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타고라스 (Protagoras, 대화편) – 플라톤 저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는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의 하나이다.
○ 개요
이 글은 소피스트로서 유명한 프로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와의 덕(德)에 관한 대화이다. 덕이란 무엇이며 과연 덕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일까라는 문제가 음미된다.
소크라테스는 절제·경건·용기·정의·지혜라고 하는 여러 가지 덕이, 그것들이 정말로 덕이라고 할 수 있는 공통된 덕의 본질을 문답 형식으로 탐구해 나간다. 만약 이러한 여러 덕의 본질이 지식임을 안다면 덕은 가르쳐진다고 해도 좋으며, 덕은 지식이라는 것을 입증하려고 한다. 한편 프로타고라스는 덕은 가르쳐지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소크라테스가 주장하는 덕이 지식이라는 점을 부정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프로타고라스는 정의·용기·절제 등 여러 덕이 마치 얼굴 가운데서 코나 눈이나 입처럼 각각 다른 것이라 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경건한 태도를 갖지만 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든지, 지혜롭지는 못하지만 사려가 깊다고 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반론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덕이 황금의 일부분처럼 동일하다고 한다면 용기·절제·경건 등등으로 구별되는 것은 무엇에 의해서인가. 결론으로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해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은 지식이지 않느냐, 그러므로 가르쳐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암시가 전체를 통하여 풍기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기를, 소크라테스는 “보편적인 것을 추구하여, 정의(定義)에 마음을 쏟았다”라고 하였는데 이 경우 그 보편적인 것에 해당하는 것이 소크라테스가 말한 지식이라 해도 좋다. 그가 말하는 지식이란 머리에서 생각만 하는 이론적인 지식은 아니다. 그것을 가지면 악을 저지를 수 없는 체득적(體得的) 지식이라 하겠다. 그러한 지식을 얻는 것이 덕이며 사람들의 행복으로 연결되어 간다고 하는 소크라테스의 이른바 “지(知)는 덕(德)”이며 “덕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윤리가 이 대화편에 암시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 등장인물
소크라테스 · 무명친구 · 프로타고라스 · 프로디코스 · 히피아스 · 히포크라테스 · 알키비아데스 · 칼리아스 · 크리티아스
1) 동료
플라톤의 대화편들 중에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동료가 등장해서 다른 등장인물에게서 이야기를 전달받는 형식의 대화편들이 있다. ‘프로타고라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직접 자신이 프로타고라스와 했던 대화를 듣는 역할을 동료가 한다.
2) 소크라테스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가 기원전 430년대 후반이라고 한다면, 소크라테스의 나이는 30대 중후반이다. 가장 젊은 시절의 소크라테스가 등장하는 대화편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를 통해서 소크라테스의 출현을 선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개진되는 소크라테스의 생각들은 우리가 흔히 ‘소크라테스의 역설’이라고 부르는 철학적 입장들의 총화이다. 덕은 앎이라거나, 누구도 알면서 잘못을 범할 수는 없다거나, 여러 가지 덕들이 사실은 하나의 동일한 것이라는 등의 철학적 입장들이 명시적인 논증을 통해서 개진되는 것이 바로 이 대화편인 것이다.
3) 히포크라테스
’히포크라테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에서 흔한 편이었고, 여기에 등장한 히포크라테스에 대해서는 달리 알려진 바가 없다. 사실 그가 실존 인물인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대화편에서 히포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좋은 가문 출신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 야망도 큰 10대 후반 정도의 촉망받는 젊은이로 설정되어 있다. 소크라테스와 상당한 친분이 있으며 그의 동료들에게도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프로타코라스
가장 유명한 소피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화편에서 프로타고라스는 자신이 소크라테스를 비롯해서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나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와 그 밖의 정황들을 고려해서, 보통 그가 소크라테스보다 스무 살 정도 연상이었다고 추정된다.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가장 유명하며, 그 외에도 어떤 사안이든지 그에 관해서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논변이 있다는 이야기와, 신들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 등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5) 칼리아스
칼리아스의 아버지 히포니코스는 아테네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다. 칼리아스는 아버지의 부와 함께 아테네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는 칭호도 물려받았지만, 소피스트들의 후원과 방탕한 생활로 나중에는 가산을 탕진하였다. 그의 유명세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서, 그는 많은 희극 작가들에게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6) 알키비아데스
그리스 최고의 풍운아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외모와 언변으로 아테네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어렸을 때는 성인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부인들을 괴롭게 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남편들을 괴롭게 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와 긴밀한 관계에 있었고, 플라톤 외에도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크라테스적 대화편’들을 쓴 여러 작가들이 ‘알키비아데스’라는 제목의 작품을 썼다는 것이 기록에 남아 있다.
