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 난민 캠프 방문
시리아 난민 세 가정 12명 바티칸으로 데려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6일(현지시각)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지역 난민들이 수용돼 있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 난민 캠프를 방문해 난민들을 위로하고 난민 위기에 대한 외교적, 인도주의적 대처를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미국 CNS에 의하면, 이날 아침 일찍 로마에서 출발해 미틸레네 국제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그리스 정교회 수장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아테네 대교구장 예로니모 2세 대주교 등과 함께 2,500여 명이 모여 있는 난민 캠프에 찾아가 난민들을 만났다.
교황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난민들을 만나고 나와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난민들이 처한 비극적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의 말기에 봉착했던 비인간적인 상황과 유사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난민들이 떠나온 지역의 내전과 종교탄압, 인신매매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실효성 있는 긴급 구호활동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쟁과 폭력의 종식을 염원하고 난민 수용과 보호에 종교단체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대형 천막 앞까지 다가가 난민들 손을 잡아주면서 “여러분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연설을 통해 “여러분들이 지금 홀로 버려진 것 같은 고통, 특히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 … 우리는 이 중대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을 세상에 촉구하고, 해결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왔다 … 하느님은 인류를 한 가족으로 창조하셨기에 형제자매 중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으면 우리 모두 아파한다 …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교황은 이날 전용기에 시리아 난민 세 가족 12명을 태워 로마로 돌아갔다. 이들은 모두 이슬람 신자로, 12명 가운데 6명이 아이들이다. 바티칸은 “교황은 난민 환영과 연대의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 했다”며 이들의 지원과 정착은 교황청이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이 같은 행동은 교황청과 그리스 및 이탈리아 정부 사이의 사전 협약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교황청 대변인은 밝혔다.
교황의 이날 방문은 전쟁과 종교적 박해, 가난을 피해 떠나온 난민들을 내쫓고 있는 터키와 유럽 지도자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하면서 인도적 배려를 호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교황 방문을 계기로 유럽 난민 사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레스보스 섬은 유럽행을 원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난민들의 기착지인데, 최근 유럽연합(EU)과 터키가 협정을 맺고 섬에 유입된 불법 난민과 이주민들을 터키로 강제 송환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