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알리바바와 함께 나타난 진짜 알리바바 마윈(馬雲) 이야기
알리바바는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오는 주인공입니다. 우리에겐 “열려라 참깨” 로 익숙한 인물입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부유하고 탐욕스런 형 ‘카샴’과 선량하고 가난한 동생 ‘알리바바’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죽은 후 형 카샴은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독차지해 잘 살았지만 동생 알리바바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습니다. 알리바바는 산에서 땔감을 주어서 생계를 연명했습니다. 어느 날 알리바바가 산에 땔감을 구하러 갔다가 도둑들을 발견합니다. 도적들은 많은 보물들을 동굴에 숨겨 놓았습니다. 그런데, 동굴에 들어가기 위해선 ‘열려라 참깨’ 라는 주문을 외쳐야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도둑들이 떠난 후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으로 동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물들을 가져와 잘 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동생 알리바바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형 카샴은 알리바바를 찾아가서 동굴의 문을 여는 주문을 알아냈습니다. 욕심이 많은 형은 동굴에 들어 가서 보물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주문을 잃어 버려 나오지 못하고 동굴에 갖혀 결국 잡혀서 죽고 맙니다.
형을 죽인 도적들은 알리바바까지 죽이기 위해 기름장수로 변장해 그의 집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여종인 ‘카흐라마나’가 그들이 도둑들임을 알아 차립니다. 그리곤, 그들이 숨어 있던 항아리에 뜨거운 기름을 부어 도적들을 모두 죽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도적의 두목은 알리바바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여종인 카흐라마나는 식사를 하는 방으로 가서 칼춤을 추다가 칼로 두목을 죽입니다. 그리곤 동굴 속의 보물들을 모두 가져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지혜로운 여종은 자신의 며느리를 삼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알리바바와 같은 일을 하는 진짜 알리바바가 있습니다.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맡아 한국을 찾은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입니다. 현재 마원회장은 21세기의 가장 주목받은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시아에도 인터넷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동업자 17명과 8800만원을 모아 세운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는 16년에 걸쳐 쇼핑·B2B(기업간거래)·결제·금융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계열사 10개로 이뤄진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상장했습니다.
이런 마원이 처음 인터넷을 접한 것은 그가 30대였던 1995년 미국 시애틀에 있는 허름한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였습니다. 중국 항저우(杭州) 정부의 업무를 처리하러 파견됐던 마윈은 친구 사무실에 우연히 들렀다가 “뭐든지 찾아주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아무 단어나 써 보라”는 말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천천히 쳤다. ‘beer'(맥주). 이 순간이 마원에겐 ‘열려라 참깨’로 동굴의 문을 여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원 회장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낙방’이란 단어로 요약합니다. 그는 중학교 시험에 세 번, 대학에 세 번 낙방했고 대학 입학시험 준비를 하는 도중에 취업에도 도전했는데 30번 넘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미국을 배우고 싶어 하버드대에 10번 원서를 보냈고, 역시 모두 거절당한 경험도 있습니다.
마원 회장의 기조연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신문에게 언급한 것과 같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중국의 ‘나폴레옹’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연설이 끝난 후 참석자들에게서 받은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왜 그렇게 많이 떨어졌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내가 떨어진 것은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제대로 된 학위도 없고 집안 배경도 그저 그랬고 생긴 것도 변변치 않았다. 미국 KFC가 중국에 진출한다기에 입사 원서를 넣었다. 24명이 지원했는데 23명이 들어갔다. 나만 떨어졌다. 경찰은 5명을 뽑았는데 4명이 붙었다. 또 나만 떨어졌다. 수없이 떨어지다 보니 내가 거절당하는 일에 아주 익숙한 사람이 되어 있더라.” 또한 “낙방의 경험이 경영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나는 직원들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군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아주 고맙고 영예스러운 일이고, 거절당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라고.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도전도 하지 않느니 계속 도전해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 않겠는가.” 거절을 당하는 것은 기분이 나쁜 일이지만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벌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조언도 주었습니다. “나는 학생들을 만나면 ‘반에서 3등 안에 들려고 애쓰지 마라’고 말한다. 계속 1등만 하는 사람은 패배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 그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해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나는 사람을 채용할 때도 학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학위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누군가 박사학위를 가졌다면, 그건 그 사람이 공부에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뜻일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학위를 따고 10~20년 후에 세상에 없던 훌륭한 무언가를 만들어낸 후에야 그 사람이 뛰어난 인재라는 것이 증명된다. 그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학위로 승부하던 시대는 갔고 도전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입니다.
많은 한국의 청년들은 역동적이었던 20세기에 비해 성장이 정체된 이 시대에 태어난 것에 불만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중국 청년도 불만, 유럽도 불만, 대만·홍콩·미국 청년들이 모두 불만에 가득 차 있다. 세상에 불만이 많다는 것은 이를 해결할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미래의 기업가는 지금 불평하는 사람이 아닌, 이 불만들을 풀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나올 것이다. 내가 처음 중국에 전자상거래 회사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다. 중국은 얼굴을 맞대고 거래하는 ‘관시(關係)’로 돌아가는 나라인데 인터넷 거래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했다. 이런 ‘믿음의 부재(不在)’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내놓은 해결책이 3자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였다. 이처럼 알리바바의 역사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었다. 나는 언제나 인간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고, 세상에는 문제보다 해결책이 훨씬 많다고 믿는다. 불평이 많은 시대야말로 기업가 정신이 빛을 발할 기회다.”
알리바바는 직원 18명에서 시작해 3만4000명까지 늘었습니다. 그런데 평균 연령이 27세이고 경영진의 49%가 1970년대 생이며 경영진 나머지 50%는 1980년대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또한, 여성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경영진의 34%가 여성입니다. 상장을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전체 직원의 48%가 여성입니다. 여성은 이용자 친화적인 특징을 갖고 있고 사이트를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 사용자를 편하게 준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남자들에 비해서 남의 말을 잘 경청해서 소비자들이 뭐라고 하면 여성들은 바로 “바꿔드릴게요”라고 한다고 합니다.
마원 회장은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을 많이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성공한 기업인은 저마다 다른 모습이어서 이를 따라 하기 어렵지만, 실패한 기업엔 공통점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마윈 회장은 기업을 부자 기업과 가난한 기업으로 나눴을 때 인터넷은 가난한 기업들의 세상이라고 봅니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업한 중요한 취지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더 번창하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1999년 9월 알리바바 홈페이지가 등장한 이래 15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그가 만든 알리바바 덕택에 부유해진 것이 그 증거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심은 대로 거둔다고 했습니다. 마윈이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마윈은 알리바바처럼 용기도 있었습니다. 알리바바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도둑들의 동굴 앞에 가서 용감하게 ‘열려라 참깨’를 외쳤기 때문입니다. 만일 알리바바가 동굴 안에 도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볼 생각을 못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알리바바는 계속 가난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 시대를 ‘빈익빈 부익부’의 세상이라고 결정하고 도전을 잃고 살아 갑니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이 가난을 극복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알리바바도 마윈도 가난하고 아는 것 없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은 모두 부하게 되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주 교회에서 청년들을 만난다면 ‘알리바바와 마원의 이야기’를 한 번 들려주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벤자민 프렝크린’의 말을 인용하고 들어 갑니다.
“어떤 사람은 25세에 죽어서 75에 무덤에 뭍힌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청년아 내가 네게 말하노니 일어나라 하시매> (누가복음 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