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호라티우스의 시학
호라티우스 / 민음사 / 2019.2.10
- 시(詩)로 쓰인 유일한 시학(詩學), 유럽의 2000년 문화 전통을 형성한 굳건한 뿌리
“문학 지망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문학비평으로 가득 찬 보물창고” ─ 이종숙(서울대 영문학과 명예교수)
국내 최초로 호라티우스가 남긴 세 편의 서간시를 완역한 『호라티우스의 시학』이 고대 라틴어 대역으로 출간되었다. 호라티우스의 시를 전공한 김남우 박사의 믿음직한 번역으로, 문학뿐 아니라 서양 문화의 2000년 전통을 형성한 거대한 뿌리의 실체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플라톤은 철학자의 입장에서 시론을 펼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의 시각에서 비극의 시학을 썼다. 반면 호라티우스는 시인으로서 창작 활동 제반과 시의 효용을 옹호하며, 이를 시로 써냈다. 서양 시학 전통에서 되풀이하여 일어나는 논쟁인 ‘전통과 현재의 패권’ 싸움, 그리고 플라톤 이래 시학의 핵심 주제인 시의 가치에 대하여 호라티우스는 확실한 자신만의 대답을 갖고 있었다.

그에게 좋은 시란 기교적으로 탁월할 뿐만 아니라 읽는 이에게 즐거움과 윤리적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시는 좋은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 시의 감화력과 교육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생각은 ‘시인 추방’을 주장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화해라 할 만한 것이며, 서양 문학 전통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 목차
시학
서간시, 문학에 대하여
II 1 아우구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II 2 플로루스에게 보내는 편지
주(註)
작가에 대하여 (김남우)
추천의 글 : 서양 문화와 문화인 상(像)의 원류 (이종숙)

○ 저자소개 : 호라티우스 (Quintus Horatius Flaccus)
로마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기원전 44년 아테네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을 당시 카이사르가 암살되자, 공화제를 옹호하는 브루투스의 편에서 내전에 참여했다. 후에 아우구스투스의 사면을 받아 로마로 돌아오지만 재산은 몰수당한다. 그러나 베르길리우스의 소개로 아우구스투스의 측근 마에케나스의 후원을 받게 되는데, 이들 관계는 권력자와 시인으로 만났지만 깊은 우정으로 유명하다. 『풍자시』 두 권, 『비방시』, 『서정시』 네 권, 그리고 『서간시』 두 권 등이 있으며, 특히 『서간시』 두 권 중 한 부분인 『시학』은 작시법의 주요 정전 가운데 하나이다. 호라티우스의 영향은 거의 모든 시대 작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지대하다. 동시대를 살았던 오비디우스뿐만 아니라 후대의 풍자가 유베날리스, 철학자 보에티우스까지 그 흔적이 나타난다. 호라티우스 서정시는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의 페트라르카에 이르는 동안 계속해서 큰 인기를 누렸으며, 몽테뉴, 밀턴, 워즈워스 역시 호라티우스를 재해석했다. 호라티우스는 서구 문학의 끊임없는 탐구, 모방과 도전의 대상이었다.
– 역자 : 김남우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에서 희랍 서정시를 공부했다. 독일 마인츠대학교에서 로마 서정시를 공부했고, 서울대학교에서 호라티우스의 서정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정암학당의 키케로 연구번역 분과에서 연구책임자로서 키케로 전집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이데이아 1』, 『고대 그리스 서정시』, 『비극의 탄생』 등이 있으며 공역으로는 『설득의 정치』,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플라톤은 철학자의 입장에서 시론을 펼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의 시각에서 비극의 시학을 썼다. 반면 호라티우스는 시인으로서 창작 활동 제반과 시의 효용을 옹호하며, 이를 시로 써냈다. 서양 시학 전통에서 되풀이하여 일어나는 논쟁인 ‘전통과 현재의 패권’ 싸움, 그리고 플라톤 이래 시학의 핵심 주제인 시의 가치에 대하여 호라티우스는 확실한 자신만의 대답을 갖고 있었다.
세월이 포도주처럼 시를 좋게 만든다면
글에 얼마의 세월이 좋은 가치를 가져옵니까?
죽은 지 이제 백 년 된 시인은 어찌 나눕니까?
