것
3) 극시(劇詩)
부록
언급되는 책
편집자와 역자의 주
용어해설
역자해설
필자소개
사항색인
인명색인
○ 저자소개 :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 1831)
독일의 철학자이자 독일 이상주의 (理想主義, Idealismus) 철학의 이론을 완성한 거장. 1770년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궁정관리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1793년에 스위스로 가서 당시 베른의 영향력 있는 정치가인 폰 슈타이거 (von Steiger) 집안의 가정교사로 일하며 이 가문이 소장한 방대한 양의 서적을 읽는 기회를 가졌다. 여기서 얻은 폭넓고 심오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훗날 그는 자신의 철학체계를 세울 수 있었다.

1801년 독일 동부 예나 (Jena) 대학교의 강사직에 임명된 후 불후의 명저 ‘정신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 1807년)을 썼고, 이어서 두 번째 저서인 ‘논리학’ (Wissenschaft der Logik, 1812년)을 출간하였다. 1816년에 하이델베르크대학교 교수로, 1818년에는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 피히테의 뒤를 이어 베를린대학교 교수로 임명되었고, 세 번째 명저인 ‘법철학 강요’ (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 1821년)를 출간하였다. 대학 강사 시절인 1802년에 당시 독일문화의 중심지였던 드레스덴을 비롯해, 1822년 브뤼셀, 1824년 빈, 1827년 파리와 프라하, 칼스바트로 여행하면서 수많은 전시, 공연, 오페라 등을 관람하였고, 특유의 독창적이고 진지한 예술 감각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델베르크대학교와 베를린대학교에서 ‘미학 또는 예술철학’ (Ästhetik oder Philosophie der Kunst) 강의를 하였으며, 이 내용을 제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호토 (Heinrich Gustav Hotho)가 정리하여 그의 사후 출간한 것이 바로 ‘미학강의’ (Vorlesungen über die Ästhetik) 이다.
일찍이 스피노자와 칸트, 루소 그리고 괴테의 영향을 받았으며, 열아홉 살에 직접 겪은 프랑스 혁명은 그가 이성과 자유에 바탕을 둔 철학을 과제로 삼는 데 하나의 단초가 되었다. 또한 루소의 사상,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예술 나아가 칸트, 피히테 등 당대의 주요 철학들을 깊이 탐구하면서 근대의 온갖 분열된 상황에 맞서 삶의 근원적인 총체성을 되살리려는 이상을 세웠다.
근대철학과 문화, 사회 안에서 주체와 지식의 대상인 객체, 정신과 자연, 자아와 타자, 권위와 자유, 지식과 신념,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사이의 긴장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현상을 헤겔은 ‘절대정신’을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철학체계 안에서 합리적으로 규명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당대 최고의 철학자로 인정받던 헤겔은 1831년 병으로 사망했지만, 1820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헤겔학파’를 통해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 그의 철학이 널리 전파되면서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 저자소개 : 하인리히 구스타브 호토 (Heinrich Gustav Hotho, 1802-73)
1826년에 베를린 대학에서 문학 분야의 학위를 받고 파리와 런던, 남부지방들을 여행한 후 미술사에 관심을 갖게 되어 미학과 미술사 분야의 도슨트 자격을 취득하였다. 1829년에 베를린 대학의 미술사 교수가 되었고, 1858년부터는 베를린 미술관의 동판화 수집관 관장으로 활동하였다.
미학 분야에서 호토는 무엇보다 헤겔 미학 편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호토는 1823년경 헤겔의 ‘미학 혹은 예술철학 강의’를 청강하면서 강의를 직접 받아적었을 뿐 아니라 이 무렵 헤겔이 실시한 ‘법철학 강의’, ‘역사철학 강의’들도 청강하여 필기록을 남겼다.
