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개선을 위한 호주 동포사회의 열정
지난 해 초에 호주의 대법관을 역임한 마이클 커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장의 북한인권보고서가 공표된 이후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크게 증폭된 바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은 북한 인권의 열악상에 대해 크게 주목하고 국제사회가 인권개선을 위해 관심을 높여야 할 필요성에 대해 보도하였다. 이 보고서가 관심을 끈 부분은 북한정권의 지도층을 고문 등 인권남용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고 사법처리를 건의한 부분이다.
국제법정에 정치지도자를 세우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제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종래의 유엔 인권결의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하여 지난 해 말에는 유엔총회에서 대북한인권결의가 통과되었으며 이어서 이 의제가 유엔안보리에 상정되는 단계에 까지 나아가고 있다. 물론, 안보리의 정치적 성격으로 인해 회원국의 일치된 의견으로 통과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제로 채택되어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사실 자체로서도 북한을 압박하는 정치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호주에서 최대의 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시드니 한인사회에서는 북한의 열악한 상황에 주목하고 인도적 지원을 하거나 선교나 무역 거래 차원에서 북한과의 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지난 해 호주민주평통협의회는 북한인권주간행사를 개최하여 북한의 인권상황을 다룬 영화를 상영하거나 커비 위원장을 초청한 강연행사, 탈북자의 증언을 청취한 바 있다.
이에 더 나아가서 호주의 정치인들과 접촉하여 의회에서 북한의 인권관련 법이나 비난 결의를 통과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달 북한인권개선호주운동본부라는 NGO가 출범하여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소개하고 호주정부와의 협력사업의 진전 경과를 발표하였다. 이 동포단체는 같은 민족으로서 통일을 내다보는 현 시점에서 통일 이후 남한의 동포가 북녘의 동포를 위하여 한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을 때 최소한의 양심에 부끄럼없는 일을 하였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그 설립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이의 첫 성과로 한인동포가 다수 거주하는 지역구 출신의 연방의원인 크래그 론디 의원이 발의한 대북한 인권규탄결의안이 연방의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2월 23일 여야의원 각3인의 발언을 들은 후 통과되었다.
이 결의는 유엔북한인권조사위의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호주 정부는 안보리가 지난 해 말 북한 인권문제를 의제로 채택한 결정을 환영하고, 북한정부가 주민들을 국제인권기준에 맞추어 대우해 주기를 요구하며 남북 이산가족상봉 등 진정성있는 행동을 통해 비핵화, 남북대화 및 6자회담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국의 인권에 관한 결의가 통과되는 자체는 비록 강제성의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성을 가지는 상당히 의의있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를 준거로 하여 호주 동포단체는 더 나아가서 특수한 상황에 처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호주 의회가 미국과 같이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한다.
호주와 북한간에는 외교관계가 수립되어 있고 북한은 호주에 대사관을 설치한 바 있으나 수년 전 철수하였다. 북한은 대사관을 다시 개설하고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호주는 인권, 환경, 대테러, 난민 등과 같은 범국제적인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포단체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의회 차원의 대북한인권규탄결의를 통과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탈북자 증언, 북한 상황에 관한 세미나 등 행사를 개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써 북한의 현황에 대한 호주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법안의 상정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휘진 총영사(주시드니총영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