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라이프 추천도서
(거의) 석유 없는 삶
우리 가까이 있는 분명한 미래
제롬 보날디 / 성일권 역 / 출판 고즈윈 / 2008
석유 위기는 기우인가 현실인가, 급등하는 유가 속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기업가와 경제학자, 과학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에 닥칠 거의 석유 없는 현실을 예상하고, 그 상황에서 인류가 어떠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지를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석유 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 말한다. 좀 더 덜 쓰고, 덜 버리는 삶. 이같은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문명의 후퇴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바로 이것이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라 이야기한다.
석유고갈_인류의 축복?
‘석유시대’는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석유는 지난 200년의 눈부신 발전을 떠받쳐온 중요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석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수십년 안에 유가가 배럴당 360달러를 웃도는 최악의 상황이 올지 모른다.
이런 근심을 들으면 반론이 튀어나올지 모르겠다. 과학기술이 석유를 대신할 에너지원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유전을 찾아내는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더 많이 석유를 캐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프랑스 지식인 제롬 보날디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태양광, 풍력 등 대체 어너지의 개발 속도는 석유의 고갈 속도를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 긴 연구기간과 엄청난 예산을 퍼부었음에도 이에 대한 성과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떠올려 보라. 나아가, 더는 대규모 유전이 나타날 가능성도 없다. 유가가 지금같이 높다면 유전 탐사는 남는 장사여야 맞다. 석유를 조금만 팔아도 이익이 크게 남으니, 높아진 채굴 비용을 충분히 뽑아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석유재벌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제롬 보날디는 다리에 힘이 풀린 만한 비밀을 들려준다. 더 이상 큰 유전을 발굴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익이 날 가능성이 없는데도 일을 벌일 기업은 없다. 더구나 과거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 들은 각 나라의 매장량에 따라 석유 생산권을 나누어 가졌다. 그러니 산유국들은 땅속에 묻힌 석유량을 부풀려 발표하곤 했다. 실제 매장량은 지금까지의 추측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수십년안에 ‘거의 석유없는 삶’이 현실이 되리라는 뜻이다.
지금 어린 학생들은 자기 인생 중에 ‘거의 석유 없는 세상’을 맞게 될지 모른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날디가 예언하는 미래는 별로 어둡지 않다. 석유 고갈이 오히려 ‘축복’처럼 다가올 정도다.
석유가 없는 시절이 가져올 위기는 어떻게 극복될까?
미래에 닥칠 거의 석유 없는 현실에서 인류가 어떤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예측하고 있다.
석유가 사라지면 청년 실업부터 자취를 감출 터다. 모든 일을 사람 힘으로 해결해야 하기에 일손은 항상 부족하다. 사람들은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로, 농촌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도 살아나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마을 공동체 정신도 자연스레 돌아올 것이다.
거의 석유 없는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넝마주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모든 물건은 살뜰하게 끝까지 쓰이게 될 테다. 알루미늄같이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물건은 ‘금값’이 되어 소중하게 재활용될 것이다.
교통수단에도 큰 변화가 온다. 말이 주요한 탈거리로 다시 떠오르고, 뗏목도 다시 등장한다. 작은 마을을 잇는 합승마차가 등장해 지금의 버스노선의 역할을 떠맡게 될지도 모른다. 낭만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걱정도 된다. 말들이 숱하게 쏟아낼 똥들은 어쩌란 말인가?
말똥은 그때가 되면 ‘폐기물’이 아니라 휼륭한 ‘자원’으로 대접받는다. 심지어 말똥을 놓고 이권다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오줌도 꼭 자기 밭에 누려 하지 않았던가. 지방 정부들은 말똥을 이권 삼아 마구간 지을 땅을 확보할 터다.
