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장례식으로 더욱 불거진 군주제 논란
추모임시공휴일 호주 곳곳에서 군주제 반대 시위 열려

찰스 3세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엘리자베스 2세 서거에 따른 영연방 국가들의 동요다. 강력한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연방 내 다른 국가들에서도 공화제 전환 논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호주에선 공화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공화제 전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오래전부터 공화제 전환을 지지해왔고 취임 이후 개헌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도 호주의 공화제 전환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요소다. 반면 애도 분위기 속에서 공화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앨버니지 총리 역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런가운데 여왕 추도 임시공휴일인 9월 22일 호주 곳곳에서는 군주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다.
호주 공영 ABC방송은 이날 캔버라 외에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군주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호주 A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호주인의 53%는 찰스 왕세자가 국왕이 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9월 12일 “결국 (뉴질랜드도) 공화국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내 생애 중 반드시 일어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영연방 내 카리브해 섬나라들 사이에서도 공화제 전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앤티가바부다의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지난 9월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3년 내 공화국 전환에 대한 국민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자메이카와 바하마, 벨리즈 등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지난 3월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자국을 방문했을 때 영국 왕실과 결별하고 공화정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부 국가에선 영국의 과거 식민 지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럽 제국주의가 한창이던 15~19세기 아프리카인 1000만명 이상이 백인 노예상에 의해 카리브해로 강제 이주했고, 플랜테이션 농장 등지에서 노동착취를 당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의 옛 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서는 여왕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면서도 식민 지배의 아픔을 떠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