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초대석
‘구운몽 2’ 연출한 <이유 극단>의 강해연 감독
Q ‘이유극단’와 작품 ‘구운몽 2’ 소개
– 간혹 ‘극단 이유’인가 아니면 ‘이유 극단’인가 묻는데 -뭐 그리 중요한 사한이 아니다. ‘이유극단’ , ‘극단 이유’ 다 통한다. 이번에 올리는 구운몽 2는 2011년 3S(서울, 사이공, 시드니)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소재로 한국전쟁 때 전사하신 할아버지 피를 받은 아버지가 베트남 전쟁때 전사 중 호주군인에게 부인과 아들을 부탁하고, 그리하여 호주로 살아 돌아온 베테랑군인은 어렵게 찾은 한국 친구의 아들을 입양 한다. 그리곤 입양 아들이 한국 아버지의 큰아버지가 호주 이민을 오면서 기적적으로 친척과 자신의 뿌리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2012년 “K Pop Love Concert” 뮤지컬 형식의 케이팝 콘서트, 2013년 “아줌마 시대” 소녀시대의 우수성 보다 아줌마들의 수다, 인생살이 들을 교민사회의 고민거리와 연결시켜서 재미있게 풀어낸바 있으며, 2014년 “구운몽”은 평범한 한 가정에서 발생된 살인사건을 우연히, 어떨결에 해결하는 만물상회 주인과 조수인 사기남과 박보수의 활약상에 관한 것이었다.
Q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이제까지의 작품 중 특히 기억에 남는다거나 애정이 가는 게 있다면…
– 모든 작품이 애정이 가지만 내리사랑처럼 최근에 했던 작품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구운몽. 왜냐면 구운몽2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Q 극단과 관계없는 이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 ‘연극 또는 극단이 돈이 되나’ 하는 것에 대한 감독(주인장?)으로서의 입장은?
– 백범 김구 선생은 아주 암울하고 참담했던 일제감정기에서도 ‘문화강국론’을 통해 문화 예술의 힘을 강조 하셨습니다. 우수한 문화와 예술을 가진 민족, 독창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가 행복한 나라이며 강한 나라라 하셨습니다. 고로 경제력, 군사력 등 외부적인 조건을 다 떠나서 문화의 힘을 믿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우리의 예술 문화의 힘을 믿습니다.
먹고사는 일만이 우리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굶을 정도로 살지 않습니다. 청소를 하면 어떻고 차를 닦으면 어떻습니다. 우리는 새벽에 일하고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 연습합니다.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예술 문화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Q 한국어로 진행되는 예술행위의 특성상 한국어를 구사하는(아주 능통하게) 배우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제한된 커뮤니티 내에서 이런 어려움은 없나?(스탭 문제 포함하여)
– 가장 큰 고민중에 하나입니다. 한국에서는 배우 오디션 공고 나가면 큰 작품은 100명에서 작은 작품은 2, 3명 옵니다(캐릭터 1명 당)하지만, 시드니에서는 연극에 대한 관심도도 작고, 커뮤니티도 작아서 오디션 광고를 내면 전체적으로 5명에서 6명 정도 오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5명에서 6명 정도가 100명의 몫을 다 할 때가 많습니다. 작은 커뮤니티라 그런지 정말 할 사람들만 옵니다. 하하하.(한국에서는 “에이 한 번 해보자~하고 생각없이 오디션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음)
Q (게다가 전문 배우도 거의 없는 상황, 다시 말해 ‘초짜’들을 데리고 연기수업부터 해야 하는데)
– 이유극단이 전문극단이라서 전문적으로 연기 수업을 합니다. 우선 오디션 합격자들은 3개월에 걸쳐 연기 수업을 아주 혹독(?)하게 받은 후, 남은 생존자들만이 정식 배우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3개월 후부터 작은 공연에서부터 큰 공연 무대 설 수 있는 자격과 위치를 주어 받게 된 후, 더 신나고 재미있는 연기의 수업을 공짜(?)로 받게 되면서 배우로서 거듭나는 절차를 받게 됩니다.
Q 대외적인 직함은 ‘이유극단 감독’인데, 실제 소유주도 겸하는 것 아닌가?
– 아닙니다. 저는 연출가이자 감독입니다. 현재 공식적인 대표가 없어서 비공식적으로 대표를 하고 있습니다.
Q 극단을 만들게 된 계기
– 한마디로 멋도 모르고 하게 되었습니다. 오만하고 자만했기에 세계적인 극단 하나 만들어 보자라고 시작했습니다.
Q 주로 창작극을 해 왔는데, 기존 명작을 무대에 올릴 생각은 없나?
–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창작극에 대한 자긍심이 커서 입니다. 기존 명작은 사실 라이센스나 로얄티를 내고 해야 합니다. 아무리 작은 학교나 교회 일지라도 원작자에 대한 예의로서 작품비를 내고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극단들이 그리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창작극은 우리 이유에서만이 올릴 수 있고 이유의 자산이 되기에, 제작비만 넉넉하면 평생을 창작극을 하고 싶습니다. 시드니에 있는 이유극단이 만든 “구운몽” 누군가 각색해서 올리게 된다면 그 또한 문화의 힘이고 예술의 가치 아닐까 합니다.
Q 사실, 연극을 무대에 올려 돈이 안 되는 것 아닌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다. 빵빵한 자금 지원줄이 있는 것도 아닌 듯한데… 그런 측면에서, 강 감독 스스로 ‘연극예술’에 대해 분명한 사명감이 있다고 자부하는가?