완벽한 옛것입니까? 어설픈 새것입니까?
정확히 몇 년으로 정하면 논쟁이 끝나리다.
“백 년이 넘은 것은 탁월한 옛것입니다.”
그럼 백 년에서 일 년 아니 한 달이 모자란다면
어찌 됩니까? 탁월한 옛것입니까?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새것에 희랍인들이 우리만큼 질색했다면
오늘날 무슨 고전이 남았겠으며, 오늘날
백성마다 손때 묻히며 무얼 읽겠습니까?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그에게 좋은 시란 기교적으로 탁월할 뿐만 아니라 읽는 이에게 즐거움과 윤리적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시는 좋은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 시의 감화력과 교육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생각은 ‘시인 추방’을 주장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화해라 할 만한 것이며, 서양 문학 전통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시가 곱다고 충분하리까? 달콤할지니,
시란 제 가는 대로 청중의 마음을 이끌지어다.
시인이 웃을 때 함께 웃고, 슬퍼할 때 슬퍼하는
사람들 표정. 눈물짓는 나를 보겠거든 네가 먼저
아파해야겠고, 그때 네 불행이 날 울리리라.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명하노니, 본보기가 되는 삶들을 지켜보며
현명한 모방자로 게서 생생한 목소리를 찾으시라.
때로 모범들로 눈부시고 올바르게 그려 내는
이야기는 사랑이나 무게를 갖추지 않을지라도,
인민을 더욱 즐겁게 하며 잘 묶어둘 겁니다.
알맹이 없는 헛된 시구는 못 할 일입니다.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 문학 지망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촌철살인
로마의 대표적인 시인인 호라티우스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하여 창작 활동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감에만 기대어 시 쓰기를 신비화하는 작태에 대해서는 비웃기를 주저하지 않고, 재능과 부단한 연습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중의 반응에 휩쓸려 중심을 잃는 시인, 쓰디쓴 비판에 귀를 닫고 제멋에 겨워 수준 이하의 작품을 내놓는 시인의 모습을 낱낱이 까발린다. 훌륭한 시인이라면 단어를 새로이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로써 언어를 살찌우는 것은 여전히 시인이 지닌 임무일 것이다.
어떤 분야는 평범, 즉 참아줄 만하다면
용납되리다. 법률 자문가나 사건 변호사가
간신히 수졸을 면한 신세라도, (…)
밥벌이는 합니다. 하나 평범한 시인들은
인간들도, 신들도, 책방주도 용서치 않으리다.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글을 쓰는 그대들은 능력에 맞는 글감을
고르시라. 불감당은 아닌지 어깨가 견딜 수 있을지
오래 두고 살피시라. 조심스레 고른 자를
유창한 화법과 명쾌한 글 배열이 버리지 않습니다.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호라티우스가 풀어내는 시학에는, 오늘날 창작을 하는 이들에게도 가이드가 될 만한 훌륭한 가르침들이 있다. 소재 선택부터 신중하여 “태산이 몸을 풀어 우스운 생쥐가 태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문장을 다듬는 데 있어 “간결하려고 애쓰다 모호해지고, 매끈함을 좇다가 맥없“어지는 것을 경계하며, 마음껏 창조할 수 있지만 “사람 머리에 말 모가지를” 붙이는 억지를 쓰거나 ”모든 걸 믿으라 허구는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메데아가 자식들을 죽이”거나 “아트레우스가 인육을 삶”는 장면을 말초적으로 묘사하지 말라는 재현의 윤리를 제안하기도 한다.
사람 머리에 말 모가지를 화가가
붙여 놓고, 사방팔방 팔다리를 주워 달며
별의별 새털을 덧대어, 아랫도리는 거무데데
꼴사나운 생선인데 위는 곱상한 여인이라면
친구들아, 이를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있겠습니까?
(…)
‘화가나 시인은
뭐든 감행할 똑같은 권리를 늘 갖노라.’
익히 아는 바, 나도 요청한 바, 양해한 바입니다.
