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도현 (대한민국의 시인•교수)
안도현 (安度眩, 1961년 12월 15일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면서 대학 교수다. 성씨가 안 씨여 안 교수라고도 부른다
안도현은 1961년 12월 15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출생했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세상의 ‘겉’과 ‘속’에 대한 상상력과 시작품 「간격」(외 30편)의 창작 실제>로 석사 학위를, <서정의 갱신과 창작 실제: 창작시 「국화꽃 그늘과 쥐수염붓」 외 67편을 중심으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들였다. 대학 졸업 후 익산 이리중학교 교사로 부임하여, 국어를 가르치다가 전교조에서 활동한 것이 밝혀져 해직되었다. 1998년 제13회 소월시문학상 대상과 2002년 노작문학상을, 2005년 이수문학상과 2007년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시힘’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2016년에는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상임공동대표 한국작가회의 소통위원회 위원장이며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었다가, 현재는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연어들이 번식을 위해서 바다에서 강으로 가는 과정을 배경으로 사회를 비평한 《연어》의 작가이기도 하다. 한겨레 21에 원고지, 타자기, 워드프로세서로 글쓰는 도구가 바뀐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1996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1998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2002년 노작문학상, 2005년 이수문학상, 2007년 윤동주문학상 문학부문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너에게 묻는다>, <연어>, <연어 이야기>, <연탄 한 장>,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스며드는 것> 등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