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해
로마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로마서 1:7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롬 1:15) 로마서의 독자는 ‘로마에 있어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고 성도로 부르심을 입은 모든 자’이다. 로마서 16장을 보면, 이 로마 성도들은 5개의 가정 교회들 (house churches)로 나누어져 모임을 갖고 있었다 (롬 16:5, 10, 11, 14, 15). 그런데 우리는 불행하게도 로마 교회의 기원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다. 바울은 로마 교회의 설립자가 아니다. 로마서 1:13; 15:22에서 그는 여러 번 로마에 가기를 원했으나 길이 막혀 갈 수 없었다고 분명히 말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통은 베드로가 로마 교회를 설립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설의 타당성은 거의 없다 (롬 15:20; 고후 10:16).
로마 역사가 수에토니우스 (Suetonius)가 쓴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Claudius)의 전기에 의하면 클라우디우스는 로마서가 작성되기 6-7년 전인 주후 49년에 모든 유대인들에게 로마에서 떠나라는 추방령을 내렸다. 그 이유는 크레스투스 (Chrestus)라는 사람으로 인하여 빈번히 발생한 소요 때문이었다. 그 소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은 아마도 예수가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유대 그리스도인들과 그런 주장을 반대하는 유대인들 사이에 있었던 소동이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Chrestus가 그리스도 (Christos)를 의미한다는 것은 학자들 사이에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런 일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행 2장을 보면, 오순절에 지중해 연안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거하였던 경건한 유대인들이 베드로의 설교를 듣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들 중에는 물론 로마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행 2:10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 이들은 로마로 돌아가자 이전처럼 유대인의 회당 모임에 규칙적으로 참석하였는데 잠잠히 있지 못하고 새로운 도를 전파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당시에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였는데 예루살렘이나 안디옥에서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로 이주하여 선교에 동참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복음 전파에 우선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할례를 받고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 (proselytes)과 할례를 받지는 아니 했으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 (God-fearers)이었다. 그러나 다른 도시에서처럼 로마에 사는 대다수의 유대인들은 복음을 거절하였고 결국에는 큰 소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이러한 유대인들의 소요로 말미암은 사회적인 불안을 정치적인 위협으로 느끼고 주후 49년에 유대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모든 유대인들을 로마에서 추방하였다. 그들 중에는 고린도에 가서 바울을 만난 브리스가와 아굴라도 포함되었다 (행 18:2).
이 사건은 로마 교회의 인적 구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처음에는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다수를 차지하였고 이방 그리스도인들은 소수 그룹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오직 이방 그리스도인들만이 로마에 남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유대인의 회당과는 상관없이 개인들의 집에서 독자적으로 모임을 구성해야만 했다 (롬 16).
주후 54년 클라우디우스가 죽고 네로 (Nero)가 등극하자 추방당했던 많은 유대인들과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점차적으로 다시 로마로 돌아오게 되었다. 로마서 16:3을 보면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이름이 나타나는데, 그들도 또한 이 기회를 이용하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바울이 56-57년에 로마서를 로마 교회에 보냈을 때, 그 교회는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다수였다 (롬 1:5-6, 13; 11:13, 23-24, 28, 31; 15:7-8; 15). 돌아온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로마 교회에 합류하였지만 그들은 소수였다.
1. 저자
로마서를 기록한 사람은 사도 바울이다 (롬 1:1). 초대 교회 이후로 이 점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바울이 기록한 다른 서신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로마서에 담긴 교리적인 내용들은 사도 바울에게 늘 나타나고 있는 전형적인 내용들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2. 저작 연대와 장소
이 편지는 바울이 그의 제 3차 선교여행을 끝마칠 무렵, 곧 주후 57년경에 기록되었다. 바울은 3차 선교여행의 끝 무렵 고린도교회에서 석달을 머무는 동안 (행 20:3) 로마교회를 향하여 편지할 계획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로마교회는 당시 사도들로부터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기에 기독교 신앙의 기본 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해야할 필요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로마는 당시 제국의 중심부로 그곳에 기독교 신앙의 체계화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세계 복음화를 꿈꾸던 바울이 늘 기도하는 바였던 것이다. 편지라기보다는 일종의 논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마서는 1-11장은 구원의 필요성과 방법 및 구속사의 전 과정과 12-16장은 성도의 삶을 적용중심으로 기록하여 권면하고 있다. 편지를 로마에 전달할 사람으로 겐그레아 교회의 여집사인 뵈뵈를 추천한 점으로 보아 (롬 16:1) 이 편지는 고린도에서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3. 저작 동기와 목적
사도 바울이 이 편지를 기록했을 때 그는 자신이 해낼 수 있는 한 지중해 동쪽의 복음 전도 사역을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이제 그는 그의 눈을 서방으로 돌리고 있었다. 바울의 서방 (스페인) 선교계획에 있어서 로마는 전략적인 요충지였으므로, 그는 로마 교회의 협력을 받아야 했다. 로마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리적인 내용들도 바로 이러한 동기에서 기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로마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위대한 은혜와 무한한 자비를 이해하게 하며, 이 은혜와 자비가 너무도 놀랍고 모든 사람들에게 조건없이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 복음 전파는 절대적으로 긴급하며 로마 교회도 여기에 동참해야 함을 보여 주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곧 바로 로마에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의 가난한 성도들을 위해 이방 (마게도냐와 아가야) 교회 성도들이 모금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롬 15:25-28). 따라서 로마로 가는 대신 바울은 그곳의 성도들로 하여금 그의 방문을 예비하도록 이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사도 바울이 로마서를 기록한 목적은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할 수 있다.
