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투데이
정초부터 불타고 있는 호주 대륙
작년 11월 초부터 NSW주 북쪽과 QLD주 접경부터 타오르기 시작한 산불은 2개월도 않되 시드니 인근을 비롯해 남부 해안지역(South Coast)까지 타고 있다. 1월 4일 현재 NSW주 산불은 40도가 넘는 더위와 바람으로 인해 150곳이 타고 있고, 60개는 규모가 너무 커서 손을 델 수가 없는 실정이다. 무려 산불 면적은 400만 핵타(서울 면적에 5배)가 타 버렸고 인명피해 20명, 가옥연소가 1.000채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적어도 2월 말까지 산불의 기세는 계속될 것 같다. NSW주는 지난주부터 1월 9일 목요일까지 더위가 극심한 기간에 산불 비상계엄을 내리고 있고, 그 후에 다시 대책을 강구토록 하고 있다.
그간 조용했던 VIC주는 48곳에 산불로 많은 어려움을 당하면서 3개 산불 우려지역으로 나누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VIC주는 산불로 2009년에 179명이 사망한 경험을 토대로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연방정부 스코트 모리슨 수상은 3,000명의 군을 동원하여 산불진압에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남반부 호주는 성탄부터 2월 1일까지 전국민이 휴가철이라 국민들이 산불과 접하는 기회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월 초에 시드니를 떠나 해안과 숲을 향한 인원이 대략 12만 명으로 추축이 되며, 멜본은 10만 명으로 추산되어, 22만 명의 이동인구에 대한 긴급시 구조가 큰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멜본은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휴가철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집스랜드(Gippsland)는 대한민국 경상도와 전라도가 합친 면적보다 조금 큰 곳인데 아름다운 산과 동쪽으로는 해안이 있어 중산층들이 홀리데이 하우스를 가지고 있거나 세를 주고 이곳에 와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 산불이 발생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야 할 처지에 있었다. 휴가지에 온 대부분의 자동차에 휘발유가 비어 있는 상태여서 주유소를 가야 하는데 이곳에 정전으로 인해 ATM이 되지 않고, 카드결재가 되지 않아 주유소에서는 현찰만 받게 되었다. 카드만 사용한 호주 사람들은 엄청난 쇼크였다. 연기로 숨도 쉴 수도, 앞을 볼 수도 없는데 자동차 휘발유도 구할 수 없는 실정이니 말이다. 그래서 그곳에 조그마한 해안 마을 Mallacoota에 모였다. 이 소식을 들은 VIC 주지사 다니엘 앤드류(Daniel Andrews)는 연방정부와 의논해서 해군 함정을 이곳에 파견해서 모든 사람을 무사히 구조할 수가 있었다.
NSW주도 사정은 같았다. 시드니 남쪽을 달리는 “프린시스 하이웨이” 산불로 길이 많아 막혀 산불 위험으로 시드니를 돌아오는 차가 250Km나 밀렸다고 한다. 특히 캔버라 지역 중산층들은 바다가 없어서 캔버라와 인접한 Batsmans Bay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홀리데이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 역시 산불로 가옥은 연소하고 정전으로 휘발유 구입이 현찰만 가능하게 되어 심각한 지경이었다. NSW 주정부가 우리도 빅토리아 주와 같이 해군배로 지원을 부탁했으나 연방정부는 도와주지 않았다. 이 문제로 NSW 주정부는 불만을 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스커트 모리슨 수상이 말없이 하와이로 휴가를 떠난 것에 대한 항의가 빗발친다. 호주 사람들은 휴가에 무척 관용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수상이 비서까지 속여 가면서 몰래 가족과 더불어 하와이에 간 것은 용납 못하고 있다. 시드니가 베이징 보다 더 심한 연기로 모든 시민들이 고생을 하고, 산불로 많은 사람들이 불에 타고 있는 실정에 수상이 어디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은 수상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의 승리를 그는 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와 산불로 고생하는 국민을 뒤로 하고 말없이 하와이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가족과 해변가에서 즐기는 것은 수상으로 도리가 아니다. 11년 집권, 어디 간곳을 몰라 중요한 문제를 노동당 알바니즈 당수에게 문의를 하는 판이었다. 왜 당당히 휴가 가니 급하면 연락해 달라하면 될 것을 수상이 없어져, 온 국민이나 정부 요원들이 그의 행방을 찾게 해야 하는가?
