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한국의 ‘출입국관리법’ 개정 추진에 대한 한 시각
‘고용허가제’ 법의 개정은 이주민에 대한 ‘합법적’ 임금체불제도를 만들어 준 것
전 세계 150여 개국, 300만 회원들과 함께하는 국제엠네스티가 지난 한해 동안 한국 사회에 인권 전반이 하락했음을 언급한 바 있으며, ‘이주노동자와 인권 캠페인’을 전개하며 이주민들의 인권보호를 활동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에서 세계인들이 이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관심 가져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최근 한국 법무부가 추진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 시도에 대해 관심갖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출입국 공무원의 권한과 이주민에 대한 처벌 수위의 강화’부분이다.
미등록 체류자나 출입국관리법 위반자가 있다는 제보나 ‘합리적 의심’만 있어도 출입국 공무원이 언제 어디든 맘대로 들어갈 수 있게 허가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벌칙 조항을 신설하려 한다. 법무부는 미등록 체류자들이 ‘현행범’이므로 ‘긴급체포’ 사유에 해당해 영장 발부 같은 법률적 제약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누가 ‘출입국 위반사범’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든 수색하고 체포할 권리를 출입국 공무원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등록 체류 자체는 절도와 강도 같은 범죄 행위가 아니다. 단속반이 수색하기 위해 주로 쳐들어가는 곳이 다름 아닌 영세 제조업 공단, 건설현장, 농장 등이라는 것이 이를 잘 보여 준다. 그저 적법한 체류 자격 없이 노동을 한 것이 ‘긴급체포’ 사유가 된다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이득을 봐온 곳은 한국의 업주들과 함께한 산업현장이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 산업의 가장 밑바닥 하청 공장에는 어김없이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가장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ㆍ축산ㆍ어업 등에도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이주민 대다수는 터무니없이 낮은 대가만을 받고 한국 경제에 톡톡히 기여해 왔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밑바닥을 책임지며 희생해 온 이주노동자들이 예비 범죄자로 낙인 찍힌 것이다.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매번 벌어지는 ‘불법 단속’ 논란과 인권침해 시비를 잠재우며, 필요시 언제든 이주민들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완강함이 있다.
물론 이런 입장은 한국정부 만의 입장은 아니다. 이것이 지금 전 세계 도처에서 지배자들이 본국외 이주민들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강화하는 발판이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국정부는 최근 이주노동자들의 미등록 체류를 막겠다며 계약 기간이 끝나고 본국에 돌아간 뒤에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 법을 개정했다. 정부가 나서 ‘합법적’ 임금 체불 제도를 만들어 준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제도적으로 인종차별적 제도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한국내 이주민들은 작업장에서 차별당했다는 피해의식과 함께 위기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과정에 인종차별적 제도가 내재해 있는 것이다.
한국이나 세계 어디서든 이주민이 사회의 인권 취약계층으로 고착화 될 경우, 심각한 인종적 갈등양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다문화 가정의 취약한 경제기반과 이주아동의 낮은 사회계층적 이동성은 향후 사회의 통합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이주노동자를 통한 노동력 보충이라는 임기응변식 노동정책은 내국인과의 일자리 경쟁, 사회갈등, 타문화와 공존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과제를 생산한다는 것을 염두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울타리 안에 99마리의 양도 중요하지만 밖에서 헤매는 잃은 양 1마리와 같은 갈 길 잃은 이주민들을 생각할 때이다.
“너희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양 백마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찾아 다니지 않겠느냐? 찾으면, 기뻐하며 자기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와서, 벗과 이웃 사람을 불러 모으고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하고 말할 것이다.”(눅 15:4-6)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