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맘의 두서없는 이야기 30
떡볶이 이야기
언제부터 이처럼 떡볶이를 좋아하게 된 건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는 엄청난 떡볶이 매니아다. 떡의 쫄깃한 식감도 좋고 매콤하고 달콤한 고추장의 맛도 좋다. 중 고등학교 시절 방과 후 떡볶이를 먹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떡볶이는 크게 고추장을 사용해 매운 맛을 내는 고추장 떡볶이와 간장을 사용하는 궁중 떡볶이로 그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원래 궁중에서 발달한 떡볶이는 간장 양념에 재어둔 쇠고기를 떡과 같이 볶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매운 맛이 아니었다고 한다.
나는 주로 매운 떡볶이를 해먹지만 요즘에는 하람이와 같이 먹기 위해 간장떡볶이도 자주 하게 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잡채용 소고기도 괜찮고 아쉬운 대로 우민찌도 좋다. 불고기 양념과 비슷하게 재워둔 고기를 먼저 볶고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떡과 함께 피망이나 당근 양파 등의 갖은 야채를 넣는다. 따로 볶아서 잡채처럼 버무려도 되고 아예 함께 볶아도 되니 편한 대로 선택하면 된다. 고기와 다양한 야채가 첨가되기 때문에 영양 면으로도 훌륭한 궁중 떡볶이. 손님이 갑자기 오셨을 때나 아이들 간식용으로 참 좋다. 하지만 어쨌든 보통 떡볶이하면 역시 고추장 떡볶이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고추장 떡볶이는 대개 고추장과 설탕을 통해 매운 맛과 단 맛을 내는데, 매운 맛을 내는 고추장 등의 양념과 단 맛을 내는 설탕이나 물엿 등을 섞은 양념장에 떡을 넣고 졸여서 볶아낸다. 지역에 따라 여기에 케첩이나 카레, 후추, 겨자 등의 재료를 첨가하여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한다. 추가하는 양념의 종류에 따라서 치즈 떡볶이, 곱창 떡볶이, 자장 떡볶이 등의 다양한 떡볶이가 있으며 추가할 수 있는 양념은 무궁무진하다. 요즘은 아주 매운 떡볶이가 유행이라 일부러 고추장 외에 캡사이신 이라는 강력한 매운맛의 소스를 첨가하는데 너무 자주 먹으면 다음날 아침 힘들 수 있으니 참고 하시면 좋을 듯하다. 며칠간 안 먹으면 또다시 생각나는 그리운 매운맛의 떡볶이. 그 때문인지 남편은 떡볶이를 참 맛있게 잘한다. 어느 날은 국물 없이 기름에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기름 떡볶이. 텁텁하지 않고 어른스런 맛이라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지만 별미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또 어느 날은 국물을 넉넉하게 잡아 오뎅과 대파를 잔뜩 넣고 끓인 시장표 떡볶이. 때로는 피자치즈를 넣어 맵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나게 하는 떡볶이. 덕분에 떡볶이는 우리가 밥처럼 자주 해먹는 주식이 되어 버렸다. 그런 떡볶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한식 세계화 과정에서 고급화, 다양화되고 조리법의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화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 계획의 일환으로 그래서 떡 색상과 모양의 다양화, 외국인 입맛에 맞는 떡볶이 개발 등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쌀 가공협회 산하에 ‘떡볶이 연구소’가 있으며, 여기서 색다른 소스와 재료들을 가지고 다양한 떡볶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금 기운이 없고 우울할 때 또는 돈은 별로 없는데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당신은 꼭 떡볶이를 떠올려야 한다. 매운 고추장의 맛이 기운을 북돋아 주고 쫄깃한 떡이 스트레스를 날려 줄 것이다. 떡볶이는 그렇게 내 가슴 안으로 들어왔다.
박은정 사모(시드니동산교회, 양화영 전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