지금 호주는 수년간 비가 없어 먹을 물이 없으며, 산불이 심히 발생하여 국민들은 모두 기후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기후변화 정책을 반대한 사람들도 엄연한 자연재해에 대해 무릎을 꿇고 있다. 비록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 미온적인 보수당이라도 이 시점에서는 어려움을 국민과 더불어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
호주는 2013년 보수당 정부가 마련한 기후변화 정책에 2030년까지 26-28%의 지구 온난화 가스를 2005년보다 줄이기로 하였다. 이번 UN 기후변화 회의가 마드리드에서 열렸는데 호주는 기후변화에 미온적인 정책을 유지한 나라로 지목되었다. 더욱이 26-28%을 줄이기로 약속했던 전 보수당 토니 아버트 수상은 근래 이스라엘 방송을 통해 기후변화를 주장하는 사람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이단(Cults)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좀 더 국가 지도자로서 겸허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4차 산업시대인 2020년을 맞으며
4차 산업을 주도할 인공지능(A.I)의 두뇌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계산 능력에 있어서 현재 초성능인 슈퍼컴퓨터(현재 최고 빠른)로 10,000년 걸려 계산할 수 있는 것을 인공지능의 기본인 양자 컴퓨터는 200초에 해결을 한다. 이것을 작년 10월 구글(Google)이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미국은 막대한 예산을 “양자 컴퓨터”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도저히 현재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실이다.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 공동 창업자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는 “슈퍼컴퓨터가 일반인이라면 양자컴퓨터는 초능력자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가 설치된 AI를 통해 신약 개발 등 각종 분야의 혁신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했다.
금년부터 4차 산업시대로 세상이 점점 바꾸어 갈 것이다.
해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정보기술 (IT) 가전 전시회가 “CES 2020”란 이름으로 1월초에 열었다. 벌써 53회 째다. 삼성, LG 제품을 비롯해 각국의 회사들이 출품하고 있다. 이 중에 어린아이의 눈을 모바일 폰에 찍어 AI(인공지능)에 보이니 앞으로 늙어 녹내장까지의 위험을 알리고 있다. 근래 서울 강남 구에서 외롭게 사는 노인들의 위로가 되어 주려고 인공지능 스피커를 연결해 주어 심심하면 노인과 대화를 하게 하였는데 노인이 별안간 건강에 위험을 느껴 “살려달라”고 하니 노인의 음성을 인식해서 바로 구청에 알려 구조대가 몇 분안에 도착해서 살았다고 하며, 이런 노인들이 14명이나 구조되었다고 한다.
‘AI Super Powers’라는 책을 쓴 인공지능 전문가 카이푸 리(Kai-Fu Lee) 박사는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60분’ 프로그램에서 “앞으로 15년 내에 현재 직업의 40%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인공지능이 2022년까지 1억 3,3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7,500만개의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앞으로는 누구든 인공지능 지식과 관련 수학의 기초 없이는 취업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인문계열, 자연계열, 예체능계열 등 분야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모든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인공지능에 필요한 수학 기초 개념을 배워야 한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는 영어 점수나 학점 또는 봉사활동과 인턴 등의 경력보다도 수학 실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학생은 수학으로 된 AI 언어인 파이선(Python)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청년은 10년 후 직업 변화에 맞는 소양을 갖춰야 한다. 중년층은 AI를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노년층은 AI 헬스케어 앱을 이용해 건강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PC에서, 모바일을 거쳐, 이제는 본격적인 AI 시대다. AI가 만드는 세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오늘의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모습을 구체적으로 짐작하는 일은 물론 불가능하지만, 그러나 이미 실현되고 있는 변화로부터 미래는 초(超)장수, 초연결, 그리고 초지식 사회가 될 것이 확실하다. 우리 젊은이들은 적어도 120세까지 살아갈 것이며, 이를 위해 80세까지는 사회 경제 활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국경과 문화의 장벽 없이 인류 모두가 서로 연결된 세계에서, 지식과 정보의 쓰나미를 헤쳐 가며 살아갈 것이다. 아울러 빠르게 바뀌어 갈 미래에는 계속적으로 학습하는 인재만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기에, 교육은 이제 배운 사람보다 배울 사람을 육성하는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획일적 산업시대와는 다르게, 남과 다른 사고력, 즉 창의력 배양이 교육의 최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지식과 정보의 합리성과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과 폭넓은 시각을 길러주어야 하며, 아울러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협력하고 배려하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세계는 소모 절약을 통해 없어지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 아끼고 나누어 쓰는 공유경제시대로 들어간다. 세계 곳곳의 소비자들은 저성장, 저금리의 ‘제로 이코노미 시대’를 맞아 소비 패턴을 크게 바꾸고 있다. ‘절약이 최고의 재테크’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는 경기 둔화로 소득을 늘리기가 어렵고 금리가 워낙 낮아 자산을 굴리기도 어렵다.나누어 쓰고, 절약하는 것 만이 저금리 저소득 시대 살아가는 방법이다.
지난 1월 2일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의 공유소비공동체 ‘싱크디케이’ 건물에서 마르틴 케스텔 닐센 대표가 톱과 실리콘 건을 들고 대여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한 달에 한국돈 약 1만7,200원만 내면 이곳의 각종 장비와 회의실 등의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된 북유럽에서는 자동차, 자전거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상용품까지 공유하는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외스테르브로 지역의 회원제 공유소비 공동체 ‘싱크디케이(Think DK)’는 도구 전시장과 공연 공간, 조리실 등을 갖추고 있다. 한 달에 100크로네(약 1만 7,200원)를 내면 톱이나 전동드릴, 실리콘 건 등의 장비와 공연 공간을 빌릴 수 있다. 2일 이곳에서 만난 공동 설립자 마르틴 케스텔 닐센 씨는 “살면서 전동드릴이 한 번쯤 필요하겠지만 각자 사기엔 비싸다”며 공유소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명호(SBS 방송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