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8일, 이탈리아 태생 영국의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 Baron Rogers, 1933 ~ 2021) 별세
리처드 로저스 남작 (Richard Rogers, Baron Rogers, CH, 1933년 7월 23일 ~ 2021년 12월 18일)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영국의 건축가이며 하이테크 건축으로 유명하다.
2007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
.출생: 1933년 7월 23일, 이탈리아 피렌체
.사망: 2021년 12월 18일(88세), 영국 런던
.국적: 영국
.출신 대학: AA 스쿨 AA 디플로마, 예일 대학교 건축학 석사
.소속: RSH+P
.업적: 건축물 퐁피두 센터, 로이즈 빌딩, 밀레니엄 돔
.수상: 프리츠커상, RIBA 로얄 금메달 (1985), Thomas Jefferson Medal (1999), Praemium Imperiale (2000), Stirling Prize (2006 & 2009), Minerva Medal (2007)
모더니즘, 기능주의적(functionalist) 디자인의 하이테크 건축으로 유명한 영국 건축가이다.
건축가로서 그 공이 인정되어 1991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경 (Sir)’이 됐고 1998년에는 종신 작위를 받았다.

○ 생애 및 활동
- 유년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영국계 이탈리안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부 윌리엄 니노 로저스는 이탈리아 건축가 에르네스토 네이선 로저스의 친척이다.
로저스의 조상은 선덜랜드 출신으로 1800년대에 베네치아로 이주한 뒤 트리에스테, 밀라노, 피렌체 등지에 정착했다.
1939년에 윌리엄 로저스의 가족은 영국으로 돌아간다. 리처드 로저스는 영국에서 세인트 존스 스쿨에 다녔다.
학생 시절 로저스는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으며 그로 하여금 “숙제를 읽고 외우지 못해서 멍청”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로저스는 같은 이유로 학창시절에 “매우 우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저스는 11살이 될 무렵까지 글을 읽지 못했으며 성인이 되고 나서 첫 아이를 가지고 나서야 자신이 난독증을 가졌다는 걸 깨달았다.
세인트 존스 스쿨을 졸업하고 나서 엡솜 예술학교 (지금의 런던 예술대학교)의 파운데이션 과정을 거친 로저스는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영국군에서 복무했다.
전역 후 런던에 있는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에서 수학하고 건축협회 학위 (AA Dipl.)를 받았다.
1962년에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예일 대학교 건축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예일대학교 재학 시절 노먼 포스터와 수 브럼웰을 만나게 된다.

- 건축가 경력 ( ~ 1990년대)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에 있는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에 취직한다.
1963년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로저스, 포스터, 브럼웰이 웬디 치즈맨과 함께 팀 4를 결성한다.
이때 리처드 로저스와 노먼 포스터는 후일 대중 매체가 가리키는 하이테크 건축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1967년에 팀 4는 해체되지만 존 영, 로리 애벗, 그리고 로저스의 결혼 상대인 수 브럼웰과 함께 경력을 이어나간다.
1968년 초, 에식스주의 한 주택을 설계하면서 I자 빔을 활용한 유리 큐브 형태를 시도한다.
이어서 부모님을 위한 집을 설계하며 조립식 기술과 단순화된 구조 기법을 발전시켜나갔다.

리처드 로저스는 렌초 피아노, 지안프랑코 프란치니와 협업하며 1971년 여름, 조르주 퐁피두 센터 현상설계 공모 당선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다.
해당 설계에는 구조공학자 오베 아럽과 아일랜드 출신 엔지니어 피터 라이스가 참여했다.
이로써 로저스는 자신의 경력에 있어서 큰 도약을 하게 된다.
퐁피두 센터는 로저스의 건축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밖으로 드러난 내장 설비 (수도, 단열, 환기 설비 및 계단 등)가 확립된 작업이다.
이 시도를 통해 로저스는 건물의 내부를 비우고 방문객을 향해 열린 전시 공간을 만들어냈다.
몇몇 평론가들에 의해 보웰리즘으로 일컬어지는 이 양식은 1977년 퐁피두 센터 준공 당시에는 생소했으나 지금에 이르러서 파리의 랜드마크로 받아들여진다.
퐁피두센터는 이름 그대로 1969년에서 1974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조르주 퐁피두 (Georges Pompidou, 1911 ~ 1974)가 주도해서 추진한 미술관으로 그 이름에서 유래했다.