7) 크리티아스
알키비아데스와 함께,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를 타락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구실을 제공한 대표적 인물이다. 플라톤의 외가 쪽 친척이기도 하며, 아테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에게 지고 나서 등장한 30인 과두정의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플라톤은 크리티아스를 소피스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8) 프로디코스
‘프로타고라스’를 비롯한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프로디코스의 제자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지 소크라테스가 프로디코스의 강의를 강의료를 지불하고 들은 적이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일 따름으로 보이며, 프로디코스의 나이는 소크라테스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몇 살 어린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디코스는 언어의 의미를 세밀하게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9) 히피아스
흔히 소피스트들이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프로타고라스’에서도 히피아스가 산수, 기하, 천문학, 음악 등을 가르쳤다고 이야기되지만, 그 외에도 그는 다양한 기술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 옷이며 장신구 등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고 한다. 자연적인 것(physis)과 관습적인 것(nomos)의 대비가 소피스트들에게 중요한 주제였는데, 히피아스는 이 중 자연적인 것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 대화시기와 장소
대화시기: 기원전 약 433년
대화장소: 칼리아스의 집
○ 대화의 형식
아테네를 방문하여 칼리아스의 집에 묵고 있는 프로타고라스를 소크라테스가 찾아가 그곳에 모여 있는 여러 사람들을 청중으로 프로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 자신 사이에 있은 대화를 무명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는 이른바 틀대화이다.
○ 주제
1. 소크라테스의 출현
이 책의 주제는 소크라테스의 출현이다. 정작 소크라테스 자신은 어떤 저서도 남긴바가 없지만 플라톤을 비롯한 그의 사상을 계승한 제자들에 의해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진다. 소피스트로 대변되는 새 시대의 지식인들과 겉보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했지만 소크라테스는 근본적으로 그들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사람이 나타났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당시 그리스 사회에서 별종인 인간이 소크라테스였다. 그런 소크라테스를 플라톤이 불러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프로타고라스’의 주제는 바로 소크라테스의 출현이다. 첫 선을 보인 소크라테스를 포함해서 등장인물들이 ‘프로타고라스’에서 벌이는 대화는 대화 중간에 발생하는 우연적인 사건들에 의해서 이리저리 방향이 틀어지다가 결국에 가서는 나중에 더 이야기해 보자는 허울뿐인 약속과 함께 결론 없이 끝나고 만다. 그래서 대화편의 두 가지 큰 주제인 덕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인가의 문제와 여러 덕들이 사실은 하나인가의 문제가 서로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또 중간에 등장하는 시모니데스의 시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해석이 이들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등을 비롯해서 대화편을 읽은 독자가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많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프로타고라스’를 피상적으로 읽는 것을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젊은(!) 소크라테스와 대표적인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를 비롯한 등장인물 사이에서 오가는 ‘프로타고라스’에서의 겹겹의 두터운 대화는, 어떤 대화편보다도 행간을 놓치지 말고 읽을 것을 독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하면서 다시 한 번 지적 향연의 세계를 펼쳐 낸다.
