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왔다! 장보리’ 개성있는 캐릭터로 승부한다.
유학생 시절로 호주에서 정착할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학교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한인상가들을 지날 때면 꼭 두 가지를 손에 들고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삼겹살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비디오 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삼결살을 씹어가며 삭히고 한국 비디오를 보면서 안정감을 찾기도 하였습니다. 그 시절 ‘허준’이 나오는 날이면 비디오 가게 앞에 줄을 서서 받아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우리 집의 쉐어생이던 자매가 비디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인연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신속하게(한국 방송 후 1주일이 지난 후) 한국 비디오를 볼 수 있었던 혜택도 누렸던 것입니다. 이제는 실시간 방송이나 방송 다음 날이면 바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니 그 때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요즘 그 때와 같이 기다려지는 한국 드라마 한편이 있습니다. ‘왔다! 장보리’라는 드라마입니다. 사실 전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습니다. 제목에서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출연 배우들도 눈에 들어오는 배우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드라마를 보고 있을 시간 또한 없었습니다. 그러다, 언론들에서 ‘왔다! 장보리’에 관한 기사들을 내놓는 것을 보고 어느 날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저도 이 드라마의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얼마전 한국갤럽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TV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펼쳤습니다. 조사 결과(2개까지 자유응답), 곧 종영을 앞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12.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왔다! 장보리’는 SBS듣라마 ‘별에서 온 그대'(2월), MBC드라마 ‘기황후'(3, 4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인기를 넘어선 드라마가 되었다고 합니다. ‘왔다! 장보리’는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악녀 캐릭터 등장으로 초반부터 ‘막장’ 논란에서 자유롭진 않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빛나는 배우들의 호연이 몰입감을 높였고, 선호도 역시 7월 3.5%(4위), 8월 7.4%(2위), 9월 12.1%(1위)로 계속해서 상승했습니다. 또한 ‘왔다! 장보리’는 남성(6%)보다는 여성(18%)이 좋아했고, 특히 50대 여성의 관심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이 40%에 육박하자 MBC 드라마국은 물론이고 보도국에서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고 합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는 22일 ‘왔다! 장보리’ 48회(21일 방송) 시청률이 37.3%였다고 발표했고 ‘왔다! 장보리’에 앞뒤에 방송된 뉴스데스크(17.2%)와 드라마 마마(17.6%)도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왔다! 장보리’는 7주 연속 TV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면서 시청률을 37%대까지 끌어올리자 MBC는 ‘왔다! 장보리’의 50회까지의 방송 계획을 2회를 연장해 52회까지 방송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지상파 TV 3사 뉴스 가운데 꼴찌로 추락했던 뉴스데스크는 ‘왔다! 장보리’ 덕분에 ‘왔다! 뉴스데스크’가 되었고 시청률이 세 배 가깝게 올랐다고 합니다. 금요일(19일) 뉴스 시청률을 살펴보면 KBS 뉴스9는 11.0%였고 SBS 뉴스는 7.3%를 기록했고, MBC 뉴스데스크(6.1%)는 꼴찌였으나 토요일(20일)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9.8%로 오르더니 일요일(21일)에는 무려 17.2%까지 치솟았습니다. 한 어린이 시청자는 “왔다! 장보리를 시청하기 위해 숙제를 끝내놓고 MBC 뉴스를 시청하면서 기다린다”고 말했는데 이유는 ‘왔다! 장보리’의 시작 부분을 놓치지 않고자 뉴스데스크를 시청한다고 했답니다. 지금 MBC는 ‘왔다! 장보리’ 덕분에 ‘왔다! MBC’가 된 기분입니다
눈에 띄는 탁월한 스타도 없는 드라마 한 편이 어떻게 이런 인기를 누리는 것일까요? 바로 등장인물들의 탁월한 캘릭터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드라마에 나오는 중요 인물들에 대한 캐릭터를 분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주인공인 장보리는 젊은 나이에 겪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보여주듯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본명은 장은비였지만 도보리라는 이름으로 오랜시간 살아오다가 자신의 진짜 가족을 되찾으며 두 이름을 합친 장보리라는 이름으로 살게됩니다. 자신의 뿌리도 자신의 지나온 삶도 모두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보리의 꿈은 가장 아름다운 옷이 아닌, 가장 따뜻한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옷의 본래의 목적은 실용성에 있다는 것을 보리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보리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캐릭터로 살아갑니다. 자신을 차로 친 사람을 엄마라 부르며 살아온 인생이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감사한 일로 받아 들입니다.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나오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캐릭터도 아닙니다. 자신의 상황에 주눅들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의 장보리는 조금만 상황이 힘들어지면 포기하려고 하는 이 세대들에게 당당함을 보여주는 매력만점의 캐릭터입니다.
