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지서 해석(24)
지금은 절개를 구할 때: 호세아서<24>
“에브라임은 거짓으로,이스라엘 집은 속임으로 나를 둘러쌌지만 유다는 여전히 하나님과 다스리며 성도들은 신실하다” 호세아서 12장 1절 히브리어 본문 (한글로는 11:12)에 대한 킹제임스의 영어역을 한글로 직역하면 이와 같이 되는데 하반절이 의미 전달이 잘 안된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기원전 8세기의 남왕국 유다가 ‘하나님과 여전히 다스리는’ 상태에 있었는가, 그리고 ‘성도들 (히브리어로 ‘케도쉼’)은 신실하다 (히브리어로 ‘네에만’)’고 하는데 그 남왕국의 성도들이 정말 신실했는가 하는 것이다. 신실하기는커녕 실상은 정반대였다. 동시대 이사야 선지자는 남왕국 유다를 치는 설교에서 “신실하던 (히브리어로 ‘네에마나’) 성읍이 어찌하여 창기가 되었는고! 정의가 거기에 충만하였고 공의가 그 가운데에 거하였더니 이제는 살인자들뿐이로다!” (사 1:21)라고 하지 않았는가. 킹제임스의 번역을 따라가면 이 구절이 거짓된 북 이스라엘과 신실한 남 유다를 래디칼하게 대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American Standard Version과 English Revised Version도 남 유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다만 ‘케도쉼’을 킹제임스역처럼 ‘성도’가 아니라 ‘거룩한 분’으로 보아 “…그러나 유다는 여전히 하나님과 다스리는즉, 거룩하신 분에게 신실하다”로 번역하였다. 사실 ‘카도쉬’는 ‘알’이나 엘룐’ (지극히 높으신 분)처럼 ‘거룩하신 분’ 곧 하나님에 대한 한 명칭이다. 보통 이사야서에서는 단수 형태 연계형 ‘케도쉬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로 무수히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서 복수가 쓰인 것은 ‘엘’ (단수형으로 하나님)을 ‘엘로힘’(복수형으로 하나님, 하나님의 장엄성을 강조)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케도쉼은 ‘거룩자’의 장엄함을 강조한 표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plural of majesty. 김희보, 구약호세아주해, 348). 복수형이기에 ‘거룩한 사람들=성도 (saints)’로 번역함 (킹제임스역)은 잘못인 것 같다.
호 12:1의 다른 번역예
그러면 한글개역개정은 이 절을 어떻게 번역했을까. “에브라임은 거짓으로, 이스라엘 족속은 속임수로 나를 에워쌌고 유다는 하나님 곧 신실하시고 거룩하신 자에게 대하여 정함이 없도다”라고 번역하였다. 즉, 킹제임스역이 ‘성도들은 신실하다’라고 하였으나 개역개정은 히브리어의 ‘임 엘’ (하나님께 대항하여 against God)과 ‘임 케도쉼 네에만’ (신실한 거룩자께 대항하여 against the faithful Holy One)를 동격으로 본 것이고, 킹제임스역은 ‘다스린다’ (히브리어로 ‘라드’)로 긍정적 뜻으로 (원형을 ‘라다’ 즉, ‘다스리다’로 봄. 예, YLT) 번역하였으나 개역개정은 ‘정함이 없다’ (‘라드’의 원형을 ‘루드’ 즉 ‘방황하다’, ‘왔다 갔다 하다’로 봄)로 부정적 뜻으로 번역하였다. 스트롱 관주사전을 보면 ‘라드’의 원형을 ‘루드’ (스트롱 번호 7300번 단어)로 소개한다 (뜻은 to wander restlessly). 곧, ‘쉬지 않고 부산스럽게 움직이다’ 혹은 ‘이리로 저리로 왔다 갔다 하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겠는데NASB와 NIV는 ‘unruly’ (‘다루기 힘든’, ‘제어하기 어려운’)를, JPS Tanakh 1917은 ‘wayward’ (‘제멋대로 구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번역하였다.