하나 순한 것을 흉한 것에 짝 지우며, 뱀을 새와,
범을 양과 어르게 하는 것까지는 아닙니다.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 호라티우스, 문화와 교양을 갖춘 지식인의 전범
그의 시학은 당시 로마 젊은이들에게 시 잘 쓰는 법과 더불어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을 사는 법도 가르칠 수 있는 교과서였다. 이는 중세 전반의 학교 교과 과정,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 교육 이상, 고전주의 시대 형식주의 이론, 나아가 모더니즘 시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호라티우스는 2000년의 시간 동안 매 시대의 문화에 새로이 물을 대고 그 뿌리를 살찌우는 강력한 텍스트였다. 예컨대, 호라티우스의 영향은 동시대의 오비디우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단테는 ‘신곡’에서 기독교 이전 이교도 5대 성인의 한 명으로 호라티우스를 추대하였고, 르네상스 인문주의를 이끈 페트라르카는 호라티우스의 삶의 방식을 모방하고자 하였다. 몽테뉴, 밀턴, 워즈워스 역시 호라티우스를 재해석하였고, 브레히트는 부단한 망명의 여정마다 호라티우스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호라티우스는 유럽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문화인 상(像 – 자신을 객관화 하는 데 익숙한 인물로서 사교적이면서도 상식적이고, 공적인 윤리와 애국심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개인적이고, 친구들과의 교유를 즐기면서도 자족적인 삶을 챙길 줄 아는 그런 인물상)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후대가 ‘호라티우스’라고 부르게 된 이 문화인의 상이 바로 그의 ‘시학’에서 완성되었다는 뜻이다.” ― 이종숙(서울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 ‘호라티우스의 시학’ 추천의 글에서
- 1973년 시작한 역사적인 ‘세계시인선’, 반세기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시리즈
1 호라티우스, 『카르페 디엠』 – 로마 라틴어 서정시 국내 최초 완역!
2 호라티우스, 『소박함의 지혜』 – 서양 문학의 거장 시인들이 숭배하는 시성 국내 초역!
3 『욥의 노래』 – 히브리 시문학의 정수! 시인 블레이크 그림과 함께 감상하는 비극의 세계
4 프랑수아 비용, 『유언의 노래』 – 중세 암흑기 대표 작가, 그러나 지극히 현대적인 시인 비용 국내 최초 소개!
5 김수영, 『꽃잎』 – 참여시인을 넘어 한국 모더니스트로서의 문학적 가치 재발견!
6 에드거 앨런 포, 『애너벨 리』 – 김경주 시인의 새로운 번역! 도레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는 고딕 낭만의 세계
7 보들레르, 『악의 꽃』 – 우리 문학계 스타 어른 황현산 문학평론가의 참신한 번역!
8 랭보, 『지옥에서 보낸 한철』 – 한국 불문학의 전설 고 김현 선생의 살아 있는 번역!
9 말라르메, 『목신의 오후』 – 한국 불문학의 거장 김화영 교수의 믿을 수 있는 번역!
10 윤동주, 『별 헤는 밤』- 한국 문학의 가장 순수한 영혼의 고뇌! 윤동주 자필 원고 수록
11 에밀리 디킨슨,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고독과 슬픔의 시인, 간결한 문체와 모던한 감수성의 결합!
12 부코스키,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현대 시인 부코스키 시집 국내 초역!
13 브레히트, 『검은 토요일에 부르는 노래』 – 시인이자 니체주의자로서의 브레히트 정수가 담긴 『가정기도서』 국내 초역 다수
14 헤밍웨이, 『거물들의 춤』 – 특유의 생략적 글쓰기를 잘 보여 주는 헤밍웨이 시집 국내 초역!
15 백석, 『사슴』 – 백석 평전을 쓴 안도현 시인이 백석의 정수만을 뽑아 전하는 선집
16 부코스키,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 미국 서점에서 가장 많이 도둑맞는 책의 작가 1위!
17 T. S. 엘리엇, 『황무지』 – 신비평을 주도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영어로 쓰인 최초의 현대시”!
18 이브 본푸아, 『움직이는 말, 머무르는 몸』 – 보들레르의 정통성을 계승하며 오늘날 프랑스 시단을 대표하는 본푸아의 첫 시집
19 기욤 아폴리네르,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 아폴리네르 연구에 매진한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가려 뽑은 아폴리네르 시선집
20 정지용, 『향수』 – 한국 시단의 이미지스트, 모더니스트 계열의 선구자 정지용 시의 정수!
