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기쁨, 근심과 행복의 연기 (緣起)
연기 (緣起)는 인연생기 (因緣生起) 즉 인 (因: 직접적 원인)과 연 (緣: 간접적 원인)에 의지하여 생겨남 또는 인연 (因緣: 통칭하여, 원인) 따라 생겨남의 준말로, ‘연 (緣: 인과 연의 통칭으로서의 원인) 해서 생겨나 있다’ 혹은 ‘타와의 관계에서 생겨나 있다’는 현상계 (現象界)의 존재 형태와 그 법칙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 세상에 있어서의 존재는 반드시 그것이 생겨날 원인 (因)과 조건 (緣) 하에서 연기의 법칙에 따라서 생겨난다는 것을 말한다. 연기의 법칙, 즉 연기법 (緣起法)을 원인과 결과의 법칙 또는 줄여서 인과법칙 (因果法則) 혹은 인과법 (因果法) 또는 인연법 (因緣法)이라고도 한다.
○ 홍길복 목사의 라틴어 인문학 (47) 중에서 _ 10월 6일자
– Miscentur trista laetis.

(미스쎈투르 트리스타 라에티스)
miscentur, 원형 misceo, 섞여있다, 혼합하다, 합쳐있다, 영어mixed
trista, 원형 tritis, 슬픔 근심, 눈물, 영어 tearful, tragedy
laetis, 원형 laetus, 기쁨, 희락, 즐거움, 영어 delight, pleasure
Miscentur trista laetis.
슬픔과 기쁨, 근심과 즐거움은 섞이어 있다.
인생이란, 인생살이란 슬픔과 기쁨, 근심되는 일과 행복한 일이 서로 적당하게 뒤섞여 있고, 또한 피차 교차된다는 뜻입니다. 태어난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슬픈 일만 오다가 ‘슬픔끝’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기쁨 시작’ 하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진감래’ – 쓸고, 다할진, 달감, 올래 – 라는 사자성어와는 의미를 달리합니다. 고진감래는 ‘쓰린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참고 견디면 마침내는 뜻을 이룬다’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는 뜻으로 다분히 동양적 인내와 종교적 참음을 가르치며, 미래지향적 성격을 지닌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Miscentur trista laetis, 슬픔과 기쁨, 불행과 행복을 동시적이며, 공간적으로 이해하는 서구적, 인문학적 이해는, 슬픔과 기쁨을 ‘고진감래’의 형태로 보며, 시간적 차이로 해석하는 동양적, 종교적, 미래적 이해와는 다른 시각에서 봅니다.
하여튼 오늘의 라틴어 문장인 Miscentur trista laetis는 인생을 인문학적이며 현실적으로 보려는 그리스-로마식 철학이 뭍어있다고 하겠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슬프기 만한 인생도 없고 반대로 기쁘기 만한 인생살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동양적, 종교적 입장에서는 그것들은 시간적으로 찿아오는 것이니까, 참고 기다리라고 일러줍니다만, 서구적, 인문학적 시각으로 볼 때는, 슬픔이나 기쁨은 다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공간 속에 섞여있는 것임으로, 이 역시 참고 견디며, 이것도 보고, 저것도 헤아리면서 넓은 마음과 도량을 지니라고 충고해 줍니다.
Miscentur trista laetis. ‘슬픔과 기쁨은 섞여있다’는 이 말은 슬픔 속에도 기쁨이 있고 기쁨 중에도 슬픔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이는 더 나아가 슬픔과 기쁨,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보고, 같은 것의 다른 표현으로 보려는 생각이 깃들어 있습니다. ‘슬픔과 기쁨은 다른 것이 아니다. 똑같은 것을 다른 자리에서 볼 뿐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은 인생이란 하나의 연극인데, 그 연극은 비극과 희극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인생이란 하나의 연극이다. 어제는 비극을 상연했으면 오늘은 희극을 연출한다. 매일 똑같은 극만 보여준다면 어느 관객이 이 인생연극장을 찿아오겠는가?’
자, 그러니 오늘의 라틴어, Miscentur trista laetis. ‘슬픔과 기쁨은 섞이여 있다’는 말을 다시 되새기면서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기쁨과 웃음을 찿아 보시고 즐거움과 행복 가운데서도 신중함과 엄숙함을 찿아 보시기 바랍니다.’
Miscentur trista laetis.
Carpe diem !
Bonam fortunam !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