필자가 번역한다면
필자가 본절을 번역한다면 이렇게 하겠다. “에브라임은 거짓으로, 이스라엘 족속은 속임수로 나를 뺑 둘러쌌고, 유다는 하나님을 거슬러, 진실하신 거룩자를 거슬러 아직도 제멋대로 갈 길을 간다.” 마지막 부분 ‘제멋대로 갈 길을 간다’는 wayward를 약간 dynamic하게 번역한 것이다. 이 번역의 의미는 북 이스라엘이나 남 유다나 타락한 것으로는 똑같은데, 북이스라엘은 하나님께 가까이와서 그분을 뺑 둘러싸기는 했으나 진실됨으로 하나님을 가까이하여 둘러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짓으로 둘러쌌다는 것이고, 남유다는 둘러싼 북이스라엘과는 반대로 하나님을 떠나 왔다 갔다 움직이기는 하나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무슨 선을 행하려고 부지런히 갈 길을 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거슬러 (거역하여) 진실하신 거룩자로부터 상스러운 자들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을 쾅 닫고 나가 마치 예전의 막가파처럼 이리저리로 달려갔다는 것이다. 한글개역개정으로는 북 이스라엘이나 남 유다나 부패한 것을 잘 나타내지만 북이스라엘이 하나님 가까이 둘러싼 모습과 남유다가 하나님을 떠나 제어불가능 상태로 이리저리 멀리 떠나가 방황하는 모습의 대조점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 12:1과 너무 닮은 이사야 1장
위와 같은 필자의 졸역은 정말 히브리 본문의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을까. 호 12:1에 나타난 단어들만을 캐고 캐서는 위 번역의 신빙성이 잘 증명되지 않는다. 호세아와 동시대 선지자 이사야의 표현을 참조하면 위 번역이 더 그럴 듯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사야 1장에는 이런 표현이 나타난다.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타보우 레라오트 파나이”) 여기서 ‘내 앞에’라는 ‘파나이’의 원의는 ‘내 얼굴’이라는 뜻이다. 즉 이스라엘이 예배를 드리려고 하나님 얼굴 앞에, 심하게 말하면, 하나님 코 앞에까지 다가온다는 것이다.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려고, 가난한 심령으로 그분께 가까이 나아온다면 얼마나 좋으랴! 이스라엘은 ‘보이려고’ 속된 말로 ‘눈도장 찍으려고’ 하나님께 가까이 온다는 것이다. 그 뒤의 절들을 보면, 이스라엘은 거룩하고 선한 행위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피가 철철 흐르는 손으로 나아온다는 것이다 (15절). 거룩한 제물을 가지고 나아 오는 것이 아니라 속여 벌은, 사기쳐서 착복한 돈을 헌금이랍시고 가지고 나아온다는 것이다 (13절) 월삭, 안식일, 대회 등등 (13절) 모든 예배 때마다 (오늘날로 말하면 대예배, 소예배, 새벽예배, 저녁예배, 철야예배, 수요예배, 목요찬양예배, 부흥회, 사경회) 가까이 나아오기는 나아오나 하나님의 선과 의를 가지고 오지 않는다. 이것은 호 12:1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뺑 둘러싸고 가까이 서 있기는 하나 거짓된 더러운 마음과 더러운 손으로 서 있는 것과 같다.
한편, 이사야 1장은 또하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가까이오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멀리 떠난다는 것이다. 전도하려고, 봉사하려고, 산기도로 엎드리려고, 금식기도원가려고 멀리 떠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임자를 모르고 길길이 뛰는 소처럼, 주인의 구유를 모르고 고집대로 다른 길로 달음치는 나귀처럼 (3절)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 (오즈부 에트 야웨 니아쭈 에트 케도쉬 이스라엘 나조루 아호르: They have abandoned the LORD, They have despised the Holy One of Israel, They have turned away from Him. 4절하. NASB)라고 이사야는 탄식하고 있다. 이것은 호 12:1에서 유다가 하나님 분부를 받들어 무슨 좋은 일을 하려고 이리저리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업신여겨 화를 촉발시키고 나가서 이리저리 헤매고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따라서 12:1의 번역을, “에브라임은 거짓으로, 이스라엘 족속은 속임수로 나를 뺑 둘러쌌고, 유다는 하나님을 거슬러, 진실하신 거룩자를 거슬러 아직도 제멋대로 갈 길을 간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킹제임스역의 직역을 무척 선호하나, “에브라임은 거짓으로, 이스라엘 집은 속임으로 나를 둘러쌌지만 유다는 여전히 하나님과 다스리며 성도들은 신실하다”는 번역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킹제임스역’ 절대적 옹호자들은 경계해야
그러므로 나는 킹제임스역을 개인적으로 너무나 사랑하고 또 귀한 수고를 한 번역으로 인정하지만 킹제임스역을 절대적으로 유일한 번역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은 거절한다. 구약에 관한 한, 히브리 성경 원문은 완전하지만, 그에 대한 번역들은 다양할 수 있다. 실수도 있을 수 있다. 오류도 있을 수 있다. 어떤 구절의 번역은 KJV, NASB, RSV가 좋을 수 있고, 또 다른 구절의 번역은 NIV가 좋을 수 있다. 너무 의역된 Living Bible (현대인의 성경)이나 너무 자유주의 입김이 들어간 JB나 공동번역은 많이 조심해야 하고 특정한 번역을 절대로 신봉하는 것은 아주아주 바람직하지 않다.
호 12:1의 내용 반전 (反轉)!
오늘도 하나님께 참 마음으로 예배 드리려고 그분 가까이 삥 둘러서자! 오늘도 하나님 뜻 받들어 전도하고 봉사하고 의와 사랑을 행하려고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부지런히 다니자!
최영헌 교수 (알파크루시스 신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