로저스는 1986년 완공된 런던의 로이즈 빌딩에서 또다시 내/외부의 반전을 보여줬다.
이 역시 많은 논란 속에 런던을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다.
로이즈 빌딩 (Lloyd’s Building)은 보험회사 런던로이즈의 본사이다. 런던의 금융업 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의 옛 동인도 회사 자리에 지어졌다.
내부 공간 확보를 위해 환기구와 승강기가 외벽 밖으로 노출된 형태이며 급진적 보웰리즘 건축을 잘 보여준다.
본사는 1978년에 지어진, 무려 40년이 넘어가지만 전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없는 초현대식 하이테크 빌딩의 고전으로 유명하다.
퐁피두 센터와 마찬가지로 내부로 숨겨야할 엘리베이터나 배선 환기구등을 바깥으로 빼낸 설계가 독특하다. 건물 외벽도 스테인리스 스틸로 감싸서 굉장히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1986년 빌딩 완공 이후 25년이 흐른 2011년에 로이즈 빌딩은 1등급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지정 당시 등록문화재 가운데 가장 새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히스토릭 잉글랜드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건물 중 하나로 널리 인식된다”고 평했다.

- 건축가 경력 (2000년대 ~ 2020년)
1998년에 로저스는 영국 정부의 초청으로 도시 태스크 포스를 설립했다. 쇠락해가는 도시 부흥과 안전, 활동, 미관 문제 해결이 주된 목표였다.
결과물로 출판된 도시설계 백서 《도시 르네상스를 향하여》(Towards an Urban Renaissance)에는 미래의 도시 설계가를 위한 100가지 제안이 실렸다.
또한 몇 년 동안 런던 시의회에서 건축 및 도시 담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켄 리빙스턴 체제 런던 시 정부에서 수석 도시건축가 자리를 역임했다.
2008년 보리스 존슨이 시장으로 당선된 뒤에 수차례 자리를 지킬 것을 부탁받았지만 2009년 사임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두 차례 수석 도시건축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2006년 5월, 파괴된 세계 무역 센터의 세 번째 마천루를 대체하는 새 건물의 설계 공모전에 최종 당선되었다.

2020년 완공된 서울 여의도의 파크원을 설계했다.
2개의 동과 호텔 1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워 A가 지상 69층, 333m, 타워 B가 53층, 256m의 초고층 건물로 완공되었다.
건물 하중을 견뎌내는 모서리의 철제 구조물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켜 한옥의 기둥을 형상화했으며 외부로 드러난 붉은 골조는 단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색상이 온라인 상에서 많은 화제와 논란을 낳았다.
2020년 6월, 43년 만에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회사의 계약에 따라 RSH+P는 2022년부터 그의 이름을 제외한 SH+P가 된다.
로저스는 자신이 1977년 세운 ‘로저스 스턱 하버 플러스 파트너스 (RSHP)’에서 2020년 은퇴했다.
그는 은퇴 전인 2018년 9·11테러로 파괴된 세계무역센터 제3빌딩 (3WTC) 등을 설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 그레이트런던의 ‘건축과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영국 런던을 변화시킨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
영국 노동당 좌파 정치인 켄 리빙스턴 (1945~)이 2000년 4월 수도 행정 구역인 그레이트런던의 초대 시장을 역임했다.
켄 리빙스턴은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를 ‘건축과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앉혔고, 위원회는 ‘콤팩트한 도시에 맞는 주택공급’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그린벨트 보호와 다른 주거 공동체의 개방형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고밀도 건물의 필요성’을 주창한다.
리처드 로저스는 이미 1997년 영국 정부가 설립한 어번 태스크포스 (Urban Task Force)의 수장을 맡아 도시의 침체된 현황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한 보고서 ‘도시 르네상스를 향해서 (Towards Urban Renaissance)’를 발간했다.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 지역공동체 참여 보장, 도심지역의 고밀도 유지, 디자인 위주의 도시재생사업 추진, 도시환경 및 건축 디자인의 질적 개선, 보행자 위주 정책 등을 골자로 해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켄 리빙스턴과 리처드 로저스는 ‘오래된 도시’ 런던을 현대적 건축과 디자인이 더해진 도시 환경으로 변모시켰고, 런던을 유럽의 금융중심지로 지켜내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조했다.
한때 로저스의 파트너였던 노먼 포스터는 런던시청 (London City Hall, 2002), 30 세인트 메리엑스 (30 St. Mary Axe, 2004)를 남겼으며, 렌조 피아노는 런던올림픽 개최 직전 95층짜리 ‘더 샤드’를 준공했다.

