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맘의 두서없는 이야기 10
무지개 선물
교회에 아기들이 풍년이다. 주일날 교회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참 따스하면서 행복감을 전해준다. 분명 부흥하는 교회는 아기들이 많고 손 많이 가는 아기들을 데리고 나오면서까지 예배를 사모하는 엄마들이 많은 교회일 것이다, 그러보니 나도 저런 아기를 언제 키웠었나 싶을 정도로 하람이가 쑥쑥 커버렸다, 그 시절이 조금 그립기도 하면서 이제는 교회 안에서 왠만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하람이가 기특하기도 하다, 그 당시 하람이를 임신한건 분명 기쁘고 축복받을 만한 일이었지만 장소가 호주였다는 점. 그리고 돌봐줄 가족이 남편 외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은 걱정되고 답답한 일이기도 했다. 영어도 제대로 되지 않고 여러 가지 한국과는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 호주. 과연 내가 여기서 아기를 잘 낳아 키울 수 있을까,,? 호주에서 임신한 한국 여성이라면 반드시 다 한번쯤은 했을 고민,
호주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처럼 담당 의사가 없는듯하다, 예약을 하고 병원을 가지만그때마다 의사는 매번 다르다, 어떤 날은 전통의상을 입은 인도 여의사, 또 어떤 날은 산타처럼 흰 수염이 가득한 전형적인 호주 할아버지 의사, 독일에서 온지 얼마 안됐다는 키가 크고 얼굴이 창백한 독일인 여의사, 괜히 불친절했던 중국인 의사 등등 그래서 진료를 갈 때마다 매번 나의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나중에는 차트에 제대로 메모를 좀 해두면 안되나 하는 약간의 짜증스러움이 밀려올 정도로 말이다, 어쨌든 만삭 때까지 살도 많이 찌지 않고 아기도 건강해서 전날 입원하고 다음날 바로 하람이를 낳을 수 있었다,
밤에 살짝 가진통이 시작되었지만 견딜 만 했고 그렇게 새벽에 남편이 새벽청소 일을 나가 어쩔 수 없이 혼자 넓은 분만실에 누워 덩그러니 애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진통이 점점 고통스러워 지기 시작하자 간호사가 들어와 뭐라 뭐라 하는데 그 정신에 영어까지 신경 쓸 수 없어 그냥 간호사 손을 꽉 잡고 안 아프게 하는 약은 없냐고 죽겠다고 마구잡이 생존영어를 뱉어내는 순간 다행히 남편이 급하게 들어와 20여분 정도 있었나,,,아기머리가 보인다며 준비하란다, 이렇게 오랫동안 아픈 것 보다 죽어라고 힘줘서 빨리 애를 낳자고 결심한 나는 정말 머리가 터질 정도로 힘을 준 게 3~4번쯤 될까, 응애 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쪼매난
이쁜이 하람이가 이 세상에 나왔다, 하람이를 가슴에 안겨주고 good! 이라고 손을 흔들어 주는 간호사의 손목이 빨간 것을 보니 내가 참 세게도 잡았구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주일새벽 아빠의 예배시간에 맞춰 그렇게 한 시간 반만 에 나온 우리 하람이 과연 믿음의 자녀구나 생각하며 기쁘고 벅찬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출산당시 담당의사 였던 럭비보이(럭비선수처럼 2m키에 빡빡 머리의 젊은 남자 의사였다)는 이렇게 일찍 태어난 아기는 처음이라며 연신 나보고 운이 좋단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호주 땅에 들어왔지만 하람이를 낳음으로 인해 우리는 이 땅이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땅이라고 확신했다. 그만큼 하람이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가장 분명한 응답이 되어준 것이다,
[하람아! 부족한 아빠와 엄마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세상에 더 좋은 부모도 많이 있을 텐데 우리에게 일부러 와준거지…? 10달의 긴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아빠 엄마 힘들지 않게 기다려 주고 세상으로 나와 준 우리 하람이. 그 조그만 손과 발을 그리고 작은 입술을 오물조물 하며 아빠 엄마와 눈이 마주친 그 첫 순간 그래 하나님이 하신 것이 분명해 감탄하며 우린 너에게 한눈에 반했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온전할 수 있을까..?
하람아! 이런 기적적인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아빠 엄마는 기도해. 하람이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 쓰임 받기를,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강하지만 온유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를,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며 절대 믿음을 두고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손해인줄 아는 지혜와 알면서도 타인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아량을, 기본적인 도덕을 지키며 옳은 일을 지킬 줄 아는 고집스러움을,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기를 소망하는, 하람아! 하람이가 힘든 시기에 아빠 엄마에게 주신 하나님의 무지개 약속이 되어주렴,,,고마워,,,사랑해,,,여전히,^^영원히~]
박은정 사모(시드니동산교회 양화영 전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