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봉쇄완화 시행 이전에 ‘마스크착용 의무화’ 검토, WHO ‘유럽의 사망자 절반은 요양원서’ 지적
유럽 코로나19 누적확진자 119만여, 사망자는 11만4천여명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의 누적 확진자 수는 23일 오후 기준으로 119만 2천명, 누적 사망자 수는 11만 4,480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스페인과 영국이 4천 명대 수준으로 여전히 높았으나, 확신 초기 유럽에서 타격이 가장 컸던 이탈리아는 2,600명대로 줄었고, 프랑스와 독일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초기 마스크 착용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유럽의 국가들이 일상 복귀를 위한 주요 출구 전략을 하나로 마스크 착용을 선택하고 있다.
유럽에서 누적 사망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봉쇄 조치의 단계적 완화를 시행하기에 앞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23일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단계인 독일도 최근 16개 연방주 모두 마스크 착용을 대중교통이나 상점에서 의무화했다. 독일 보건당국은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오스트리아는 최근 상점 영업을 허용하며 상점의 종업원들을 상대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폴란드도 지난 20일 공공생활 제한 조치를 완화하기 4일 전부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한편 유럽에서 나온 코로나19 사망자 절반은 요양원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각국 정부가 크게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담당 국장 한스 클루게는 현지 시간 4월 23일 “유럽 지역 국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절반이 장기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유럽 대륙을 강타한 이후 나이가 많거나, 기저 질환을 앓고 있어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모여있는 장기 요양 시설은 상대적으로 방치돼 왔던 게 사실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한 요양원에서는 지난달 수십 명이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요양원에서도 최근 한 달 사이 110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맷 행콕 보건장관은 22일 의회에 코로나19 사망자의 20%가 요양원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보고했으나, 영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그 비율이 40%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벨기에는 의심 환자까지 포함해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데 전체 사망자 6천45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장기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
독일에서도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5천여 명 중 3분의 1가량이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고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가 밝힌 바 있다. 클루게 국장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그간 우리가 간과해왔던 구석까지 조명을 비췄다며 이제는 각국 정부가 장기 요양 시설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루게 국장은 의료진에 우선하여 개인 보호 장비를 공급하고 있듯이 요양원 직원들에게도 충분한 장비를 제공해야 하며, 입소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각국 정부가 장기 요양 시설에 가족, 친지 등 지인의 방문을 금지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입소자들에게 정신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환기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