– 편집자 : 안네마리 게트만-지페르트 (Annemarie Gethmann-Siefert)
본 대학,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신학·미술사를 수학하고, 1970년에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보쿰 대학과 헤겔 문서연구서에서 조교로 활동하였다. 보쿰 대학 교수를 역임하다가 1991년부터 현재까지 하겐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철학연구 시리즈 ‘새 시대와 현재’의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마르틴 하이데거의 사유에서 철학과 신학의 관계』,『역사에서 예술의 기능-헤겔 미학 연구』,『미학입문』,『헤겔미학입문』 등이 있으며,『헤겔 연구』지 및『헤겔 연구 호외본』에 헤겔 미학에 관한 수많은 연구논문들을 발표하여 헤겔 미학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 역자 : 한동원 (韓東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관한 연구로 1987년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78년부터 부산여자대학교를 거쳐 강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 『철학의 이해』(공저, 강원대출판부, 1994)와 역서 『진리와 방법 I – 철학적 해석학의 기본 특징들』(공역, 문학동네, 2000)이 있으며,「헤겔 정신현상학의 구조에 관한 연구」를 비롯하여 헤겔의 논리학과 칸트·니체·하이데거 미학 및 파졸리니·고다르의 영화에 관한 연구논문들이 있다.
– 역자 : 권정임 (權貞任)
홍익대학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보쿰 대학 및 헤겔 아키브에서 수학하고 하겐 대학 철학과에서 헤겔 미학에 관한 연구로 1998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3년부터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헤겔의 예술규정-헤겔미학에서 ‘상징적 예술형식’의 의미』, 게트만-지페르트 교수와 공동편찬한 『헤겔 예술철학-1826년 강의』, 공동 저서로 『텍스트와 형상-예술의 학제간 연구를 위한 고찰』(미술문화, 2005), 『미학』(책세상, 2007), 『미학으로 읽는 미술』(월간미술, 2007)이 있고, 헤겔을 비롯한 독일 관념론 미학과 현대 예술해석에 관한 국내외 연구논문들이 있다.
○ 출판사 서평
-『헤겔 미학』과 『헤겔 예술철학』의 차이
헤겔의 예술철학은 “미학 혹은 예술철학”, “미학”, “예술철학”이라는 여러 학기의 강좌제목으로 인해 ‘미학’으로도 통용되는데 이제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헤겔 미학』 은 헤겔 사후에 그의 제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호토가 편찬한 것이었다. 호토는 1835년과 1842년에 『헤겔 미학』 제1, 2판을 출간했는데, 이후에 출간된 여러 독일어 판본들과 영문판들은 모두 호토의 편집본을 기초로 한 것이다. 따라서 80년대 중반까지 헤겔 미학에 관한 연구들은 예외 없이 호토의 편집본을 텍스트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헤겔이 베를린 대학에서 여러 학기 실시한 예술철학 강의의 원자료(강의 필기록)들이 이후 계속 발굴되어 새로운 연구가 가능해졌고 이 연구들에서 밝혀진 결과, 호토의 편집본은 편집자의 자의적인 첨삭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헤겔 미학』의 편집자 호토는 스승의 ‘미학을 변증법적 체계에 따른 완결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많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변형시켰고, 이로 인해 헤겔이 강의에서 강조했던 점이나 예술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규정들이 본래의 맥락과 달리 다루어지거나 혹은 간과되었던 것이다. 호토는 한편으로 헤겔 예술철학에서 역사성을 내포한 주요 개념인 “이념상(das Ideal)”을 그리스 고전 예술에서 보이는 ‘미’의 이상에 한정하여 파악함으로써 이후의 연구에서 헤겔 미학이 ‘고전주의’라는 비판과 이에 따른 ‘예술의 과거성’ 문제를 낳게 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변증법적 체계에 맞추기 위해 그 시대의 낭만적 예술형식에서 예술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으로 미학강의 편집을 마무리함으로써 헤겔 미학의 ‘폐쇄적 구조’에 대한 문제를 야기시켰다. 이와 같은 호토의 첨삭작업 자체가 안고 있는 모순과 체계에 맞추기 위해 삽입된 내용의 중복성은 헤겔 미학의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헤겔 미학이 난해하다는 인상을 각인시켜 왔다.