장보리의 연인으로 나오는 이재화는 보리가 기억을 잃기전 함께 놀던 ‘절친 오빠’였습니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새엄마와 의붓 형제와 여동생과 함께 지내게 됩니다. 패션그룹의 회장 아들이면서 검사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지만 마음 붙일 곳이 없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고 남부러울 것이 없는 위치에 있어도 내면의 외로움을 치료할 방법은 사람밖에 없습니다. 검사가 되어 장흥으로 가던중 서울에서 보리와 악연으로 엮이고 장흥에서도 보리와 악연으로 엮이지만 인생은 역시 반전입니다. 사돈관계이기 때문에 안될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에게 희망과 웃음이 되어준 보리와의 사랑을 끝까지 지켜나갑니다. 인스턴트 사랑에 익숙한 이 시대의 사랑들이 배웠으면 하는 캐릭터입니다.
이 드라마에게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역시 연민정입니다. “난 열심히 산 죄밖에 없어.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 못한 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라는 대사는 노력해도 않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기에 충분 합니다. 보리밥을 잘 먹는다고 해서 은비에게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도 연민정입니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어 보리의 그림을 똑같이 그려 우수작품상을 타고 비술채의 후원을 받게되고 고아라고 속이며 보리의 가족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한결같은 결말과 같이 모든 거짓과 음모는 하나하나 밝혀집니다. 거짓은 언제나 가면과 같아서 벗겨질 날이 찾아 오고야 맙니다. 불편한 가면을 쓰고 사는 인생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감사하는 인생이 행복한 인생일 것입니다. 연민정은 결국 감사를 찾을 수 없는 캐릭터이며 우리에겐 없었으면 하는 캐릭터입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 가장 눈이 들어오는 것은 ‘엄마들’의 캐릭터 입니다. 가장 참혹한 상황을 딸에게 보이게 되고 그 댓가로 평생을 떨어져 살아야만 했던 보리의 엄마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하여 다시 만난 딸과도 행복하게 살 수가 없습니다. 가정보다 더 중요시 되고있는 사회적 위치 때문에 결국 가정까지 포기해야 하는 엄마들의 아픔을 보게하는 캐릭터이며 자신이 낸 교통사고를 숨기기 위하여 차에 치인 아이를 데려다가 키우며 살았던 보리를 키운 엄마의 캐릭터와 가난하게 키웠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신과 보리의 인생까지 희생시키며 살아야 했던 민정 엄마의 캐릭터를 보며 아이 기죽인다고 책망 한 번 없이 키우는 이 시대의 엄마들에게 잘못된 교육의 결과를 보여주는 캐릭터 같으며 마지막으로 난 ‘여상 나온 여자야!’ 라고 하면서 자신의 핸디캡을 감추고 살려고 하는 재화 새엄마의 캐릭터를 보며 ‘허세’로 가득찬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내면을 가꾸기 보다는 외면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의 캐릭터를 보게 됩니다.
‘왔다! 장보리’ 안에는 여러가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개성있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드라마 한 편을 보며 내게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인 나만의 캐릭터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왔다! 장모리’, ‘왔다! 캐릭터’….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베드로전서 4: 10)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컬리지’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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