- 별세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는 2021년 12월 18일 (88세), 영국 런던에서 별세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Richard Rogers)가 8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화려하게, 인상적으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로저스는 건축의 미 (美)에 대한 (대중의) 관점을 바꿔놓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NYT)는 2021년 12월 18일(현지시각) 리처드 로저스의 별세 소식을 이같이 전했다.
그와 40년을 함께한 팀 동료들은 그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사교적이며, 지위에서 완전히 자유롭고, 포용적이며, 항상 탐구하고, 앞을 내다보는 동료이자 친구로 기억될 것이다.”
시니어 파트너 이반 하버 (Ivan Harbour)는 “나는 그의 짓궂은 미소, 전염성 있는 웃음, 아버지 같은 본성, 날카로운 지성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건축가는 아니었지만 독특하고 멋진 인간이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이토록 그를 사랑한 동료들과 2020년 은퇴하는 그날까지 온전히 건축과 함께했으니, 그의 마지막 길이 외롭거나 허무하지는 않았으리라.

○ 평가
로저스는 세계 곳곳의 스카이라인을 도화지 삼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 돔 (현 O2 아레나)’과 ‘로이드빌딩’,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 내 터미널’, 독일 스트라스부르의 ‘유럽 인권재판소 본부’ 등은 물론 서울의 새 랜드마크가 된 여의도 ‘파크원’도 그의 작품이다.
로저스가 생전 즐겨 말해온 ‘퐁피두센터’ 일화는 그가 어떻게 건축의 미에 대한 기준을 바꿔왔는지를 보여준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 문화 공간 퐁피두센터는 로저스가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와 함께 설계했다. 퐁피두센터 개관을 앞둔 1977년 1월, 로저스는 근처에서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고 한다.
당시 한 여성이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퐁피두센터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로저스가 자랑스럽게 “내가 설계자”라고 하자, 이 여성은 우산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치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퐁피두센터가 얼마나 파격적인 모습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개관 초반 이 건물은 ‘괴물 같다’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폭 60m, 높이 42m, 지하 1층, 지상 6층밖에 되지 않지만 건물 밖에는 튜브로 덮인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다. 공조시스템·배관·철골 등도 외부에 드러나는 파격적인 설계였다.
퐁피두센터는 배수관과 통풍구의 파이프를 외장으로 드러낸 파격적인 건축으로 유명하다.

퐁피두센터는 건물 밖에 튜브로 덮인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건물 안에 계단이나 설비 샤프트를 두지 않고 내부 공간을 비워두고 확장할 목적이다.
퐁피두는 외양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극단적인 기능주의를 채택한 셈이었고, 그의 정치 이념이기도 했다. 퐁피두센터는 프랑스에서 건축예술과 정치 이념이 조화를 이룬 본보기가 됐다.
시기를 막론하고 논란은 늘 리처드 로저스의 뒤를 따라다녔다. 천막 같은 돔 형태에 삐죽삐죽 솟은 기둥을 설치한 밀레니엄 돔은 1999년 완공 당시 ‘텔레토비의 집’에 비유되며 혹평에 시달렸고, 심지어 최근작인 한국의 파크원 역시 건물 외관의 붉은 테두리가 논란 대상이 됐으니. 이쯤에서 그가 동료에게 늘 이야기했던 말이 떠오른다. “만약 우리가 즉시 마음에 드는 건물을 만든다면, 우리는 실패한 것이다.” 그러니 그의 건축물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007년. 로저스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프리츠커상은 1979년 하얏트 재단이 뛰어난 건축가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들은 “로저스가 퐁피두센터에서 보여준 실험정신과 하이테크 운동을 일으킨 점을 높이 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이테크 건축 기법은 금속 골조와 유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건축 기법을 말한다.
로저스는 프리츠커상을 받으며 소설가 밀란 쿤데라 말을 인용해 “역사란 모든 일이 다 지난 다음에야 명료해진다”고 말했다.
파격적이라는 평가에도 로저스는 늘 자신의 설계에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로저스는 떠났지만, 그가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렌조 피아노는 과거 로저스에 대해 “그는 모든 면에서 나보다 항상 네 발자국 앞서갔다”며 “그는 건축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로저스는 생전 “나에게 건축이란 과학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라며 “기능과 미 (美)라는 두 가지 요소가 성공적으로 결합할 때 훌륭한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다”고 했다. AFP통신은 그를 “하이테크 건축 사조의 선도자”라 평했다.

○ 주요 건축 작품
조르주 퐁피두 센터 (렌초 피아노와 협작)
로이즈 빌딩
히스로 공항 제 5터미널
바라하스 공항 제 4터미널
밀레니엄 돔
파크원 타워
○ 서훈
1991년 기사작위 (Knight Bachelor) 서임
1996년 노동당 상원의원, 남작 임명
2008년 컴패니언 오브 아너 (Order of the Companions of Honour, CH)






참고 = 위키백과, 나무위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