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이야기(14)
하누카(Chanukah) 절기
1년을 마무리 하는 절기로 우리에게 성탄절(크리스마스)가 있다면 유대인들에게는 하누카라고 불리는 절기가 있다. 월력을 사용하는 유대인들은 보통 12월에 이르러 하누카 절기를 지킨다. 하누카는 주전 2세기경 하스몬가의 네 아들이 시리와와의 전쟁(흔히 마카비 전쟁이라 불리움) 에서 승리한 한 후 성전을 정비 하고 성전의 불을 밝힌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전쟁 후 성전을 밝히려고 했을 때, 기름이 하루 분량 밖에 없었지만, 신기하게도기름을 구해 올 때 까지8일 동안이나 성전을 밝힐 수 있었다. 새롭게 성전에 빛이 임하고 유대인들이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게 되었다.2015년에는 12월7일 부터 하누카 절기가 시작 되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유대인들은 성전에서 8일동안 예배를 지속적으로 드리는데, 흔히 ‘빛의 절기’라고 부른다. 하누카는 그들의 전쟁 승리가 외세에 대한 단순한 승리를 기뻐하기보다, 이 승리를 통하여 다시금 유대인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둔다. 그래서 성전이 회복되고 예배와 그들의 하나님에 대한 약속과 신뢰가 회복된 것을 해 마다 기념 한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 절기를 통해, 자신들이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는 빛과 같은 존재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추종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모든 율법을 지키셨던 예수님도 그 시대에 이 하누카 절기를 지키셨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 으로 설명되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우리에게 동일하게 가르 치셨다.
지난 해 11월18일에는 NSW 의사당의 Function Hall에서 다문화 장관의 초청으로 주수상인 Mike Baird 가 배석한 가운데 Pre- Chanukah 축제의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12월의 유대인 하누카를 호주의 다문화 장관이 이스라엘의 절기를 문화적 축제로 같이 기념하기 위하여 11월에 미리 진행 하였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의 인사들이 참여 했는데, NSW주 정부의 장관들과 특별히 주 주상이 참석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이 날도 여러 유대지도자들과 랍비가 참석한 가운데, 9개의 촛대에 꽂힌 초에서 첫 초에 먼저 불을 붙인 후 그 불로 나머지 여덟개의 촛대에 불을 붙이는 의식을 랍비들이 올라와 진행 하였다.
주 수상은 첫번째 연사로 올라와 파리 IS 테러로 인해 모든 것에 어둠이 덮인 것과 같은 슬픔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유대인들이 성전에 불을 밝힐 때 모든 어두움이 물러 간 것 처럼 이 어둠의 시기에 우리 모두에게 빛이 임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의식을 진행한 대표 랍비 역시 모든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을 막론해, 이 세상 가운데, 빛의 역할을 감당하면 절망과 어둠의 세력이 물러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 했다. 하누카는 빛과 소망을 나누는 절기이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를 가졌지만 세상에 대한 사랑과 평화에 대한 소망은 모두 같다.
나는 이 자리에 몇몇 언론인과 함께 동참하였다. 그리고 주 수상인 Mike Baird에게 ‘빛과 평화’를 상징 하는 봄에 관한 작은 선물을 하누카의 의미를 담아 전달하였다. 주 수상은 영국 성공회의 배경을 가졌지만 밝고, 활달하고, 여유로운 성품을 지녔다. 다른 문화의 지도자들에게도 존경을 얻는 이유일 것이다. 유대인 대표들은 이 하누카를 계기로 추후 그들과 함께 다문화 장관실을 방문하여, 교류의 폭을 넓히고 더욱 기독교와의 외연을 넓혀 가자고 제안 하였다. 이 말이 나에겐 빛의 사명을 함께 감당하자는 의미로 들렸다.
