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선교의 이해와 한인교회의 역할(4)
II. 호주원주민 역사와 선교적 상황, 그리고 사회적 문제점
3. 호주 원주민사회의 문제점
2008년 원주민 언어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아직까지 145개 원주민 언어가 유지되어 오고 있지만 그 중 110개는 멸절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언어학교수인 쥬커맨(G. Zuckermann)은 “호주는 언어말살 부분에 있어 전 세계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원주민 언어는 그들 문화의 뿌리이며 종족을 하나로 집결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원주민 자신에 대한 정체성 회복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주 인구와 나이 분포 <그림 1 참조>를 살펴보면 15세 미만의 경우 1/3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주민 비율이 1/5를 차지하고 있는 비원주민보다 높은 반면, 65세 이상의 경우 원주민(4%)의 비율이 비원주민(14%)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는 호주 원주민의 출생률이 비원주민에 비해 높은 반면 원주민의 조기 사망률이 비원주민에 비해 훨씬 높은 사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위와 같이 높은 원주민의 조기 사망률은 심각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높다. 그 예로, 45세 이상 원주민 치매율은 12.4%로 비원주민 2.6%에 비해 약 5배 이상 높다. 원주민사회에 만연한 음주와 마약, 흡연, 심장마비, 뇌상과 비정규 교육, 높은 실업율과 고용불안, 정신적 외상,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요인은 조기 사망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호주 구치소에 수용된 93%에 이르는 원주민들이 심각한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고통하고 있으며, 백인들로부터 받은 성적학대, 영토강탈, 가족과 강제 이별, 정체성 상실 등과 높은 관련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1> 호주 인구와 나이분포: 원주민과 비원주민 차이
(출처: 호주통계청 인구조사 2012)
2010년 호주범죄보고서에 따르면 인권차별과 강제 격리수용을 경험한 원주민 청소년들은 매우 낮은 자존감과 높은 반사회적 행동을 나타내고 있으며, 호주 전체 10-17세 사이 청소년 교도소 수감자 중 원주민청소년의 비율이 무려 59%에 달하고 있다. 또한 날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원주민 성인범죄와 재범률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원주민 성인들에게 있어 술은 여성폭력과 가정파괴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원주민이 비원주민에 비해 무려 5배가 높고, 약 60%가 넘는 원주민이 술로 인해 심한 상해경험이 있으며, 85%의 원주민 입원환자가 알코올 중독에 의한 심한 정신질환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식민시대 급격히 늘어난 원주민 알코올 중독의 이유로는 강제노동에 동원된 남자 원주민들에게 지불되어야 할 일당과 성적 노예로 착취당한 원주민 여성들에게 술로 그 대가를 대신하였기 때문이다. 1800년대 초반에는 스포츠경기를 즐기던 백인관중들이 이러한 이유로 술 취한 원주민을 불러 모아 죽기까지 치열한 몸싸움을 조장하는 사회적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 또한 백인과 원주민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수많은 혼혈아 2세들은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학대받거나 방치되어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게 되면서 원주민사회 알코올 중독 현상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호주사회 원주민 알코올 중독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높은 원주민 자살률과 사건사고(예: 교통사고, 낙사, 화상 등)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원주민 평균수명 35세라는 참혹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알코올 중독은 여성과 가정폭력, 사회적 소동, 종족 간 충돌을 일으키는 주요인이지만 원주민 여성은 술에 취한 폭력적인 남성을 백인경찰에 고발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실정이다. 원주민사회에 증가하고 있는 암 발생률 역시 알코올 중독과 연관이 높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대부분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원주민사회에 만연한 술 문화는 개인의 무기력한 삶의 목표와 자존감 상실, 가정파괴와 자녀교육문제, 재정곤란, 높은 범죄율과 실업률로 이어지는 호주사회의 문제를 낳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오늘날 원주민 알코올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으로 원주민 전통사회의 통제기능 상실, 관습적으로 규정된 부족의 정체성의 약화, 전통적 사회규범의 전승기반 약화, 강제통제에 대한 저항, 외면되고 있는 고통과 분노, 사회적 긴장감 등을 꼽고 있다.<다음호에 계속>
강재원 박사(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 사회과학·정책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