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동체(6)
슬로시티(Cittaslow) 공동체
슬로시티(Slowcity = Cittaslow)는 1999년 이탈리아에서 ‘치따슬로’(cittaslow)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운동으로 느린 삶,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빠른 속도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가치들도 늘어나게 했다. 슬로시티운동은 이러한 빠름이 주는 편리함에서 잠시 벗어나 값비싼 느림의 즐거움을 느끼며 빠름과 느림, 아날로그와 디지털, 농촌과 도시 간의 균형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1999년 10월 이탈리아의 몇 몇 시장들이 모여 위협받는 la dolce vita, 즉 달콤한 인생의 미래를 염려하여 슬로시티운동(Slowcity movement)을 출범시켰다. 슬로시티운동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주 심장부에 있는 그레베 인 끼안띠의 전 시장이었던 Paolo Saturnini의 창안으로부터 출발하여 몇몇 타운들의 시장들이 참여하고 슬로푸드와 연대하여 최상의 슬로시티 프로젝트를 형성하였다.
Slowcity(Citta lenta = Cittaslow)의 출발은 ‘느리게 먹기’(slow food)와 ‘느리게 살기운동’(slow movement)으로 시작된 것이다. 슬로푸드운동의 사명은 먹을거리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미각교육을 확대하며, 우수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대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느리게 살기운동을 더해 지역적인 운동으로 확대한 것이다. 슬로시티 로고 마크의 상징은 마을을 등에 지고 가는 느림의 대명사 ‘작은 달팽이’다.
슬로시티운동의 목적은 인간사회의 진정한 발전과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를 향한 두 가지는 ‘자연’(nature)과 ‘전통문화’(culture)를 잘 보호하면서 경제살리기를 하여 진짜 사람이 사는 따뜻한 사회,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국제슬로시티의 모토는 “International network of cities where living is easy”로 편한 삶, 즉 삶의 질을 위한 국제적인 연결망이다.
이 운동의 주요 지향점은 ① 철저한 자연생태보호, ②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③ 천천히 만들어진 슬로푸드 농법, ④ 지역 특산품 공예품 지킴이, ⑤ 지역민이 중심이 되고 정직한 진정성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여, 세계적으로 사고하며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think globally act locally”로 지방의 세계화, 즉 세방화(glocalization)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오늘날 모든 슬로시티 타운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슬로시티운동에 동참한 타운들은 현대사회에서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비록 지금은 슬로시티운동이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비현실적이진 몰라도 1999년 이래 현재(2014년 10월 현재) 27개국 174개 회원 타운으로 확대되었다.
슬로시티는 고품질 식품으로부터 지속가능성, 환대,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공통 경험을 공유하기를 원하는 공무원, 시민, 슬로푸드 회원들과 연대하고 있다. 슬로시티의 목적은 삶의 질을 일구어 내기 위해 새로운 농업을 촉진하고 윤리적 소비자를 지원하고 보호하고 있다. 슬로시티의 목표는 지역사회 본연의 모습인 고유문화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세계화의 가장 좋은 측면들을 활용하여 현재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공동체의 정신과 정체성을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치따슬로(Cittaslow) 연맹 사무국은 이탈리아 오르비에토(Orvieto)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맹조직은 크게 회장단, 국제조정위원회, 국제학술위원회로 구성되어 있고, 매년 6월 마지막 주에 국제슬로시티 시장총회를 개최한다.
치따슬로 국제연맹 헌장에는 환경, 기초인프라, 도시경관 및 미관, 토산품의 가치화 정책, 관광객 수용정책, 시민들의 참여와 인식 확대 정책의 6개 분야에 걸쳐 54개의 조항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조항 적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0개의 도시가 가입되어 있는 한국슬로시티의 경우에는 주로 24개의 조항을 인증 기준 및 목표로 삼고 있다. 슬로시티 환경정책으로는 ▷에너지절약 및 대체에너지사용에 관한 계획, ▷유전자변형 농산물 사용금지, ▷빛 오염 관리시스템 및 프로그램, ▷환경운영시스템(ISO9000, 14000, 22000 등) / 슬로시티 기초인프라 정책으로 ▷자가용 사용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보행 및 자전거도로, 대중교통의 통합운영 등, ▷공공장소에서의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휠체어접근성 등) – 물리치료, 소리도서(음성도서) 등, ▷지역의 노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프로그램, ▷공공 구조물의 재정비 및 관리, ▷민원실과 슬로시티 활동의 창구 통합 / 슬로시티 도시경관 및 미관 정책으로 ▷친환경건축을 위한 홍보 및 교육 프로그램, ▷환경적 쓰레기 처리 및 소음지역의 방음조치 등이다.
2007년 호주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굴와(Goolwa)는 남 애들레이드 주도에서 80km 떨어져 있으며 머레이 강 하구에 위치한 인구 6000명의 작은 타운이나 휴가 때면 관광객들로 인구가 두 배 이상인 1만5000명으로 늘어난다. 호주 내국인의 체류는 물론 해외여행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굴와의 가볼 만한 명소로는 문화유산인 굴와 부두와 리틀 스코틀랜드, 머레이 리버 마우스, 쿠롱 등 유서 깊은 건물들, 알렉산드리아 호수, 람사르 보전지역과 알렉산드리아 치즈 농장과 공장, 굴와의 공동체 정원 등을 들 수 있다.
음식으로도 유명한데 밸라스트 스톤(Ballast Stone)과 커런시 크릭(Currency Creek)에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최고급 와이너리가 있다. 토종 젖소들이 각종 치즈와 우유를 생산해 유제품과 염소 치즈도 유명하다. 작은 올리브 숲에서 나오는 올리브유에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국의 기술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올리브 식품도 독특하다. 이곳에서 나는 재료들로 요리하는 로컬 레스토랑에서는 특히 생선요리를 추천할 만하다. 이곳에서 키우는 소로 만드는 쇠고기 요리는 최고의 품질로 이름나 있고, 새조개 모양의 캔디도 유명세를 떨치며 수출까지 한다. 굴와는 150년 전통의 목조 보트 건조의 중심지이자 증기 기선 노(paddle)와 증기 기차가 도입된 중심지이기도 하다. 와인・치즈・올리브・생선・쇠고기 등 이곳에서 나는 식품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고, 그림과 목공예, 전통 활, 직조로 만든 바구니 등도 유명하다.
이곳의 대표적인 축제로는 2년마다 개최되는 남호주 목조보트 축제를 들 수 있다. 또 매년 5월에는 역사와 유산을 주제로 ‘어라운드 굴와’(Around Goolwa), 6~8월에는 겨울 해변에서 ‘고래 바라보기’(Whale Watching), 10월에는 지역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공예품과 와인, 음식을 내놓는 ‘굴와 얼라이브’(Goolwa Alive) 등 다채로운 볼거리들로 가득한 축제가 이어진다. 굴와는 호주에서도 가장 느린 슬로 타운을 표방하며 의회, 사업가와 주민들의 공동체적 합심 노력으로 슬로시티의 매력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굴와 웹사이트www.cittaslowgoolwa.com.au).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