이 행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시사 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숫자의 이민자들이지만 이들에게는 국회 차원에서 장관과 주수상이 직접 참여 할 만큼 이스라엘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다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이 관심은 사실 호주인들의 친절과 호의 때문이기 보다 유대인들이 호주 사회에 보여준 빛의 역할과 막강한 힘과 영향력에 근거 한다. 물론 이 힘과 영향력은 모든 순간 작은 관계성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것이다. 물론 호주 이민 유대인들의 역사는 1780년대로 영국의 죄수들의 정착과 시작을 같이 하므로 한인 이민 역사와 비교하기 힘들다. 그만큼 그들의 호주 이민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유럽과 세계 역사와 관련이 깊다. 그들은 호주에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주류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수천년 동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 왔지만 끊임없이그들의 절기와 문화 종교적 정체성을 잃지않고 호주의 다문화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성경은 그들의 고유 문화에 대한 깊은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애굽에서 종살이를 했던 요셉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 간다.
애굽에서의 히브리 문화
요셉이 죽고 70여명에 불과하던 야곱의 가족들이 400여년이 지나는 사이 300만명 가까운 숫자로 증가 하자 애굽은 그들을 두려워 하기 시작 하였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게 된 데에는 많아진 인구와 그들 만의 독특한 히브리 문화적 결집력에 있었다. 이를 두려워한 바로와 애굽 백성들이 유대인들에게 노역을 부과하고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는 일들로 고통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고, 그일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부르짖게 하였고, 하나님은 미디안 광야의 모세를 불러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떠나게 하는 역사적 동기가 되었다.
그들은 인구가 300만이나 되었지만 히브리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대 가장 발달한 문명의 영향력 아래 살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우리는 36년간일본의 지배 아래 살았던 잔재가 우리의 언어, 유적, 문화의 곳곳에 배어있다. 그래서 21세기의 한국의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과거사를 청산하고 정신적인 잔재를 제거하자고 발버둥 치고 있지만, 깊이 뿌리 내린 정서와 일본과 얽매인 사회 곳곳의 관계성은 몇 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뜨거운 감자이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이 400여년동안 그 시대에 가장 영향력있는 고대 이집트 문명 속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킨 그들 만의 결집력은, 오히려 애굽의 바로가 히브리인들이 아들을 나으면 죽여 버리라고 하는 법령을 공포하게 까지 되었다. 400여년의 시간 동안 그들은 특별히 그들 만의 문화를 고수 할 수 있는 환경 아래 있었던 것을 짐작 하게 한다.
요셉은 야곱과 형제들이 애굽에 모두 정착할 때, 왕궁의 총리 궁전에 또는 궁전에서 가까운 곳에 살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먼 발치 떨어진 고센 땅에 거하도록 특별히 조처 하였다. 그것은 야곱과 형제들이 바로 왕을 만나러 갈 때 특별히 목축하는 사람들인 것을 말하도록 강조 하게 한 것에서 볼 수 있다(창46:43-44). 그리고 그들은 왕궁의 견제의 시선을 피해 세상과 혼합되지 않고, 그들 만의 문화를, 그들 만의 땅에서 세워나갈 수 있게 되었다. 왕의 꿈을 해석하고, 애굽의 7년 후 기근을 예견했던 요셉은 형제와 아버지를 위해 더 먼 미래를 준비하는 선견의 지혜와 경륜을 발휘하였다. 그리고 고센 땅에서 정착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그들만의 문화안에 살아가는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 하심이 있었다. 그리고 출 애굽을 하고 시내산에서 모세가 하나님께로 부터 받은 계명으로 인해 그들 안에 좀 더 분명한 생활과 절기의 명문화된 기준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 기준은 나아가 이스라엘에 나라와 왕이 세워지고, 다윗의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혈통을 따라 이 땅에 오시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빛과 희망
현재 유대인의 수는 이스라엘에 약 7백만, 미주를 중심으로 세계 도처에 천4백만명 정도의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복지가 잘 발달된 선진국인 호주에서도 시드니와 멜본 지역을 중심으로 약12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소수의 호주 이민자들이지만, 하누카 절기는 이들에게 다시금 빛과 희망의 사람들로 세상 속에 살아 가라고 가르친다. 우리도 소수이지만 호주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하겠다. 언젠가 우리도 유대인들 처럼 호주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주고, 존중 받는 민족이 되면 좋겠다.
정원일 목사 (Christians for Israel – National Director. Korea)
베다니 사역 본부 대표, 키비 호주 대표(문화 교류학 박사 과정 중)
0410-430-677, wiju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