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 목사의 기고 시
“길을 가노라면”
길을 가노라면
저만치서 다가오는 꼴불견
보기도 싫고
마주치고 싶지 않은 모습
듣기 싫은 잡스런 소리들,
짖는 개를 탓하면 뭣 하랴
서둘러 돌아 갈 길을 가는데,
좋다는 거냐
싫다는 거냐
뭘 하자는 거냐
먹을 걸 달라는 거냐,
어지간하면 서로 모른 체
가야 할 길을 가면 될 텐데,
길을 가노라면
왜 개만 있을까
우연히 걸려드는 돌 뿌리
나뒹구는 막대는 어떻고,
막 달려들며 넘어지라네
아픈 발 끝에
휘청대는 몸을 가누노라면,
화를 버럭 내봐도
울분을 삭혀봐도
운수를 탓해 봐도
가까이 멀리
갈 길이 아니었는데 그려
하루살이 몰려드는 산책 길,
교활한 철면피는
눈을 감고 보내고
돌멩이 막대기는 건너뛰며
개소리 잡소리는
뚫린 두 귀로 흘러가게,
들을만한 좋은 소리 있거들랑
마음 문 활짝 열고 담으라는데,
길을 가노라면
온갖 잡다한 소리
거리적대는 것들 널려있지만,
오늘, 태양은 빛나고
따스한 바람은 불어와
저 맑고 밝은 하늘은
주님의 가슴을 전하며
함께 가자며 손을 잡아 이끈다.
한상무목사(시드니생명나눔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