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잡기장 (54) 중에서 _ 2020년 8월 28일자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는 잘 알려진 말로 논어에서 공자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나친 것과 미치지 못한 것은 같은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넘치지도 아니하고, 모자라지도 않게 알맞춤하게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거기에다 ‘알맞다’는 것은 시대와 지역, 또 개인과 그가 속한 공동체에 따라 판단의 기준이 제각기 다릅니다. 호주나 미국인들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생활의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알맞은 삶’ 또한 확연히 다를수 밖에 없습니다. 백악관이나 청와대에 계신 분들과 우리 인문학 친구들 사이에도 ‘알맞음’에 대한 기준이 같을수는 없습니다. 아마존회사 회장님과 그 회사 직원인 우리 딸네는 ‘알맞다’는 기준이 같을수는 없지요.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수도사로 사시는 이들과 왕실에서 수많은 하인과 하녀들을 거느리며 살아가는 왕족들 사이에는 결코 알맞은 기준이 같을순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상식과 양식, 판단과 기준의 공통적 이해라는 것이 있습니다. 코끼리와 토끼는 워낙 차이가 크니까 입는 옷이나 먹는 음식을 ‘알맞게’ 조정하거나 균형을 맞출수는 없지만, 사람은 부자든 가난하든, 아프리카나에 살든 유럽에 살든, 비슷한 체구와 비슷한 생물학적 존재이므로 어느 정도는 ‘알맞는 기준’이 있고 또 알맞는 기준을 함께 만들수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약간의 차이는 피차 인정할수 있어도 턱없이 벌어지는 것은 좀 막아 볼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은잔으로 마시느냐, 손으로 욺켜져서 마시느냐 하는 데는 차이가 있을수 있어도 모두 같이 더럽혀지지 아니한 맑은 물 정도는 동일하게 마실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의 차이나 간격은 인정하면서도 서로 받아드릴수 있는 ‘알맞음의 정도’가 있어야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안셀름 그륀이 말하는 rechte, 영어의 right는 ‘평형’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아니함’ 같은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입니다.
다음은 안셀름 그륀(Anselm Grun)의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Die Kunst, das rechte Mass zu finden)을 읽으면서 밑줄친 것에다 제 생각을 조금 덧붙여 놓은 잡기장입니다.

1) 낭비와 인색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절약하는 태도와 베푸는 습관을 함께 익혀야합니다.
2) 성서, 불경, 스토아철학은 한결같이 욕망은 모든 고통과 비극의 원인이고, 탐욕은 악의 뿌리라고 가르칩니다.
3) 세월호처럼 짐을 너무 많이 실은 배는 결국 가라앉고 맙니다. 삶이라는 배에도 짐을 너무 많이 실으면 파선하게 됩니다.
4) 오늘날 소비사회는 욕망을 계속부추깁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포기하면 죽는 줄로 알고 있는데 사실 여기에서 멈추어야 살수있습니다.
5) 자기비하와 교만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극단적 자기비하와 교만은 결국 똑같은 것입니다. 자기비하의 이면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들로 부터 칭찬받고 인정 받으려는 숨은 마음이 있습니다.
6)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거절이 필요합니다. 무절제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탐욕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너무 꼭 껴안으면 숨이 막힙니다. 적당히해야 합니다.
7) 우리는 평생 모든 사람의 꼭드는 행동만 할수는 없습니다.
8) 잘못된 것을 보면 화를 내야한다고 하며 그것을 ‘거룩한 분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거룩한 것과 분노는 연결될수 없는 단어입니다. 화를 내는 사람은 마음 속에 자기는 그 사람 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9) 성공하는 삶에는 꼭 필요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감사’와 ‘기쁨’입니다.
10)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특징입니다. 우리는 모든 걸 가지고 있어도 허전해하고 전혀 필요없는 것도 갖고 싶어합니다.
11) 어떤 사람이 도가 깊은 선승에게 영성수련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앉아있을 때는 앉아있고 서있을 때는 서있고 걸어갈 때는 걸으면 됩니다’ 그가 항의조로 말했습니다. ‘그건 모두가 다 하는 일이잖습니까?’ 그러자 선승이 다시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사람들은 앉아있으면서도 서있을 때를 생각하고 서있을 때는 벌써 걸을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걸으면서도 직장 학교 가정 먹을 걸 생각합니다’
‘산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입니다’

12) 겸손이란 자신의 결점을 알고 그걸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것이지 말을 겸손하게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겐 친절만이 아니라 공격적인 면도 있습니다. 나에겐 사랑만이 아니라 미움도 함께 있습니다. 나에게 진실이나 정직만이 아니라 사실은 거짓과 속임수가 더 많습니다.’ 그걸 인정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13) 약점도 내 일부입니다. 부끄러움도 내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14) 상처가 큰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값비싼 진주가 있습니다.
15) 우리 안에는 건강과 질병, 아름다움과 추함, 믿음과 불신, 정직과 거짓, 장점과 단점 등, 상반되고 모순된 것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상반되고 모순된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받아드리는 사람이 ‘인간다운 인간’ 입니다.
16)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써준 글입니다.
‘나무는 가만히 두면 잘 자란다. 자꾸 손을 대고 여기 저기 옮겨 심으면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을수가 없다. 나무는 그냥 가만히 두고 물이나 넉넉히 주고 햋볕이나 잘 쐬어주면 잘 자란다.’
17) 거절하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저는 이 일을 못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부탁하는 사람을 돕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탁받는 일마다 다 들어줄수는 없습니다. 거절은 관계를 끊는 것 같지만 사실은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18)내가 이룬 일은 사실 남들도 다 할수 있는 일입니다. 나 말고도 그 일을 할수있는 사람은 세상에 수두룩합니다.
19) 우리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어쩌다 실수하거나 한두번만 실수하는게 아닙니다. 우리는 아무리 결심해도 또 실수합니다. 우리가 거듭 실수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추천도서: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가톨릭 출판사, 2017
좋은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Carpe diem !
Bonam fortunam !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