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지서 해석(23)
지금은 절개를 구할 때: 호세아서<23>
지난 12월 이스라엘 답사 때 여러 항공기들을 이용했으나 우리가 이스라엘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엘 알 이스라엘 항공사’ (ELAL Israel Airlines)의 비행기를 탔다. 이 항공사는 이스라엘 국책 항공사 (the flag carrier of the nation of Israel), 즉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항공 회사다 (민간 운영이기는 하지만). 텔 아비브의 벤 구리온 공항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 38 도시로 비행기를 띄운다. 그러면 ‘엘 알’이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스라엘에 도착해서 몇몇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시원스런 대답을 얻지 못했다. 문자적으로 보면 이것은 두 단어로 되어 있는데, ‘엘’은 전치사로 ‘-에게 (to)이고 ‘알’은 ‘높음 (height)’이라는 명사 (Substantive)이다. ‘위키피디아’에 보면 ‘하늘로’ (To The Skies) 혹은 ‘하늘을 향해’ (Skywards)라는 뜻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만약 이 뜻이 맞다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 회사 이름으로는 제격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의문 부호를 단다. 과연 엘알이 ‘하늘을 향해’라는 뜻일까?
‘엘 알’이란 이름의 유래
‘위키피디아’에 보면 엘알의 유래가 나온다. 1948년 9월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인 하임 바이츠만 (Chaim Weizmann)이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야 했는데 참석하고 돌아올 때 이스라엘 정부 비행기로 돌아오려고 했지만 출항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군용기 C-54를 민간 비행기로 개조하여 에그론 공항을 떠나 제네바에 있던 바이츠만을 픽업해서 고국으로 실어날랐는데 이때 비행기에 ‘엘 알 이스라엘 항공회사 (El Al Israel National Aviation Company)’라고 페인팅을 해서 새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1948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 해는 어떤 해인가. 바로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한 해가 아닌가. 독립일 (‘욤 하아쯔마오트’)은 그레고리안 달력으로 하면 5월14일에 해당한다 (이스라엘 달력으로는 Iyar 월 제5일). 이스라엘이 독립을 한 해 대통령을 실어나르는 특별기 이름을 단순히 ‘하늘을 향하여’라고 붙였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엘 알’이란 항공기 명칭은 그 당시 나라를 되찾은 이스라엘의 신앙에서 나온 명칭이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호세아서에서 나온” 명칭이라고 나는 믿는다.
호세아서에 나오는 ‘엘 알’
‘엘 알’이란 어구는 호세아서 11장 7절에 나온다. 개역개정은 “내 백성이 끝끝내 내게서 물러가나니 비록 그들을 불러 위에 계신 이에게로 [돌아오라] 할지라도 일어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라고 번역하였다. 즉, 이 구절의 엘 알을 ‘위에 계신 이에게로’라고 옮긴 것이다. 김희보 교수는 ‘엘’을 방향을 가리키는 전치사로, ‘알’을 위 (높은곳)로 보아 붙여서 ‘위쪽으로’라고 Keil, Leeser, Chyne, G. A. Smith, BDB 등이 번역한 반면, KJV는 The Most High로 옮겼다고 하였다 (구약호세아주해, 339). 흥미로운 것은 여기서 ‘알’ (높음, 위)이란 단어가 호 7:16에도 나온다는 것이다! “그들은 돌아오나 ‘높으신 자’에게로 돌아오지 아니하니 속이는 활과 같으며…” (개역 개정. 필자의 강조) 그런데 7:16에서는 ‘-에게로’에 해당하는 전치사가 없으며, 또 11:7의 ‘알’에는 히브리 ‘단모음 아’인 파타흐가 붙어 있지만 7:16의 ‘알’에는 히브리 ‘장모음 아’인 카메츠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므로 번역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7:16의 히브어 본문을 음역하면, “야슈부 로 알 하유 케코쉐트 레미야…” (직역하면, 그들이 돌아온다 그러나 ‘높으신 분’ 아니다. 그들은 거짓된 활 같다…” 이 본문은, “활을 쏘았는데 쏜 방향대로 날아가지 않고 엉뚱한데로 날아가는 화살처럼 이스라엘이 간다면 응당 하나님께 가야하는데 엉뚱한 데로 간다”는 뜻이다. 결국 의미가 이렇게 되니 아예 어떤 비평학자들 (J. M. Ward, RSV, Jerusalem Bible)은 ‘로 알’ (아니다, 위에 계신 분) 두 단어를 합치는 동시에 히브리 철자 ‘베트’를 첨가하여 ‘라바알’로 고쳐서 “그들이 그 바알에게로 돌아갔다. 마치 거짓된 활처럼”이라고 번역하기도 하였다 (김희보, 221-2). 몇몇 번역들 (RSV나 특히 JB, 공동번역)과 사전 (KB)에는 본문 자체를 마음대로 수정한 이런 번역들이 있는데 참으로 위험천만한 시도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의미상으로는 원래 의미와 대치 가능한 측면이 있을지 몰라도 여기서 ‘알’이 부사 (above)나 일반명사 (height, sky)가 아니라 높으신 분=하나님 (The High, The Most High, The One above, or God)을 의미한다면 이는 본문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지워버리되 두 글자를 합해 오히려 하나님 반대편에 있는 바알 (쉽게 말하자면 ‘마귀’) 이름을 만들어 넣는 일종의 신성모독을 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동번역은 심한 의역, 오역, 자의적 번역- 이 세가지를 겸하고 있다: “내 백성이 끝내 나를 저버리고 바알을 불러 예배하지만 바알은 저희를 높여 주지 않으리라.”