– 넵 자부합니다. 무대에 뿌린 돈때문에 빚도 지고, 돈 빌려 준 사람한테 욕도 듣고, 때론 배도 곯아보고 심지어는 차비가 없어서 밖에 나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돈이 없어도 무대가 없어도 심한 경우, 배우가 없어도 기획을 하고 무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영감” 때문입니다. 영감 하나로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그리고 싸울 수 있는 쓸데없이 피어나는 자신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정말 겪어야 하는 믿기 힘든 온갖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힙니다. 그래도 그 모든 역경을 헤치고, 공연까지 오는데는 그 동안에 모든 과정들이 도전이고 어려웠기에, 오히려 해내고 난 후,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같이 일한 배우들과 스텝들의 하루하루 자신의 열정과 비전 그리고 안목들이 큰 힘을 준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종착역에서 작품을 보면서 울고 웃고 있는 관객들과 마주하고 받게 되면, 또다른 “영감”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 공연으로 이어집니다. 하하하.
Q 시드니 한인사회의 경우, 예술이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아주 취약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런 난관을 견뎌내면 ‘봄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 내지 신념이 있나?
– 기존 명작도 아닌 창작극을 찾아서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이 2011년 보다 2014년에는 많이 늘었습니다. 다음 작품 언제 하냐는 문의도 받고, 배우들의 지인분들은 공연 빨리 올리라고 아우성(?)입니다.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취약한 분도 많으시지만, 예술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많으신 분들이, 취약한 분들 보다 우세하시니 언제가는 “봄날”이 올거라 확신합니다.
Q (작품으로 돌아와서…)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구운몽 2>의 기획의도와 Story line을 요약해 달라.
– 일단 배우에게서의 첫 번째 관객은,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감독이 시큰둥하게 반응하거나 하품이나 하고 째려보고 있다면, 정말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징조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작품 리딩을 하거나 연습을 할 때, 배우들이 하품 하면서 무성의하게 대충 연기하고, 희노애락이 안 젖어 나오게 연기한다면 일단은 작품이 재미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연출 능력이나 기술 등으로 작품을 새롭게 탄생시킬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배우가 재미 없으면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운몽 2”는 사실 감독으로서 이런 얘기하면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할까봐 감히 말하기 겁나지만, 웃다가 연습시간을 허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길 연극은 고리타분하고 말만하고 재미없고 무겁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연극이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구운몽 2”입니다. 전작인 구운몽의 소재였던 셜록탐정같은 탐정을 빙자한 ‘사기남’의 활약은 그대로 나옵니다. 구운몽은 현대 2015년이 배경이었다면, 탐정을 빙자했던 ‘사기남’의 전생 즉 구한말 시대인 1889년 시대에 등장하는 과거 ‘사기남’이 또다른 시체와의 인연으로, 누가 죽였는지 누가 죽였는지를 여자들만 살고 있는 조용한 시골 양반 가족들과 조용히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구한말 진짜 역사속 인물인 호주 최초 선교사 조셉의 여동생 메리가 등장합니다. 어떻게 호주와 한국의 인연이 시작되었는지 아주 가볍게 짚고 넘어갑니다. 연극은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니 역사 교육이나 공부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재미있게 갑자기 나타난 시체에 대한 여자들만 사는 조용한 양반 가족집과 그 집 둘째딸과 인연이 있는 ‘박보수’와 거지 왕초인 ‘사기남’의 만남이 전작 구운몽 탄생을 말하게 됩니다.
Q 이 작품은 <구운몽>에 이은 것이다. <구운몽 시리즈>를 구상한 배경이나 동기, 다른 어떤 특별한 것이 있었나?
– 그저 “탁” 떠오른 영감이, 영국에는 못생겼는데 잘생김으로 활약하는 셜록홈즈가 있는데. 왜 한국에는 없을까? 해서 “사기남”을 만들었고 그래서 탄생되었습니다. 잘 생겼는데 못생김을 연기하는 것으로. 하하하.
Q 작품에 대해 배우들이 제대로, 정확이 이해하고 있다고 보나(작품 완성도 문제이다).
– 이 부분은 늘 연습이자, 매일 숙제입니다. 배우의 재량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배우들이 연출가나 감독앞에서 100% Feel(느낌) 받아서 연기하지 않습니다. 어쩔 때는 본인은 진실되게 연기했는데 감독이 싫어 할 때도 있고, 감독이 만족했는데 정작 배우 본인이 완성이 안 되었다고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꼭지점을 찾자고 주장합니다. 오늘도 그 꼭지점 때문에 혼내고 싸우다 왔습니다. 완성도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참으로 어려운 난관을 뚫고 가야 하기에, 하루하루 완성도를 위해 연습하고 있습니다.
Q 기타 할 말이 있다면…
– 그저 긴 말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많은 교민분들이 보러 와주신다면 그것밖에 바라는 것이 없음을. 종착역에서 만났으면 합니다.
Q (다시 개인적인 사항으로 돌아와서) 감독의 간단한 프로필, 연극과의 인연 등에 대해 언급해 달라.
– 개인적인 사항은 되도록 피하고 싶습니다. 신비주의자라서 다만, 최근에 한 공연중에서 시드니 코리안 페스티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공연예술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는 것만 어필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개인 이름이 아닌 이유 프로덕션과 이유극단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럼 이만 여기서 줄일까합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