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인문학교실 단톡방에서
좋은 아침입니다. 서서히 가을이 다가오네요.
어제는 최근 서울에 다녀오신 유여 최진 선생님으로부터 책 두 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실은 제가 부탁드린 책들이기에 책 값을 드릴려고 했는데 한사코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줬으면 그만이지!
아침에 그 책 중 하나를 펼쳐들었습니다.
책 뒤표지에도 소개되어있는 글인데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스님이 눈보라치는 추운 겨울날 이웃 마을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쪽 고개에서 금방 얼어죽을듯이 보이는 거지 하나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대로 두면 얼어죽겠는데- 이런 생각이들어 스님은 자기 외투를 벗어주었습니다. 자기도 몹시 추었지만 생각 끝에 큰맘 먹고 외투를 벗어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걸인은 아주 당연한듯이 그 외투를 받아 입고는 그냥 가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약간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그 걸인을 불러세우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보시오.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는 하고 가야 할것이 아니요? – 그러자 그 걸인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 아니 줬으면 그만이지, 뭘 바라는 겁니까? –
그때 그 스님은 무릎을 칩니다.
– 아, 내가 아직 공부가 모자라는구나! 그렇지! 줬으면 그만이지! 오히려 저 사람이 내가 작은 공덕이라도 쌓을 기회를 주었으니 내가 저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맞는거구나! – “
지난 1월에 이 카톡방에서 소개되었던 – 어른 김장하 – 에 대해서 쓴 책 – 줬으면 그만이지 -를 이 아침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과 회한이 교차되었습니다.
좋은 주말, 건강한 하루 되시길 두 손 모아 봅니다.
* 2023년 3월 4일, 시드니인문학교실 단톡방에서 홍길복 목사의 글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4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