21 윌리엄 워즈워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 영국의 낭만주의, 자연주의 시인의 목가적 시편들을 가려 뽑은 선집
22 빌헬름 뮐러, 『겨울 나그네』 – 독일의 대중적 낭만주의 시인 빌헬름 뮐러의 대표 연작시 국내 최초 완역
23 D. H. 로렌스, 『나의 사랑은 오늘 밤 소녀 같다』- 휘트먼적인 자유시를 통해 휘두르는 강렬한 감정과 신비로운 교감의 세계
24 페르난두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변방의 포르투갈 문학을 유럽 모더니즘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천재 시인
25 페르난두 페소아,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페소아가 가장 사랑했던 이명(異名), 알바루 드 캄푸스 대표 시선
26 로베르 데스노스, 조재룡 옮김, 『알 수 없는 여인에게』 – 앙드레 브르통이 인정한 초현실주의 기수 데스노스 선집 국내 초역
27 자크 프레베르, 김화영 옮김, 『절망이 벤치에 앉아 있다』 – 샹송 「고엽」의 작가 프레베르의 진수를 담은 시선집
28 아르킬로코스, 사포 외, 김남우 옮김, 『고대 그리스 서정시』 – 인간 정서의 고갱이를 담은 고대 그리스 대표 서정시 선집
29 윌리엄 셰익스피어, 피천득 옮김, 『셰익스피어 소네트』- 지극히 절제된 14행시에서 우아하고 경쾌하게 뛰노는 언어와 감정의 축제
30 피천득 옮김·엮음, 『착하게 살아온 나날』- 대한민국 1세대 대표 영문학자이자 시적 산문의 대가 피천득이 번역하고 엮은 세계 시 선집
31 칼릴 지브란, 황유원 옮김, 『예언자』- 95년간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 이상 팔린 ‘현대의 성서’
32 베르톨트 브레히트, 박찬일 옮김,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진리는 구체적이다.” 20세기 독일 문학의 얼굴을 바꾼 브레히트의 대표 시선
33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조주관 옮김,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하다』- 러시아 대문호 투르게네프 탄생 2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완역 산문시집
34 호라티우스, 『호라티우스의 시학』- 로마의 현자 시인 호라티우스가 전하는 서양 문화 2000년 전통의 굳건한 뿌리
- 한국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한 세계시인선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고은),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김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김주연),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정현종)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고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현이(김현)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에 다녀온 이들 아닌가.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세계시인선은 출판 역사상 가장 오랜 수명을 이어 온 문학 총서의 하나이자 시문학계와 민음사를 대표하는 시리즈가 되었다.
- 지금의 한국 시인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제공한 세계시인선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 허연 시인
“나에게 세계시인선은 시가 지닌 고유한 넋을 폭넓고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 ― 김경주 시인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 독자의 평 1
호라티우스는 라틴어 문학에 핵심적인 인물이다. 고대 로마, 중세, 르네상스,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호라티우스의 시는 빠짐없이 인용이 되어 왔다. 귀족 뿐만 아니라 학자들도 호라티우스의 시는 꼭 기억하고 있다. 신학자들도 물론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어로 번역 된 것이 없는 줄 알고 걱정했는대 민음사에서 번역본이 있어 매우 기쁘다. 호라티우스 시학을 잘 습득해야겠다.
○ 독자의 평 2
‘시학’의 또 다른 모습과 존재의 형태를 볼 수 있는 인물인 호라티우스. 우리는 ‘시학’하면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린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비해 지적질을 참 잘하는 시인인 호라티우스의 ‘시’에 관한 그의 생각을 접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그의 서간시들을 모아 엮어논 것으로 “‘시학’이라고 불리는 서간시를 포함한 ‘서간시'”들인 세편의 편지를 소개하는 내용이며 그의 서간시를 통해 그, 호라티우스의 문학론과 시인론을 좁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시들은 전부 라틴어로 쓰여있기에 선택시 약간의 머뭇거림을 하게되는, 분면 나 자신의 언어학적 부족함 을 깨달으며 선택하게된 책이다.
