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 암으로 2월 19일 별세, 향년 84세
기호학자이자 미학자로 활동, ‘장미의 이름’으로 세계적 명성얻어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한국내에서도 이름이 높은 이탈리아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1932 ~ 2016)가 지난 2월 19일 저녁 이탈리아 자택에서 암으로 별세(84세)했다.
1932년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기호학자, 중세사학자, 미학자, 비평가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열정적인 저술 활동을 펼쳤다. 20대 시절 밀라노의 한 방송국에서 일하던 그는 토리노대학에서 받은 자신의 철학 박사 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첫 저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문제’를 1956년 출간했다.
그뒤 이탈리아 토리노대, 밀라노대, 피렌체대 강단에 섰으며 1971년부터는 최초의 국제 기호학 학회지 ‘베르수스’의 편집자를 맡고 같은 해 볼로냐 대학 문학 및 철학 학부 기호학 부교수로 임명되면서 그의 이론을 튼실하게 다져나갔다. 1974년 밀라노에서 제1회 국제기호학회를 조직하고, 이후 1980년대까지 미국 뉴욕대와 콜롬비아대 방문교수 등 미국과 유럽 대륙을 오가며 전방위적으로 활동했다. 1992년부터 1993년까지 하버드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기도 했으며, 1993년과 2003년 프랑스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주중에 연구하고 후학들을 기르는 가운데, 주말에는 소설을 쓰면서 작가로서도 활동했다. 14세기 중세 이탈리아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 (1980)은 에코의 해박한 지식이 총집결된 결정체로, 40여개국에 번역돼 30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프랑스 메디치상과 이탈리아 스토레가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에코는 세계적 작가로서 널리 이름을 알렸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소설가보다 철학자로 불리길 원했다. 젊은 시절부터 철학에 몰두했으며 1959년 ‘중세 미학의 발전’ (개정판 ‘중세의 미학’)을 출간해 중세 연구가로 인정받았고 자타 공인 기호학계의 거물이었다. 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했고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를 읽을 줄 알던 언어 천재이기도 했다.
중세는 일생을 통틀어 그의 관심사였다. 2000년 들어서는 ‘유럽 문명 프로젝트’를 기획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수백명의 학자들이 참여한 ‘중세’ 시리즈(전 4권, 2010~2011)의 기획과 편집을 맡았다. 이 책은 ‘중세 대백과’격으로 중세가 암흑기라는 편견어린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고자 한 도전이었다. 이후 ‘고대'(전3권) ‘근대'(전5권)를 연달아 기획·발간해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구 문명 전체를 통괄하려는 필생의 작업을 시도했다. 그의 평전을 쓴 이탈리아 철학자 다니엘 살바토레 시페르는 “에코의 지식은 수천년에 걸쳐 쌓아올린 서구 문명 지식들에 대한 방대하고도 눈부신 종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서로 본격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기호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푸코의 진자’는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 밖의 작품으로 ‘폭탄과 장군’ (1988), ‘세 우주 비행사’ (1988) 등 동화가 있다. 이론서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 ‘열린 작품’, ‘기호학 이론’ 등 다수가 있으며 2009년 열린책들에서 전집이 출간되었다.
– 소설
1.장미의 이름, 이윤기 옮김 이탈리아 1980년, 대한민국 1986년
2.푸코의 진자, 이윤기 옮김 이탈리아 1988년, 대한민국 1990년
3.전날의 섬, 이윤기 옮김 이탈리아 1994년, 대한민국 1996년
4.바우돌리노, 이현경 옮김 이탈리아 2000년, 대한민국 2002년
5.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세욱 옮김 이탈리아 2004년, 대한민국 2008년
6.프라하의 묘지, 이탈리아 2011년, 대한민국 2013년
– 이론서
1.미의 역사, 이현경 옮김
2.추의 역사, 오숙은 옮김
3.궁극의 리스트, 오숙은 옮김
– 에세이
1.가재걸음, 김희정 옮김
– 대담집
1.책의 우주, 움베르토 에코, 장클로드 카리에르 대담집, 임호경 옮김
– 전집
2004년 열린책들에서 소설과 동화책을 제외한 철학, 기호학, 문학 이론, 문화 비평, 칼럼 등 에코가 50여년간 출간한 대부분의 저작을 모아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전집을 출간하였다. 총25권인 이 전집에는 비평 에세이 8종, 문학 이론 7종, 기호학 5종, 대중문화 3종, 미학 및 철학 저서 2종이 포함되어 있다.