– 필기록의 중요성
헤겔 예술철학의 원자료인 강의 필기록들은 헤겔 사유의 흐름과 발전을 파악하게 할 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헤겔의 근본적인 입장, 즉 정신철학적 및 역사철학적인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헤겔이 예술철학 강의에서 중요시한 것은 역사 속에서 스스로 발전해가는 정신 내지 이념의 구체적인 형태와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즉 헤겔은 예술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각 시대 정신의 발전태를 그 시대의 예술에서 찾고자 했으며, 무엇보다 그 시대에 가능했던 예술의 역할을 밝혀내고자 했던 것이다. 강의 필기록들을 살펴보면 호토의 편집본에서와는 달리 헤겔은 예술의 역사적, 진리매개 기능을 고전적 예술형식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 예술형식에서도 고전 시대와 ‘구조적으로’ 동일한 예술의 역할과 의미를 찾고 있다. 특히 낭만적 예술형식에 관한 서술에서는 ‘보편적 진리’를 매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최고의 진리매개 기능을 수행한 고전 시대 이후 근대에서 가능한 예술의 의미와 역할을 숙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그의 숙고에는 이념 구현의 ‘파편성’, 내용과 형식의 ‘어긋남’,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음’ 등의 현대 예술의 근본적인 특성에 해당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예술에 대한 현대적 사유와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헤겔이 1820/21, 1823, 1826, 1828/29년에 실시한 예술철학 혹은 미학 강의의 필기록들 가운데 1820/21년 강의의 정서록(아쉐베르크 수고)과 1826년 강의의 필기록 두 편(켈러와 폰 데어 포르텐 수고)도 독일어판으로 출간되었지만 이제 우리에게 국역본으로 선 보이는 『헤겔 예술철학』 (Hamburg: Felix Meiner 1998)은 기존의 『헤겔 미학』 을 편찬한 호토가 직접 받아쓴 필기록이어서 편집본과 헤겔의 직접적 사유들을 서지학적으로 비교분석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며, 무엇보다 헤겔 예술철학의 주요 개념인 “이상/이념상”, “가상”에 대한 규정들과 헤겔 예술사유의 핵심을 어느 강의에서보다 명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앞으로 국내외 헤겔 미학연구에서 반드시 원전으로 읽혀져야 할 것이다.
– ‘예술의 철학화’를 예비한 헤겔의 예술철학
헤겔이 이 책의 전반부와 말미에서 거듭 이야기하고 있는 바는 이 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즉 헤겔은 오늘날 우리는 예술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지 않으며, 역사 속에서 발전해 가는 정신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요구하고 있으나, 예술에서 감각적 형태는 질료적 한정성을 떨칠 수 없으므로 오늘날 예술에서는 사유가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욱 예술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헤겔의 생각은 예술은 이제 더 이상 “예배의 대상”이 아니고 “전시의 대상”이라고 선포한 W. 벤야민의 사유와 오늘날 예술의 본질은 “이론적 의존성” 즉 “해석”이며, “예술의 철학화”라고 현대 예술을 진단한 A. 단토의 사유를 선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헤겔의 예술철학은 세기 반을 훌쩍 넘어서도 우리에게 예술에 대한 성찰의 향방과 지침을 주고 있다. 헤겔 예술철학의 현재성은 무엇보다 예술에 대한 사유의 고정된 ‘내용’이 아니라, 사유의 ‘틀’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그가 말하는 예술의 내용으로서 ‘진리’는 초역사적으로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각 민족의 삶 속에 살아 생동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시대의 예술은 진리에 대한 그 시대의 표상을 구현하는 것이며, 그 시대에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된 진리, 정신적 내용의 “현 존재”가 곧 헤겔이 의미하는 “예술미”이고, “이념상”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 시대의 진리를 사유해야 하며, 이에 대한 표상을 그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로 직관적으로 표현해야 함을 『헤겔 예술철학』 이 깨우쳐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