1) 스페인 선교와 로마 교회방문을 위하여
스페인 선교 계획과 관련하여 앞으로 있게 될 로마 교회 방문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기록했다 (롬 1:10-15; 15:22-29).
2) 로마교회에 구원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사도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로마 교회에 하나님의 구원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했다.
3) 교리 강습을 위하여
전체적인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갖는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했다. 당시 로마 교회에서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율법주의적인 사고에 빠져 있었으므로 로마 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 (14:1-6).
4. 중심내용
사도 바울은 모든 인류가 처해 있는 영적인 상태를 개관함으로써 로마서를 시작한다. 그는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모든 인류가 한결같이 죄인이며, 구원받아야 할 존재들이라고 보았다. 이 구원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서 완성한 구원 사역을 통해 마련해 놓으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믿음으로 이 구원을 받아들여야 한다. 믿음으로 얻는 구원 즉 이것은 아브라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이 인간을 대하시는 원리이다. 그런데 구원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경험에 있어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죄와 율법,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논리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자유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연합하며, 성령의 임재와 능력 속에 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그리고 나서 바울은 이스라엘도 역시 비록 현재로는 불신앙의 상태에 있지만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계획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 준다. 현재 이스라엘은 남은 자들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이스라엘 전체에게 구원받을 때가 올 것이다 (롬 11:26). 이 편지는 독자들로 하여금 교회와 세상에서의 실제적인 삶을 통해 그들의 믿음을 완성하라고 권면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5. 로마교회의 성격
로마 교회가 사도 바울에 의해 세워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롬 1:10-15; 15:20-22). 사도 베드로가 이 교회를 세웠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매우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예루살렘 공의회가 열렸을 때 (주후 50년경, 베드로는 아직 예루살렘에 있었는데 로마 교회는 주후 49년 이전에 존재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에 바울이 로마 교회에 로마서를 보냈을 때 그곳에 베드로가 있었다면, 분명히 그 사실을 언급했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예 서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마 교회가 사도들에 의해 세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로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교회는 누구에 의해서, 그리고 언제,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가? 행 2:10에 따르면, 오순절에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 중에 ‘로마로부터 온 유대인과 유대교 개종자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들이 로마로 돌아가 그 곳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수고한 결과, 로마에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가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이다.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로마서를 보냈을 당시, 로마 교회는 이미 규모가 상당히 컸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이러한 추측은 교부 클레멘트 (Clement of Rome, 주후 96년)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는데, 그는 주후 60년 중엽 네로 황제의 박해 때 ‘무수히 많은 성도들’이 순교했다고 말했다.
로마 교회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섞여 구성되어 있었으며, 수적으로는 이방인들이 우세하였다 (롬 1:1-15; 15:14-16; 11:13-16장에 언급된 인물들의 대부분은 로마나 그리스 출신이다). 한편, 로마서에서 바울이 어떤 특별한 권위를 지닌 인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로마 교회는 아직 중심적인 조직 기구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6. 내용분해
1) 서론(1:1-17)
2)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의의 계시(1:18-4:25)
3) 믿음으로 의롭게 된 자들을 위해 약속된 생활(5:1-8:39)
4)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 이스라엘과 이방인(9:1-11:36)
5) 믿음으로 의롭게 된 자들에게 요구된 순종(12:1-15:13)
6) 결론(15:14-16:27)

임운규 목사 (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 편집·발행인)
CerIII · IV, Diplom, B.Th, M,A, M.Div, M.Th, D.Th, D.Pt ca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