‘ARS POETCA'(시학), ‘EPISTULAE II'(서간시 2) 을 담고 있다. 후세에 호라티우스의 영향은 거의 모든 시대에서 찾아볼 수 잇을 정도라하며, 그의 ‘시학’은 작시법의 주요 정전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부끄럽게도 문학을 공부했음에도 사실 생소했던 호라티우스는 고대 로마의 서정시인이며 풍자시인으로 전해진다. 호라티우스의 ‘시학’은 “시인의 경험에서 시인의 덕목과 역할을 중심으로 문예 창작활동 전반을 노래한 운문이다.”라 전하고 있다. 그래서 도데체 호라티우스가 누군데?라고 하면, 그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말이 그의 시집 한 구절에서 유래되었다고 말하면 , 아,하고 들어본적 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제 ‘카르페디엠’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문구가 되었다.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수를 셀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책에 따르면 “호라티우스의 ‘시학’은 철학에 맞서 싸운 로마 시인의 노력을 기록한, 시인을 옹호하는 진지하면서도 즐겁고 경쾌한 시다. 철학의 한계를 넘어선 지평에 우뚝 선 호라티우스는 맑은 정신을 가진 박식한 학자 시인이었고, 인간 행복의 지혜를 선포하는 영험한 현자 시인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시들은 전부 서간시이다. 한줄한줄 마다 시인의 위상과 위엄과 의무에 대해서 뼈아픈이야기들이 많다. 시인이라면, 혹은 시를 공부한다면, 아마도 계명이 될만한 시들로 살면서 두고두고 곱씹을, 대대로 나태해진 자신을 채찍질해줄 무언가를 찾게될 때 필요한 말들이 들어 있다.
“로마는 배워도 못 배워도 (시를) 쓰겠다 덤빕니다.” 말하는가 하면, “일도 많고 탈도 많은 로마에서 시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라 시인의 역할의 어려움들도 토로합니다. 그런가하면 “평범한 시인들은 인간들도, 신들도, 책방주도 용서치 않으리라.”하며 무능한 시인을 꾸짖기도 합니다.
읽는 내내 따갑게, 거칠게 찌르는 문구들이 나를 헉하게 만들었지만 역시나 시인에게는 금언이고 격언이고 길이 남을 명언들이었다. 가끔은 실소를 띠게도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되어져야 할 문구들이다. 철저히 시인으로서의 시인들에게 뼈아픈 충고들로 채워진 호라티우스의 ‘시학’이었다. 그러나 물론 좋은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며 격려하며 장려하고도 있는 것이다. 시를 공부하려하는 모든 이에게 정전으로서 끊임없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의 말처럼 시인들이여, 현실을 잡길 바래본다! 시인으로서 하루하루가 ‘나’의 마지막인 것처럼!!

○ 독자의 평 3
ARS POETICA ET EPISTULAE Ⅱ
본 서는 로마시대 학자시인 또는 현자시인으로 불렸던 호라티우스가 시로 쓰인 유일한 시학으로 유럽의 2000년 문화전통의 근본 뿌리이며, 거의 모든 시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책이다.
저자 호라티우스는 ‘현재를 즐겨라’로 번역되는 라틴어 경구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을 남긴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철학자의 시삭에서 아티카 비극을 다룬 산문이라면, 호라티우스의 ‘시학’은 시인의 경험에서 시인의 덕목과 역할을 중심으로 문예 창작활동 전반을 노래한 운문이다.
모든 가르침은 간명할지라. 그래야 말을 영혼이 얼른 알아듣고 단단히 잊지 않는다면서 ‘창작은 즐거움을 위해 만들되 진실에 가깝게’하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계 장치로 (연극 무대에) 내려온 신 (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이다. 호라티우스는 바로 이 ‘시학’에서 시인은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신을 등장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신은 매듭의 해결사가 필요한 경우 외에는 끼지말라’고 했다.
또한 ‘태산명동에 서일필 (泰山鳴動에 鼠一匹)’ 이라고 태산이 울리고 들썩이더니 고작 쥐 한 마리가 나왔다는 뜻인데, 이 또한 ‘시학’에서 왔다. 시시한 시인의 작품일수록 첫머리가 너무 거창하다며, 따끔한 추고위 말이 ‘그렇게 큰소리치며 약속한 자가 과연 그 약속에 부합되는 것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그러다간 산들이 산고를 겪되 우스꽝스러운 쥐 한 마리를 낳는 꼴이 되어버립니다.’라고 하였다. 역자는 ‘태산이 몸믕 풀어 우스운 생쥐가 태어납니다’라고 번역하였다.
