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프랑스> 방문기(5)
고흐성당으로 유명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 성당
13세기 초 고딕양식으로, 양쪽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예배당이 특징
| 지난 2016년 6월 20일(월)부터 7월 2일(토)까지 호주에서 출발해 한국을 경유한 유럽(프랑스)방문이 있었다. 6월 21일(화)부터 24일(금)까지 파리한인침례교회(이상구 목사 시무) 비전센터(수양관)에서 “유럽한인디아스포로 신앙공동체 이해(Understanding Korean Christian Diaspora in Europe)”란 주제로 열렸으며 포럼 후 파리인근의 기독문화유적들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_편집자 주 |
파리에서 북쪽으로 70km 거리에 위치한 고흐성당으로 유명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 성당을 찾았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는 지명은 ‘우아즈 강가에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은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생애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기도 한데, 사실 이곳은 고흐 외에도 세잔, 피사로 등의 화가들이 작품활동을 한 곳이지만, 아무래도 그 중 가장 유명한 인사는 고흐일 것이다.
고흐의 작품에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이 모습이 종종 등장하며, 마을 곳곳에는 고흐의 그림 속 배경이 된 곳을 표지판으로 안내하고 있어 고흐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오베르 쉬르 우아즈 성당 옆에 위치한 평원은 그가 자살
한 장소이자, 그의 마지막 작품인 ‘까마귀가 나는 보리밭’의 배경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마을 이곳 저곳을 거닐다 보면 아직도 고흐가 그곳에 살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파리 도심에서 꽤 멀기도 해 마을은 분주하지 않아 조용한 여행을 하기는 좋다.
프랑스에서는 아무리 작아도 어딜 가나 성당이 한 군데씩 있는데,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 역시 마을 한 쪽에 작은 성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곳이 고흐의 그림 ‘오베르 쉬르 우아즈 성당’에 등장한다. 고흐 공원 옆에 위치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성당은 13세기 초 고딕양식으로, 양쪽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예배당이 특징적이다.
고흐가 그린 ‘오베르 쉬르 우아즈 성당’ 작품(캔버스에 유채, 94x74cm, 1890년 6월)에 대해 한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측면에서 본 성당의 실루엣은 마치 내부에서 발산하는 신비적 힘에 의해 밝혀지는 듯한 강한 푸른색 하늘에 드리워져 있고, 이러한 성당의 강렬한 분위기는 성당에 이르는 양 갈래 길에 의해 마치 정신의 구심점인 양 화폭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 간단한 터치로 그린 성당으로 가고 있는 한 농가 여인의 모습은 이와 대조적으로 우연적인 인간의 삶을 말해 주고 있다. 이 작품의 교회는 다른 고흐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왠지 쓸쓸해 보인다.. 검푸른 하늘은 마치 폭풍우가 몰아 칠 듯 무겁고, 격렬한 붓질의 밀밭도, 교회의 벽과 기둥과 지붕들과 곧 불꽃이 일어나 우리를 삼킬 듯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열여섯 살때 헤이그의 구필 화상의 점원으로 일하면서도 “예술 작품의 거래는 일종의 조직적인 도둑질”이라고 극언할 정도로 고흐는 너무 과격하고 고집도 셌고 또 너무 까다로웠다. 처음에는 종교를 통해 민중에게 봉사하려 했지만 교회가 받아 주지 않자, 신을 섬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 그림을 선택한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잊지 않았다. 보이는 대로 교회는 불길한 줄무늬가 있는 음울하고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고, 마치 물감으로 새겨 놓은 거대한 탑 같다. 고흐는 신을 향한 자신의 의지만큼이나 격정적인 모습으로 이 교회를 그렸다. 너무 격해서 터져버릴 것 같지만 그대로 서 있는 교회, 아마도 평생 신의 뜻에 따르고 믿고 몸으로 실천했지만, 신에게 다가가기를 여러 면에서 실패했던 고흐 자신의 좌절과 억압과 불안한 심경이 문이 없어 들어갈 수 없는 교회로 표현된 것은 아닐까. 고흐 마음의 무게에 짓눌린 짙푸른 하늘에는 한줄기 빛도 열린 틈도 없다. 양쪽으로 갈라진 길은 마치 집게인 양 교회를 꽉 죄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교회는 파도처럼 솟아오른 땅 위에 있다. 고흐는 교회를 무거운 하늘과 경련하는 땅 사이에 두었다. 온통 문이 잠겨 있는 이런 답답한 풍경 안에서 고흐는 무엇을 그린 것일
까. 거기에는 고흐의 불안과 고통과 외로움과 소외가 담겨 있다. 우리도 고흐 만큼이나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가슴 터질 것 같은 정신적인 고립감을 이겨내기 위해 그토록 처절히 발버둥질 쳤던 화가의 그림을 이렇게 사랑하는지 모른다. 외로운 현대인이 고흐의 그림에서 위로를 받는 것은 바로 그의 불행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흐가 생을 마감하기 전 마지막 삶을 보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은 이제 ‘고흐의 집’(Maison de Van Gogh)을 ‘고흐 박물관’으로 꾸며놓아 고흐를 추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흐가 지냈던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좁고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마치 그의 마음 같이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자신 스스로를 권총으로 쏴야만 했고, 권총에 맞아 힘든 몸으로 이 계단을 올랐을 고흐를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안고 계단을 지나 그의 방으로 들어가면 아주 좁은 공간이 눈에 띄는데, 이곳에서 짧은 시간 동안 70여점의 작품을 그려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또한 ‘반 고흐 공원’(Parc Van Gogh)은 고흐의 그림에도 등장했던 곳으로 현재 고흐 대신 그의 동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상의 모습이 독특한데, 말년의 고흐 그대로를 대변해준다. 빼빼 마르고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표정이 당시의 고흐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곳이다.
오베르 쉬르 아우즈에서 생을 마감한 고흐는 마을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마을 공동묘지에는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나란히 잠들어 있다. 유명한 화가의 무덤이라 굉장히 화려할 것 같지만 너무나 소박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흐가 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동생 역시 숨을 거두어 나란히 묻힌 모습은 두 형제의 돈독한 우애를 보여주지만 그 둘의 외로움도 같이 보여주는 것 같아 괜시리 숙연해진다.
–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 성당 안내
찾아가는 법: Auvers sur Oise역에서 하차하여 도보 4분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