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데이’와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에 호주 인종차별법 개정 논란
3월 21일은 ‘하모니데이’와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
3월 21일(금)은 ‘하모니데이’(Harmony Day)이자 UN의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이기도 하다. 자신들을 같은 ‘인종’이라고 생각하는 특정한 인류 집단이 다른 ‘인종’이라고 생각하는 집단에게 하는 차별! 이는 단순한 적대감만이 아니라 ‘호감’도 포함된다. 인종차별은 오래된 만큼이나 그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양상에서는 우월감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즉 문화적이든 기술적이든 어떤 민족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근거가 의식에 자리잡으면 그 우월의식을 통해 상대민족을 차별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호주, 미국의 등 서구권 이민국가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문제에 시달려온 과거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문제에 더 민감하다.
‘Everyone belongs’ this Harmony Day_‘모두가 포함된다.’
3월 21일은 호주의 ‘하모니데이’다. 200여 개국 출신이 300여 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다민족 국가’ 호주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소수민족들이 화합하여 하나가 되자는 취지로 지난 1999년부터 하모니데이를 제정해 시행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초등학교나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 단체의 범위도 넓어지고 행사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빠르게는 3월 17일부터 24일 사이에 전국 곳곳에서 하모니데이 행사가 진행된다.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_‘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를 지니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매년 3월 21일이며,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노력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1966년에 UN총회에서 선포한 날이다. 이 날은 1960년 3월 21일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Sharpeville)에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에 반대하며 평화적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에 의해 69명의 시민들이 희생되었던 사건으로부터 유래되었다. 그 후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체계는 해체되었다. 인종차별주의 법과 관습들은 많은 나라에서 폐지되었고, UN은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 협정(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에 따라 인종차별주의와 싸우는 세계적인 틀을 확립했다. 협정은 현재 전 세계의 비준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많은 개인, 공동체 그리고 사회는 인종차별주의가 야기하는 부정의와 오명을 경험하고 있다. 세계 인권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의 첫 번째 조항은 “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를 지니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라고 확언한다. 이 날은 이 이상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집단적인 책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최근 호주 인종차별법 개정 논란_백호주의로의 회귀 우려
서구 이민국가들 중 미국은 인종차별로 워낙 몸살을 앓아왔던 나라라서 그런지 인종차별 발언이나 관련행위에 대한 규제와 법률이 매우 엄격하다. 특정 인종을 직접 모욕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검찰에 기소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인종차별이 폭행 및 살인의 사유가 될 경우 상당한 가중처벌이 더해진다.
그러나 최근 호주 자유당 보수정부가 인종차별금지법(일명 볼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호주 사회가 들끓고 있다. 호주 정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인종차별금지법 제18조 C항은 “인종주의적 이유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는 것을 불법”이라 규정했으며 인종주의적 욕설을 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조항은 1980년대 호주에서 인종간 갈등이 촉발됐을 때 중국인, 유대인, 베트남 커뮤니티 등의 노력으로 신설됐다. 하지만 2011년 호주의 유명 언론인 앤드루 볼트가 자신의 블로그에 애보리진(호주 원주민)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자유당 정부는 이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저촉된다며 폐지 또는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조지 브랜디스 법무장관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사표현의 자유를 불법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라며 개정 추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호주 내 소수민족, 야당과 인권단체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종차별법 개정 논란과 같은 호주사회의 움직임은 백호주의(White Australia policy)로의 회귀를 암시하고 있어, 소수민족과 인권단체가 우려하고 있다.
호주인의 약 45%는 이민자이거나 부모 중 한쪽 또는 모두가 해외 출생자이다. 호주에는 2백개 이상의 국가 출신이 호주 시민으로 정착해 살고 있으며 사용되는 언어는 3백개가 넘는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만다린(중국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캔토니즈(중국 광동어), 그리스어, 베트남어, 타갈로그/필리핀어, 스페인어, 힌디 순이다. 호주 원주민들은 6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호주 원주민들이 살 맛 나는 세상되길_지속적으로 원주민 지도자들 배출돼야
처음 유럽인들이 호주를 발견했을 때 약 100만 명의 원주민들이 300여 개의 부족국가를 형성하고, 적어도 250개의 언어 및 700여 개의 방언을 쓰며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의 호주 이민과 원주민 학대로 최근 호주 원주민은 호주 총인구 2300만명 중 60만 명에 그치고 있다. 이들은 호주에서 가장 빈곤한 소수 민족이며 건강도 좋지 않고 교육에서도 뒤져 있다. 다른 호주인보다 더 일찍 사망하며 감옥에는 더 많이 간다.
이런 가운데 2013년 3월에는 호주 사상 처음으로 원주민이 지방 정부의 수장이 됐다. 당시 애덤 가일리스는 호주 본토에 있는 두 보호령의 하나로서 다른 여섯 주들과 동등하게 취급되는 북부 보호령 정부의 수석 장관으로 취임한바 있다. 40대 공무원 출신인 가일리스는 직전 수석장관 테리 밀스가 일본 출장 중인 가운데 집권당 내 혁명을 통해 새 수석장관이 된 것이다. 당시 가일리스는 앞으로 부모들이 자녀들을 고취시킬 수 있는 한 모범이 됐다고 자평한 바 있다. 가일리스는 “엄마 아빠는 ‘넌 할 수 있어.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가일리스를 봐라.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너도 그걸 할 수 있어’라고 할 수 있게 됐다”고 각료진들과의 취임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말했다. 당시 중앙정부를 이끌고 있는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이날 “호주 원주민들에게는 역사적 순간이며 지금 이 의회에서 이 사실을 기리기는 것이 알맞다”고 하며 연방 의회에서 가일리스의 승진은 전 국민이 인정해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북부 보호령 인구의 30%가 원주민이며 이곳 의회의 의원 4분의 1를 차지하고 있다. 연방 의회에서는 현재 226명 의원 중 단 한 명이 원주민 출신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