디테일의 봉준호 감독이라 하지만 호라티우스의 디테일한 시학은 짧은 글이에도 촌철살인 같고 주옥같은 명문으로 가득차 있어 곁에 두고 문학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까지도 참고할 일이다. 부끄럽지 않는 삶을 밝히고 가르쳐주는 등불 같은 책이다.
- 밑줄치기
.시가 곱다고 충분하리까? 달콤할지니, 시란 제 가는 대로 청중의 마음을 이끌지어다. 시인이 웃을 때 함께 웃고, 슬퍼할 때 슬퍼하는 사람들 표정. 눈물짓는 나를 보겠거든 네가 먼저 아파해야겠고, 그때 네 불행이 날 울리리라.
.시는 그림처럼, 가까이 다가설 때 오히려 그댈 사로잡는 게 있고 어떤 건 멀리 떨어질 때. 어둠을 좋아하는 게 있고, 대낮을 차는 것도 있어 비평가의 날카로운 안목이 두렵지 않습니다. 한번 솔깃한 게, 열 번 봐야 흡족한 게 있습니다.
.비웃음도 아까운 형편없는 시를 쓰는 사람들이 실로 제멋에 겨워 글쓰기를 즐기고 우쭐해 합니다. 대중의 침묵 가운데 행복하게 제 것을 떠벌립니다. 하나 올바른 시를 쓰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빈 수첩과 함께 엄한 감찰관의 정신을 갖출 일. 하여 훌륭한 시인은 만일 단어가 빛을 잃으면, 무게를 잃으면, 부당하게 영광을 누리면, 가차없이 지우고, 저항하여 매달리더라고 베스타 신전에 피신하더라도 그리합니다. 훌륭한 시인은 인민에게 오래 희미해졌으나 사정을 밝히는 단어를 세상에 보여주며, 카토와 케테구스 같은 이들이 기억할 법한 단어라도, 사납게 세월에 버려진 단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필요의 아버지가 낳은 신조어도 받아들입니다. 하여 맑고 투명한 힘찬 강물처럼 말을 쏟아내 풍요로운 단어로 라티움을 살찌울 겁니다. 과정을 단속하고, 과도하게 거친 말을 건강한 양식으로 다듬고, 빈약 무의한 마을 축출합니다. 훌륭한 시인은 때로 사튀로스, 거친 퀴클롭스의 시늉, 광대를 가장하지만 실로 수고를 늦추지 않습니다.
○ 언론 소개
‘어떤 분야는 평범, 즉 참아줄 만하다면/용납되리다. (중략) /하나 평범한 시인들은/인간들도, 신들도, 책방주도 용서치 않으리다.’
로마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호라티우스(BC 65~BC 8) 서간시의 국내 최초 완역본이 출간됐다. 호라티우스 서정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남우씨가 번역한 ‘호라티우스의 시학’(민음사)이다. 기원전 14년쯤 두 권의 서간시로 출간됐던 이 세 편의 시 중 ‘시학’은 몇 차례 번역됐으나 ‘아우구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와 ‘플로루스에 보내는 편지’는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플라톤이 철학자 입장에서 시론을 펼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자의 시각에서 비극의 시학을 쓴 반면 호라티우스는 시인으로서 창작 활동 제반과 시의 효용을 옹호했다. 그에게 좋은 시란 기교적으로 탁월할 뿐만 아니라 읽는 이에게 즐거움과 윤리적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또한 좋은 시는 좋은 삶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시의 감화력과 교육적 가치를 중요히 여겼다. 이는 ‘시인 추방’을 주장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화해라 볼 수 있다.
호라티우스는 시를 향해 외부로부터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 내는 한편으로, 내부를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영감에만 기대어 시 쓰기를 신비화해서는 안 되며, 재능과 부단한 연습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을 쓰는 그대들은 능력에 맞는 글감을 /고르시라. 불감당은 아닌지 어깨가 견딜 수 있을지/오래 두고 살피시라’고 일침하는가 하면 ‘사람 머리에 말 모가지를 붙이는’ 억지를 쓰거나, ‘모든 걸 믿으라 허구는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20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선배 시인의 따끔한 가르침이다. _ 이슬기 기자 (서울신문)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