먹거리 또한 자연스레 ‘참살이’(웰빙)로 바뀌게 된다. 사람들은 이제 고기를 쉽게 먹을 수 없다. 너무 비싸진 까닭이다. 반면, 비싼 전기료와 사료 값을 당해내지 못하기에 쇠고기, 닭고기를 생산하던 공장식 농장(factory farm)들도 사라지게 된다. 소와 닭, 돼지는 옛날처럼 뒷산과 풀밭을 뛰어다니며 자란다. 당연히 항생제 쓸 일도 줄어든다. 채소나 생선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텃밭과 마을 주변에서 자란 ‘유기농 채소’와 ‘무공해 쇠고기, 닭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
거의 석유없는 세상에서도 인터넷 같은 첨단 기술은 미래에도 큰 도움을 준다. 물물교환과 품앗이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활발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리눅스가 여러 프로그래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졌듯, 미래의 기술사들도 물자와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법, 물레방아 같은 작은 수력발전을 솜씨 있게 돌이는 법 등을 놓고 힘을 모을 것이다.
제롬 보날디는 ‘거의 석유없는 시대’를 결코 어둡게 그리지 않는다. 석유가 떨어지면 인류는 ‘축제의 다음날, 술에서 깨 보니 길바닥에 누운 채 돈도 떨어지고 비참해져 있는 모습’ 같은 자신을 깨닫게 되리라. 석유가 사라지면 모든 것은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되찾는다. 볼펜 하나, 옷 한 벌은 ‘소비재’를 넘어서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주요내용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장에서는 인류를 슈퍼맨으로 만들어 주었던 석유가 갈수록 고갈되고 비싸지는 현실을 간략히 정리해 보여 준다. 2장에서는 석유 생산량이 수요량에 못 미치는 현실을 여러 자료를 통해 제시하면서 2016년에 배럴당 380달러에 이르게 될 상황을 예상한다. 또한, 석유의 대체에너지로 거론되는 가스와 석탄, 바이오연료, 수소에너지의 현주소를 살핀다.
저자는 2016년까지 석유가 발휘한 효용성과 가치를 대신할 에너지를 찾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한다. 3장에서는 2016년 5월 5일, 배럴당 380달러에 이른 상황에서 우리 삶에 벌어질 일들을 다양하게 기술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모두 연구 작업의 결과물로, 인류가 어떻게 (거의) 석유 없는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목차
시작하는 글_석유가 없다면
1장 새로운 삶의 방식
슈퍼맨에서 크로마뇽인으로
배럴당 380달러, 그 후는?
2장 석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유정탑(油井塔)이 마르고 있다
밑 빠진 독을 채워라
공포의 배럴
석유 말고 다른 것이 있는가?
3장 2016년 5월 5일, (거의) 석유 없는 삶은 어떻게 될까?
‘우르사프’가 발표한 새로운 직업 양상
잃어버린 에너지를 찾아서
지역 발전(發電)
입시세(入市稅)의 부활
코르시카 출신의 조셉, 국제 석유 중개상이 되다
핵, 이산화탄소의 대안
연료탱크 속의 설탕
‘자매 콩탕트’에서 ‘튀김 냄새 205’까지
사륜구동을 타기에는 운수 나쁜 날
우아한 승마 도로
당신을 실어 나르는 걸작품
멋진 수레꾼
뗏목의 재발견
물길을 따라 이동하게 되면
수거하라, 수리하라, 그리고 배달하라
필수품이 아닌 것도 판다
우유 1리터에는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있을까
계절의 맛
순모 만세!
우리의 이웃, 소중한 친구들
새로운 바캉스 도로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하늘을 날아라
인터넷은 위기의 거리를 좁힌다
장밋빛 인생의 예비 기술자들
물결을 미리 내다보라
비닐봉지의 부활
메이드 인 프랑스
물리넥스의 딸들
마치는 글 이 이야기의 교훈
저자소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로, ‘유럽 1’ 라디오, ‘프랑스 2’ 텔레비전에서 과학과 혁신, 첨단기술에 대한 평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일상생활의 사물들’(Les choses de la vie quotidienne)<공저>, ‘제롬, 말해 줘요: 물리학의 비밀’(Dis, Jérôme: Les secrets de la physique), ‘이미지처럼 거짓된?’(Faux comme une image?) 등이 있다.
에듀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