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벳의 이민 삶 나눔
내 인생의 주인은 누구?
내가 요즘 가르치는 대다수의 사람은 중동에서 온 학생들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고 있고 현재 또는 미래에 유치원 교사 되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다.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있고, 어려서 호주에 온 사람들도 있고, 결혼해서 이민 온 사람들도 있고, 거의 모든 사람이우리 교민 들과 비슷한 이민 1 세대에서 이민 2세대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여성들은 히잡을 쓰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몇명의 크리스천 뿐이다.
나는 어떤 특정 종교를 비방하거나 차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문화와 같이 종교도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수용하여야 우리가 같이 호주라는 국가안에서, 더 크게는 지구라는 큰 행성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적지않은 경험을 통해서 어느 민족은 어떤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거리를 두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그들의 나쁜점을 보거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그 학생들 중에 노력과 열성을 보이는 정도에 따라서, 또 나와 성향이 비슷하고 내가 마음이 더 쓰이는 사람들이 있고, 또 조금도 노력하지않고 꾀를 부리는 것이 눈에 보이는 그런 학생들도 있다.
지난주까지 써티피켓 코스를 마친 대략 30명에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그 중 항상 늦게 오고 일찍 가거나 꾀를 피우고, 교실에서도 무엇을 먹을지 잡담이나 하는 그런 아줌마 학생이 한명 있다. 자기가 공부를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까지 방해를 하는 그런 사람이기에 나는 도대체 저 사람은 무슨 목적으로 출석을 할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그 사람이 운영하는 패밀리 데이케어에는 절대 내 아이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 수업에 와서는 어떻게 해서든 타인의 과제를 베끼려고 하는 노력을 보고 참 날로 먹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태 열성 한번 보이지 않고 마지막에 과제물 제출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측은함까지 느껴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여자는 호주로 어려서 이민왔고 18세에 첫 아이를 낳았으며 지금은 34세 네아이 엄마가 되었지만 남편과 이혼을 한 상태라 했다. 그리고 작년말 본국에서 새 남편을 한명 데리고 온 상태라했다.
전 남편은 밖에서 이미지에 전전긍긍하는 사람이고 돈도 있고 살만한데도 불구하고 와이프를 때리고 구박하고 학대하고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며 15년이 넘는 기간을 부부로 살았다. 하지만 여자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이혼하자고 하자 가장 아끼는 첫 아들을 못보게하여 너에게 고문을 하겠다라는 말을 하고는 아이를 데리고 갔다. 아이도 16세고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아빠가 돈도 있고 생활도 풍족해 보이고 아빠 말 만 잘 들으면 그리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서 아빠를 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명의 남은 아이들과 혼자 살다가 얼마전 자기 본국에서 소개받은 남자 와 재혼을 했는데, 이남자가 호주에 오자마자 두달만에 발을 다쳐서 지금 꼼짝없이 집에 있는 상태라했다. 영어도 안되고 돈도 없고 새 남편 발 수술비용까지 지원하게 되었다며 울먹거렸다. 그리고 남편이 집에만 있기 때문에 모든 수입을 담당 해야 되는 건 여자의 몫이 되었다.
차라리 혼자 살았으면 정부 보조금이라도 조금 더 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왜 이렇게 힘들게 사나 싶어서 마음이 안스러워서 힘내라는 말 한마디를 해줬더니 그냥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는게 너무 힘들고 자기는 어려서부터 남자에게 기대어 사는 방법 밖에 배우지 않았는데, 새로 결혼한 남자는 아프고, 아이들도 돌볼 수 없고, 밖에 나가서 일을 할 수도 없고 온전히 여자의 부양가족이 되었단다.
한 여자의 인생이 얼마나 기차고 허무하고 운도 없는 걸까? 그동안 자기가 너무 힘들어 공부에 열성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우는데 참 기구한 여자 인생에 마음이 아팠다.
중동 사람들처럼은 아니지만 우리가 자식을 키우면서 특히 딸을 키우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될 것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아껴주고 또 자기 혼자 살 수 있는 방법을, 누구에게 소속되거나 기대서 살수 있지 않아도 독립적인 인간체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본다. 당당하고 겸손 하면서 밝고 긍정적이고, 또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강한 삶을 사는 그런 사람! 이것이 자식을 키우면서 가장 근본이 되어야 되는 교육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일이었다.
엘리자벳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