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서로 다른 멜로디가 하나가 되면 아름다운 화음이 된다”
영화 <오빠생각> 을 바라보며…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치유의 힘일 것입니다. 이 힘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기도 하고 사상과 이념을 뛰어 넘기도 합니다. 2016년이 시작하면서 음악과 관련된 영화로 특별히, 관심이 가는 영화가 한 편을 소개합니다. 바로 <오빠생각> 이라는 영화입니다.1950년 6월 25일 발발하여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약 3년여에 걸친 한국전쟁은 가족과 형제 그리고 친구를 잃었던 가슴아프고 슬픈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누구도 희망을 바라볼 수 없었던 시기이며 가장 비극적이고 참혹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여리고 작은 아이들의 해맑은 노랫소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격전의 전장과 군 병원 등지에서 위문공연으로 시작해 휴전 직후 미국 전역을 다녔고 60년대에는 일본, 동남아, 유럽까지 순회공연을 이어갔던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은 이들을 순수하고 맑은 음성으로 보듬었던 한국전쟁 당시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가 영화 <오빠생각>으로 되살아난 것입니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의 한가운데서 시작된 감동의 기적을 그린 영화입니다. 전쟁터 한가운데서 가족과 동료를 잃고 홀로 살아남았지만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상처로 괴로워하는 군인 ‘한상렬’은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위험에 방치된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만은 꼭 지키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입니다. 척박한 전쟁터에서 희망과 웃음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아이들의 노래는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잠시나마 노래를 통해 긴장과 두려움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어드는 군인들에게 조용하지만 큰 감동을 가져다 줍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한국전쟁 당시 이런 일을 했던 어린이 합창단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 감동적입니다.
<오빠생각>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한 ‘이한’ 감독과 스타성과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 그리고 아역 배우인 정준원, 이레과 동참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스토리와 캐릭터를 완성해냈습니다.
배우 ‘임시완’은 스크린 데뷔작 <변호인>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대학생 ‘진우’ 역으로 언론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어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 역으로 이 시대 청춘을 대변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입니다. 이한 감독과 처음 함께한 <오빠생각>을 통해 전쟁 한복판의 군인으로 새로운 변신을 선보입니다. 합창단을 통해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섬세한 감정 연기와 묵직한 남성미로 소화해 냅니다. 한번도 배워본 적 없는 피아노 연주와 지휘 연습뿐만 아니라 군인 역을 위한 액션 연습, 체력 훈련 등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더욱 깊어진 눈빛과 성숙해진 면모로 극을 이끄는 임시완은 한발 도약한 연기와 매력으로 관객들을 몰입시킵니다.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오빠생각>으로 이한 감독과 연이어 인연을 맺게 된 ‘고아성’은 <오빠생각>의 합창단 아이들을 따뜻하게 돌보는 ‘박주미’ 역으로 극에 밝은 활력과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영화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등을 통해 연기파 20대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고아성은 특유의 당당한 모습과 더불어 가족 잃은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자처하는 인간적이고 강인한 면모로 진한 감동을 만들어 갑니다.
‘한상렬’ 소위와 아이들을 위협하는 인물인 ‘갈고리’ 역은 영화 <해무>, 드라마 [유나의 거리]를 통해 극과 극의 상반된 캐릭터로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입증한 ‘이희준’이 맡아 강렬한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또한 부모를 잃은 뒤 우연히 ‘한상렬’ 소위와 만나 어린이 합창단에 함께하게 되는 남매 ‘동구’와 ‘순이’ 역은 <숨바꼭질> <손님>에 출연했던 정준원과 <소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연기파 아역 이레가 맡아 웃음과 눈물을 전하며 감동을 더해 줍니다.
제작진은 전쟁터 한가운데 있었던 어린이 합창단을 소재로 한 만큼 30여 명의 합창단 아역 캐스팅과 연습 그리고 곡 선별 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겨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감동과 리얼리티를 담아내는 데 있어 어린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소화해내야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한 감독과 제작진은 4차의 오디션 과정을 거쳐 기본적인 가창과 연기력을 동반한 아역 배우들을 선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캐스팅된 30명의 아역 배우들은 합창이나 전문적인 노래 경험이 전무했기에 목소리를 만드는 기초 과정부터 영화에 등장하는 한 곡, 한 곡의 합창을 배워가며 <오빠생각> 속 완벽한 어린이 합창단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가성을 이용한 현대적인 창법이 아닌 아이들 본연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진성의 창법으로 완성된 합창곡들은 4개월여에 걸친 선발과 연습 과정이 빚어낸 놀라운 성과입니다.
아이들의 합창 연습과 더불어 곡 선별 과정과 편곡 작업 또한 제작진에게 남겨진 가장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로 이한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이재진 음악감독은 시대별 합창과 가곡, 동요를 비롯해 작곡가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찾아가며 실제 1950년대에 많이 불린 노래들 중 향수, 고향, 그리움의 감정을 담아낸 곡 중심으로 선정해 나갔다고 합니다. 이에 ‘오빠생각’을 비롯해 ‘고향의 봄’, ‘나물캐는 처녀’ 등 우리 곡과 더불어 외국곡에서 시작한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 ‘목장길 따라(Stodola Pumpa)’ 등이 30명 어린이 합창단의 앙상블로 새롭게 재탄생되었습니다.
특히 ‘목장길 따라’는 이한 감독이 직접 개사 작업을 통해 ‘친구와 함께’로 제목과 가사를 바꿨으며, ‘즐거운 나의 집 & 친구와 함께’로 완성된 두 곡의 조합은 합창 하이라이트로 백미를 장식랍니다. 여기에 모든 것을 잃고 전쟁터 한복판으로 내몰린 모두에게 깊은 위로가 되는 ‘고향의 봄’, ‘오빠생각’의 합창 버전과 ‘동구’, ‘순이’의 사연과 감정이 더해진 솔로 버전은 우리 노래만이 전할 수 있는 큰 감동과 공감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아련하게 녹아들 것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교회옆에 있는 고아원에서 생활을 합니다. 교회에서 함께 운영하는 고아원의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을 때나 마당에서 뛰어 놀거나 씻을 때에도 교회는 묵묵히 아이들의 배경이 되어 줍니다. 무엇보다도 교회는 아이들의 노래 연습을 위한 공간이나 첫 공연의 무대도 되어 줍니다.
이 영화가 실재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당시의 교회는 그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교회, 그러나 누구나 오고 싶었던 그 당시의 교회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각 교회마다 어린이 성가대나 중창단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멜로디를 내지만 이것이 하나가 될 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이 시대의 아이들은 부족한 것이 없기 때문에 그 당시의 아이들보다 간절함이 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아이들이나 그 시대의 아이들이나 아이들 안에는 순수함은 같을 것입니다. 이 순수함을 아름다운 멜로디에 담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순수함을 잊었던 사람들의 마음에 다시금 순수함이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평범한 한 군인의 헌신과 그 헌신에 동참한 사람들 그리고 그 헌신을 받아들인 아이들과 묵묵히 지켜주는 교회의 모습속에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됩니다. 다시금 그때의 그 모습처럼 교회가 오고 싶은 장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 28)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스쿨’을 섬기고 있습니다.
Facebook/jameskiho.l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