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투명한 과세위해 ‘종교법인법’ 제정돼야
교회여, 제국들이 화려했으나 그 발은 진흙됨을 기억하자
한국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라 세제 개편의 해묵은 과제였던 ‘종교인 과세’가 2015년부터 시행될 전망이지만 이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정기국회에서 종교인 과세를 추가한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를 올 2월 임시국회로 미루었지만 2월이 되자 그 처리는 다시 9월 정기국회로 미뤄졌다. 그때 제시한 이유는 임시국회에서 소득세법을 따로 떼어 처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기독교시민총연합이라는 개신교 단체는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정당,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그리고 총선에서 1천만 신도들이 낙선운동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었다.
이제 한국 정기국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예산안 처리 시한을 앞두고, 1년 전 그때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 추진은 종교 자체를 부인하는 유물론적 사고?
종교인 과세에 대한 종파별 입장을 보면 다양하다. 가톨릭의 경우에는 1994년부터 주교회의의 결의로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으며, 불교계 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납세에 동의한다. 하지만 개신교의 입장은 다양하다. 일부 목회자들 개별적으로 납부하고 있으나 성공회를 제외하고는 교단 차원에서 과세를 받아들이는 곳은 없다. 지난 9월 잇따라 열린 4개 교단 총회를 참관했던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예장 합동, 예장 통합, 예장 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어느 교단에서도 종교인 과세에 미온적이거나 배타적이었다고 발표했다.
예장 합동의 경우 납세가 불필요하다는 결론, 예장 통합은 아예 논의도 하지 않았다. 기장과 예장 고신은 ‘종교인 자발적 납세 운동’ 방안마저 논의를 1년간 유보키로 했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 추진은 종교 자체를 부인하는 유물론적 사고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는 예수의 말씀에 대한 이해와 해석은 다양하다. 심지어 이 말씀은 교회의 금고를 지키는 표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종교인의 근로소득에 대해 납세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나아가 종교법인에 대해 법인세, 상속세, 부가세, 지방세, 취득세, 재산세 등에서 온갖 특혜를 주는 것도 거의 유일하다.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납세의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교인 특히 개신교계가 신성가족으로 남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신성가족을 바라는 것은 교회가 신정일치의 중세시대 회귀를 바라는 향수일지 모른다.
물론 종교인들 스스로도 중세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왜냐하면 국민의 전체가 한 종교를 믿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십 수백개의 종파, 교단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고 쟁투하고 있다. 하나의 종교 혹은 하나의 교단과 신앙체계로 일체화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다.
과세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세속적 잣대를 ‘성직’ 수행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신정국가에서 신의 대리인이 아닌 이상,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가가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이들도 안다.
진실로 거북스럽고 골치 아픈 것은 과세가 제도화될 경우 일부 목회자의 막대한 수입과 교회의 불투명한 회계가 드러나는 일이다. 원천징수를 한사코 거부하고, 마지못해 자발적 납세를 주장하는 건 그러한 이유도 없지 않을 것이다.
어디든 극단적 보수주의와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집단은 상대적으로 존재한다. 한국의 주류 개신교는 극단적 소종파와 ‘안티 기독교’라는 안팎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 대형교회의 건축비리와 비자금 사건 등이 터질 때 마다 일부 개혁적 교회단체들이 소득세 과세가 아니라 차라리 종교법인법을 만들자고 나서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1908년, 일본은 1951년에 종교법인법을 제정해 종교의 자유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일본의 ‘종교법인법’은 조문으로 성직자들이 인격을 존중받고 생활의 안정을 가지고 종교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종교법인법 제정’의 촉구는 부패한 종교의 자정능력에 대한 불신 속에서 종교법인법을 통하여 시민사회의 힘을 통해 종교를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는 창립선언문에는 헌법이 ‘법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함’을 규정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서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함에 불구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는 종교인들을 책망하고 있다.
종교법인법이 적용되면 교회나 사찰 등 종교시설들이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밖에 없고, 개인이건 법인이건 과세도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전히 속은 텅 비었고 겉만 화려한 제국을 원하는가?
착취와 억압을 통해 세상에 군림하는 제국들의 겉모양은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정작 그 발은 진흙으로 되어 있음을 성경속 역사를 통해 본다. 속은 텅 비어있었으며 그러기에 겉만 화려한 제국을 무너뜨려 먼지로 돌아가게 하는 데는 돌멩이 하나로 충분했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겉만 화려한 제국의 발을 치면 그 화려함도 무너져 버리는 것이다. 진정 이 시대의 교회가 그런 어리석음의 반복을 원한단 말인가?
신앙생활도 한 국민이요 시민된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 사회 속의 활동이며 행위이기에 최소한의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의 영역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점점 대형화되고 기업화되는 종교계의 제왕적 모습에서 사회봉사와 나눔이 기초가 되는 성숙한 시민종교활동의 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법적 시스템이 하루빨리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