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프란치스코보다 예수님께로…
프란시스코 신드룸을 바라보며
한국에서는 ‘ㅇ느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불리는 사람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로 ‘하느님’과 같은 존재라는 의미를 가진 유행어입니다. 대표적인 ‘ㅇ느님’ 으로는 개그맨 ‘유느님(유재석)’이 있습니다. 유느님이 출연하는 모든 예능 프로그램은 늘 대박을 냈으며 ‘유니님과 함께’ 하는 방송은 무조건 ‘뜬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 ‘유느님’의 인기를 뛰어 넘는 새로운 ‘ㅇ느님’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바로 ‘교느님’이르고도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지난 14일부터 시작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은 ‘유느님’의 인기를 넘는 새로운 ‘교느님’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그 어떤 종교 지도자들도 얻어내지 못한 놀라운 인기를 얻어냈고 ‘프란치스코 신드룸’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종교계와 사회 각계는 물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까지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소탈’과 ‘겸손’으로 표현됩니다. 이러한 평가는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합니다. 어는 무신론자의 인터뷰에서 “교황만 보면 누구나 어린애처럼 순수해지고 행복해지면서 저도 모르게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치게 된다.”는 내용은 교황에 열광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에서 ‘교황 앓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탈’과 ‘겸손’이라는 교황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그가 한국에서 보여주었던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황은 환영 나온 군중 속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족을 만나자 손을 꼭 잡아주고 위로의 말을 건넸으며 장애인 쉼터인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어렵고 고통받는 이들을 어루만지며 함께 슬퍼하고 아파했다고 합니다. 미리 계획되거나 짜여진 스케줄 대로만 움직인 것이 아니라, 가슴이 이끄는대로 움직이며 힘들고 지친 이들을 위로했다고 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있는 낡은 가방을 손수 들고 다녔고 20년 넘게 착용한 낡은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이전 교황들이 해외 방문 때마다 교황의 상징인 금제 목걸이를 하는 관행과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들이대면 당황하기는커녕 그들과 나란히 ‘셀카’를 찍으며 격의 없는 미소를 지었고 곁에 있던 시민이 실수로 휴대전화를 땅에 떨어뜨리자 직접 허리를 굽혀 전화기를 주워 건네기도 했답니다. 또한 “더 많은 한국인과 만나고 싶다”며 서울에서 대전까지 헬기 대신 KTX를 이용했으며 세월호 유족이 건넨 노란 리본을 온종일 가슴에 달고 다니며 유족들 손을 일일이 맞잡은 행동은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행동들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한 시민은 이런 교황의 모습들을 보면서 “교황에게서 권위 의식은 찾을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며 “우리 정치·사회 지도자 중에서도 이런 어른을 꼭 좀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물론 교황의 방문에 대하여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4위로 꼽았고 교황의 고향인 브라질 방문 경제효과가 50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방탄차를 타지 않겠다’고 한 교황은 방한 기간에 사용할 차량으로 기아자동차 ‘쏘울’을 택했고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국내외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된 기아차 쪽은 큰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방한 일정이 끝난 뒤 교황이 탔던 차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이 되어져 천주교계에서 보존하는 방안, 경매를 통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교황 여행상품’도 출시되었느데 충청북도는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음성의 매괴성당과 순교지인 진천 배티성지, 교황이 방문할 음성 꽃동네를 테마로 한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있고 한국 천주교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은 광화문광장 시복식 등 야외행사에 배포할 모자 50만개와 교황 수행원 등이 사용할 우산 1000개를 이미 제작해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을 개발하였습니다.
서점가에도 예상했던 것처럼 교황 특수가 일어났습니다. 올해 1~7월 모두 19권의 교황 관련 서적이 출판되었고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여 교황 방한 기념 주화는 예약 접수 사흘 만인 14일까지 거의 매진됐고 지난 2월 한국어로 번역된 ‘복음의 기쁨’은 최근까지 7만5000여부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선 오는 7일과 14일, 28일에 각각 ‘천국으로 가는 열쇠, 바티칸’ ‘영화로 만나는 가톨릭의 역사’ ‘교황의 와인, 샤토뇌프뒤파프’ 등을 주제로 유료 특강을 준비했습니다. 이처럼 이번에 일어난 ‘프란치스코 신드롬’은 한국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그의 리더십 배우기에 나섰고 불의·권력층에 대한 두려움 없는 저항과 약자에게 한없이 관대한 일화들이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망을 타고 확산하면서 종교를 초월한 칭송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기인이나 유명인에 머물지 않고 신드롬이 된 그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실 프란치스코 신드롬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이미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마피아의 본거지에서 마피아에 파문 선고를 하고 성직자 성추문과 스캔들로 얼룩진 바티칸 금융회사 개혁을 진행한 ‘강인한 리더십’과 여성 장애인과 무슬림의 발을 씻겨주고 약자의 볼에 입을 맞추는 ‘진심과 공감의 리더십’에 전 세계가 열광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국내 기업 CEO들도 ‘위기에 처한 조직(바티칸)’을 구해낸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더십 배우기가 한창이며 삼성그룹 사장단은 지난 13일 본사에서 ‘교황의 공감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프란치스코 신드름’에 대하여 노길명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소통 부재가 ‘교황 현상’을 낳았다고 진단하며 “시민들의 사회적, 정치적 요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는 교황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고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위적이고 독단적이고 흑백논리로 무장한 정치인 등에 지친 사람들이 바랐던 리더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과한 열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 기저에는 서민을 헤아려주고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선망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며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조금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진정성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고 특히, 우리 사회의 아픔을 대변하는 당사자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위로해주는 모습을 볼때 마다 사람들은 분노와 아픔 등을 정화하고 치유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곽 교수는 이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지나치게 권위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권위를 내려놓고 다른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소통을 강조한 교황의 행보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사회적 어른’에 대한 갈망에 대한 반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신교 목사로써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언론의 평가나 소외되고 연약한 자들의 평가에는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그의 삶의 방식은 결코 우리에겐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신드룸’에 관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위기에서 탈출시킨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IBM의 루 거스트너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또한 작가 ‘제프리 크레임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배우는 12가지 리더십 교훈을 다룬 ‘겸손의 리더십(Lead with Humility)’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한 자세’와 ‘열린 마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수님보다 더 ‘겸손한 리더십’이 어디 있으며 ‘열린 마음’을 가지신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살겠다며 세상의 기준과 다르게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우리를 ‘크리스챤’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교황의 영향력을 대단합니다. 카톨릭이 큰 위기를 맞았다고 했던 그 시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등장을 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나 한국 사회도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개신교를 떠난 성도들이 카톨릭으로 몰리고 있다는 소식은 죄책감마저 들게합니다. 삶으로 증명하지 못한 아쉬움이 늘 클 뿐입니다. 이제 우리에겐 ‘겸손한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권위를 내려 놓고 약자를 보호할 시대의 어른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은 아닌지 오늘 깊이있게 기도해 봅시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마태복음 11: 29)
임기호 목사는 ‘메시지 컬리지'(예배음악과) 와 ‘메시지 스쿨'(기독문화학교)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학교문의: 0414-228-660 messageschool7@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