1.중세의 미학, 손효주 옮김—’중세의 미와 예술’신판
2.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이현경 옮김—’작은 일기’
3.매스컴과 미학
4.구조의 부재, 김광현 옮김 —’기호와 현대 예술’
5.기호: 개념과 역사
6.가짜 전쟁, 김정하 옮김
7.일반 기호학 이론, 김운찬 옮김
8.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김운찬 옮김 —’대중의 슈퍼맨’
9.논문 잘 쓰는 방법, 김운찬 옮김
10.이야기 속의 독자, 김운찬 옮김 —’소설 속의 독자’
11.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이윤기 옮김—’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
12.기호학과 언어 철학, 김성도 옮김
13.예술과 광고, 김효정 옮김
14.해석의 한계, 김광현 옮김
15.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이세욱 옮김
16.작가와 텍스트 사이, 움베르토 에코 외 공저, 손유택 옮김—’해석이란 무엇인가’
17.하버드에서 한 문학 강의, 손유택 옮김 —’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신판
18.세상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이세욱 옮김—’무엇을 믿을 것인가’
19.신문이 살아남는 방법, 김운찬 옮김—’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
20.칸트와 오리너구리, 박여성 옮김
21.언어와 광기, 김정신 옮김
22.거짓말의 전략, 김운찬 옮김—’낯설게하기의 즐거움’
23.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김운찬 옮김—’미네르바 성냥갑’
24.민주주의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해치는가, 김운찬 옮김—’미네르바 성냥갑’
25.나는 독자를 위해 글을 쓴다, 김운찬 옮김—’움베르토 에코의 문학 강의’
○ 수상작

1981년 스트레가상
1982년 메디치상
1982년 『리르』지 선정 <올해의 책>
1994년 서울대 고전 읽기 교양 강좌 선정 도서
1999년 「경향신문」 선정 〈20세기의 문학〉
199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선정 〈20세기의 기억할 명저〉
1999년 출판저널 선정 〈20세기의 명저〉
2015년 조선일보 선정, <20년 이상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 약력
1967년 잡지 『퀸디치』 공동 창간
1968년 『구조의 부재』 출간
1969년 국제 기호학 연구 협회 사무총장
1971년 데달루스라는 필명으로 이탈리아 공산당 내 좌파의 기관지 『일 마니페스토』에 기고
1971년 최초의 국제 기호학 잡지 『베르수스』의 편집 책임자

1971년 볼로냐 대학 기호학 조교수
1973년 『기호: 개념과 역사』, 『가짜 전쟁』 출간
1974년 밀라노에서 제1회 국제 기호학 회의 조직
1975년 『일반 기호학 이론』 출간
1975년 볼로냐 대학 기호학 정교수
1976년 『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출간
1977년 『논문 잘 쓰는 방법』 출간
1979년 문학 월간지 『알파베타』 공동 창간
1980년 첫 소설 『장미의 이름』 출간
1984년 『기호학과 언어 철학』출간
1988년 두 번째 소설 『푸코의 진자』 출간
1992년 하버드 대학 노턴 교수(1993년까지)
1994년 세 번째 소설 『전날의 섬』 출간
1999년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훈장
1999년 독일 푸르르메리트 훈장
2000년 네 번째 소설 『바우돌리노』 출간
2000년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황태자상
2003년 『번역한다는 것』 출간
2003년 프랑스 레종 도뇌르 훈장
2004년 다섯 번째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출간
2009년 독일연방공화국 공로 훈장
2010년 여섯 번째 소설 『프라하의 묘지』 출간
2015년 일곱 번째이자 최후의 소설 『창간 준비호』 출간
2016년 밀라노에서 암으로 타계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