2. 덕을 가르칠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를 포함해서 등장인물들이 이 책에서 벌이는 대화는 대화 중간에 발생하는 우연적인 사건들에 의해서 이리저리 방향이 틀어지다가 결국에 가서는 나중에 더 이야기해 보자는 허울뿐인 약속과 함께 결론 없이 끝나고 말지만, 독자들은 ‘덕’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인가의 문제와 여러 ‘덕’들이 사실은 하나인가의 문제가 서로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답을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소크라테스의 역설’이라고 부르는 철학적 입장들, 즉 덕이 곧 앎이라거나(지덕합일) 개별 덕들이 사실은 동일한 하나의 것이라거나(덕의 단일성) 누구도 자신이 아는 것과 달리 행동할 수 없다거나(자제력 없음의 불가능성) 하는 입장들에 대한 본격적인 논증이 제시되는 곳이 다름 아닌 ‘프로타고라스’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플라톤의 초기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집대성 되어 있는 대화편이 바로 ‘프로타고라스’인 것이다.
○ 내용
1. 틀 밖 대화
(1) 소크라테스가 동료에게 프로타고라스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함
2. 프로타고라스 찾아가기
(1) 히포크라테스와 소크라테스의 대화
① 히포크라테스가 소크라테스를 찾아 옴
② 프로타고라스의 교육 내용에 대한 히포크라테스의 무지
③ 히포크라테스의 무지의 위험성
(2) 덕의 교육자 프로타고라스
① 소피스트들이 모여 있는 칼리아스의 집
② 프로타고라스와의 만남
③ 프로타고라스가 가르치는 것
(3) 덕의 가르침 불가능성 논증
① 아테네 민회에서의 관행으로부터의 논증
② 뛰어난 사람들과 그 자식들에 대한 사실로부터의 논증
3. 프로타고라스의 연설
(1) 옛날이야기
① 에피메테우스와 프로메테우스
② 제우스의 선물
(2) 옛날이야기 보충
① 모든 사람이 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
② 덕의 가르침 가능성과 형벌제도
(3) 논변
① 모든 사람이 실제로 덕을 가르치고 있음
② 훌륭한 아버지의 자식이 못난이로 보이는 이유
(4) 소크라테스의 의문
① 거의 설득된 소크라테스
② 덕이 하나의 것이라는 프로타고라스 주장의 의미 해명 요구
4. 덕의 단일성
(1) 덕의 단일성의 성격에 대한 프로타고라스의 입장
(2) 소크라테스의 덕의 단일성 논증들
① 정의와 경건의 유사성 논증
② 유사성 논증에 대한 프로타고라스의 반론
③ 지혜와 분별의 동일성 논증
④ 정의와 분별의 동일성에 대한 미완성 논증
⑤ 좋음의 다양성에 대한 프로타고라스의 주장
(3) 길게 말하기와 짧게 말하기
① 소크라테스의 짧게 말하기 요구
② 말하기 방식에 대한 논란
③ 소크라테스의 제안
5. 시모니데스의 시 해석
(1) 프로타고라스의 질문
(2) 소크라테스의 예비적 해석들
① 첫 번째 해석
② 두 번째 해석
(3) 소크라테스의 본격적 해석
① 스파르타식의 지혜
② 세 번째 해석
(4) 시 해석 작업의 문제
① 시정아치들의 향연과 교양 있는 사람들의 향연
② 소크라테스의 제안
6. 지혜와 용기의 동일성 논증
(1) 지혜와 용기의 동일성에 대한 예비적 논증
① 덕의 단일성 논변 재개
② 지혜와 용기의 동일성 논증 ? 첫 번째 시도
③ 프로타고라스의 반론
(2) 자제력 없음 불가능성 논증
① 좋음과 즐거움
② 앎의 강함과 약함
③ 대중과의 가상적 대화
가) 즐거움에 진다는 것의 정체 검토 필요
나) 당장의 즐거움/괴로움과 나중의 즐거움/괴로움
다) 좋은 것에 져서 나쁜 것을 행한다는 주장의 불합리성
라) 가장 큰 즐거움의 선택
마) 측정의 기술
바) 즐거움에 진다는 것의 정체는 무지임
④ 누구나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함
(3) 지혜와 용기의 동일성에 대한 본격적 논증
① 무서움은 나쁨의 예견
② 지혜와 용기의 동일성
7. 파장
(1) 뒤죽박죽된 대화
(2) 헤어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