나는 ‘엘 알’에서 ‘알’을 ‘엘룐’의 이형 (異形)으로 본다. 우리가 알듯이 ‘엘룐’은 ‘지극히 높으신 (분)’이란 뜻이다. 창세기 14:20의 ‘엘 엘룐’에서 ‘엘’은 ‘하나님’, ‘엘룐’은 ‘지극히 높으신 (분)’인데 ‘엘 알’의 ‘알’도 같은 동사 어근 ‘알라’에서 나온, 높으신 (위에 계신) 하나님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였다고 보는 것이다. 이로 보건대, 이스라엘의 ‘엘 알’ 항공은 ‘높으신 분 (하나님)에게로’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인 것이 틀림 없어 보인다. 세계 각지의 여러 나라에서 올라와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포할 때 그들은 분명 ‘위에 계신 이’에게 돌아가지 않고 끝끝내 자기 고집과 욕심대로 살아감으로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2000년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처절한 고생을 해야만 했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다. 그들은 애굽이나 앗수르 같은 세상 나라와 그 왕에게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로!” 가야함을 직시하고 비행기 이름도 호 7:16과 11:7에 근거하여 그렇게 지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엘 알’ 그리고 뭉클해지는 내 마음
이런 추론을 하면서 호세아서의 말씀을 읽노라면 나는 가슴이 뭉클해지고야 만다. 눈물이 나온다. 제 고집대로 떠나간 이스라엘을 끝끝내 부르시어 마침내 호세아서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을 그 땅으로 올라오게 하신 하나님 (1:11; 11:10-11). 흩어져 고생하는 당신의 백성이 너무나 불쌍하여서 가슴이 불붙듯 하신 (호 11:8) 하나님은 “엘알! 하나님께로!”라는 비행기로 그들을 실어나르셨다. 엘알 비행기는 1979년 이란에서 유대인 난민들을 실어 이스라엘로 날랐으며, 1991년 또 에디오피아에서 36시간 동안 14,5000명의 유대 난민들을 공수하기도 했다 (위키백과). 각지에 흩어져 살던 많은 유대인들이 엘알을 타고 하나님께로 왔다. 이제야 (2016년 6월) 엘알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지만, 나는 또 나대로 호세아서를 신문에 기고하던 하필 그 때 (2015년 12월) 호세아서 11:7에서 이름을 딴 엘알을 타고 그 땅을 찾아간 것이다. 그 비행기 이름이 번역이 어려운 ‘엘 알’이 아니었더면 내가 ‘엘 알’의 의미가 무엇일까 지금껏 그렇게 고심했겠는가. 그 고심이 없었더라면 호세아서를 읽다가 아, 그 ‘엘 알’이 여기서 나온 게로구나! 하는 감탄이 있었겠는가. ‘엘 알’의 유래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1948년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호세아의 예언과 관련해 자기들의 정체성을 이렇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겠는가. 또 그로 인해 내 맘에 그들을 향한 가슴뭉클한 애정이 생겼겠는가. 하나님께 감사하자!
“엘 알! 지극히 높으신 주 예수께로!” 비젼
나는 이제 이스라엘이 엘알은 “(아버지) 하나님께로!” 뿐 아니라 “하나님 아들 주 예수께로!”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비행기에 이런 표어가 붙는 비젼을 그려본다: “레쿠 베나슈바 엘 알 예수아 함마쉬아흐, 나슈바 예수아 랍벤 하엘로힘 아도네누!” (오라 우리가 높으신 분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자! 우리주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로 돌아가자!)
최영헌 교수 (알파크루시스 신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