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2월 10일, 뉴욕에서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 초연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은 1949년 아서 밀러가 쓴 희곡이다.
1949년 2월 10일, 윌리 로먼이란 평범한 영업사원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의 비정한 모습을 고발한 아서 밀러의 세번째 희곡 작품 ‘세일즈맨의 죽음’이 뉴욕 브로드웨이 모로스코 극장에서 개막됐다.
리 콥이 주연을 맡고 엘리아 카잔이 연출한 ‘세일즈맨의 죽음’을 본 비평가들은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고발”, “세계 연극의 금자탑”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관객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를 보여주는 한 가족의 드라마에 눈물을 흘렸다.

- 줄거리
주인공 윌리 로만은 이미 60세가 넘은 시대에 뒤떨어진 세일즈맨으로 아직도 보험이나 월부 부금 (賦金)에 쫓기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시대의 패배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전직 (轉職)을 희망하였다가 오히려 해고 (解雇)를 당하고 아들에게 걸었던 꿈도 깨어진 후, 그는 가족을 위하여 보험금을 타게 하려고 자동차를 폭주 (暴走)시켜 죽고 만다.
평생을 성공한 세일즈맨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와 좌절에 빠진 윌리 로먼의 마지막 24시간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그는 성공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아들들에게도 강요하며 가족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결국 윌리는 가족에게 보험금을 남기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미국사회에 있어서 성공의 꿈을 지닌 비참 (悲慘)한 희생자의 말로 (末路)를 묘사한 작품이다.

- 주요 인물
윌리 로먼 (Willy Loman): 성공에 대한 잘못된 신념을 가진 62세의 세일즈맨.
린다 로먼 (Linda Loman): 남편 윌리의 지친 삶을 연민하며 묵묵히 지지하는 아내.
비프 로먼 (Biff Loman): 아버지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하는 큰아들.
해피 로먼 (Happy Loman): 아버지의 방식대로 성공을 추구하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작은아들.
- 핵심 주제
아서 밀러는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주제를 탐구한다.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윌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윌리는 ‘호감 가는 인상’과 ‘인기’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현실은 다르다.
정체성 상실과 현실 도피: 윌리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환상과 현실을 혼동하며 정체성을 잃어간다.
부자(父子) 갈등: 윌리의 성공에 대한 집착과 비프의 현실 인식 사이의 충돌은 가족 관계의 핵심적인 갈등 요소다.

- 평가
현실과 과거의 교착 (交錯)을 교묘히 무대 위에서 처리하고 주인공 윌리의 의식의 흐름을 묘사한 기교 (技巧)는 특히 뛰어난 바가 있다.
전후의 미국연극을 대표하는 명작 중의 하나이다.
2년간 무려 742회나 공연된 ‘세일즈맨의 죽음’의 성공은 밀러에게 퓰리처상과 비평가연맹상을 선물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었지만 밀러는 곧이어 미국에 폭풍처럼 몰아친 ‘매카시즘 광풍’으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었다.
공산주의자로 몰리면서 찬사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감상주의 또는 마르크시스트적 선전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 모욕과 경멸 속에서도 밀러는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살렘의 마녀재판 (1692년)을 소재로 한 ‘크루서블’ (1953년)을 발표하며 매카시즘에 정면으로 맞섰다. 결국 브뤼셀에서 개막된 ‘크루서블’ 공연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빨갱이’ 색출에 나선 미 의회의 비미행위조사위원회에 불려가 “할리우드의 공산주의자들을 지목하라”는 수모를 겪었다.
밀러와 달리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세일즈맨의 죽음’을 연출한 엘리아 카잔은 같은 위원회에 불려가 밀러를 공산주의자로 거명, 밀러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밀러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56년 6월 마릴린 먼로와의 결혼이었다.
둘의 결혼은 “미국의 위대한 두뇌와 위대한 육체의 결합”으로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62년 먼로가 자살했을 때 밀러는 그녀를 모델로 한 희곡 ‘전락’을 발표하며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뉴욕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밀러는 대공황으로 집안이 몰락하자 접시를 닦고 부두의 하역 노동자로 일하며 혹독한 소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이때 보통 사람들의 삶을 배웠고 이 경험은 훗날 그의 작품에서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5년 2월 10일 그가 89세로 눈을 감았을 때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11일 오후 8시에 불을 껐다 켰다 하며 당대 최고 극작가의 죽음을 추모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