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기요금 폭등에 재생에너지와 화석원료 논쟁 가열
호주에서 화석연료 이용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호주를 찾은 환경운동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석탄발전에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지만, 호주 여당 의원은 ‘재생에너지가 전기료를 끌어올려 사람들이 추워 죽을 판’이라는 주장을 폈다. 현재 호주는 전력 수급 불안정에 따른 전기요금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변화투자자그룹(IGCC) 행사에서 “세계는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관해 속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 … 호주가 반대로 가 석탄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겠지만, 그것은 미친 짓(crazy)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어는 또 인도 아다니 그룹이 호주에서 추진하는 석탄광산 개발사업에 호주정부가 10억 호주달러(한화 8734억 6000만원) 규모의 철도건설 지원을 약속한 것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바보짓’(nuts)이라고 비난했다.
고어는 재생에너지와 축전지 비용의 축소는 에너지 시장에서 지배적인 현실이 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석탄산업이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사양길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석탄산업의 시가총액이 채 10년도 안 되는 사이 거의 90%나 감소할 정도로 세계는 석탄으로부터 등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고어의 주장이다.
고어는 또 비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기로 했지만, 미국의 주 및 지역 차원에서 협정을 이행하는 쪽으로 나갈 것이라며 호주에서도 주 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주 정부들은 연방총리의 과학·기술 고문(Chief Scientist)인 앨런 핀켈이 지난달 보고서에서 제시한 청정에너지 달성 목표를 대체로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연방정부는 수용을 거부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호주 집권 자유당 소속 의원은 재생에너지가 연료값을 끌어올려 주민들이 난방도 제대로 못 해 추워 죽게 될 판이라고 주장했다. 시드니를 포함한 호주의 많은 지역에서는 이달 초부터 전력요금이 최대 20% 가량 올랐다.
연립여당 내 환경에너지위원회를 이끄는 크레이그 켈리 의원은 7월 12일 사람들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집에 난방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켈리 의원은 또 “올해 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지급되는 액수만 30억 호주달러(2조 6217억 3000만 원)”라며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호주 4가구 중 1가구가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난방기 켜기를 두려워한다는 최근 한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나 야당 노동당 측은 핀켈 보고서를 포함한 많은 보고서가 전기료 상승의 주요 원인을 재생에너지보다는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꼽고 있다며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호주 국립 연구소 역시, 전기요금 폭등은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LNG 수출 장려 정책에 따른 가스 부족이 촉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휴 새들러 박사는 풍력 발전 비중이 높은 남호주의 전기 요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풍력 발전 의존도가 높을 때와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시기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새들러 박사는 “오히려 풍력 발전 비중이 낮을 때보다 높을 때 전기 도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호주 동부 지역의 천연가스 자원을 국내 수요 이상으로 수출하면서, 인구 3분의 1이 몰려있는 남호주의 가스가 부족해졌다 … 가스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이 전력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