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20)
앞으로 여러 회에 나누어 연재될 이 글은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일부 업데이트하고 전재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제3장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학비와 대학 개관
5. 생활비는 환율과 직결 된다
조기유학을 다룬 제2장에서 5개 영미국가의 사립 초·중·고등학교는 똑 같은 제도 아래 운영되기 때문에 대학과는 달리 자국 학생, 유학생 막론 등록금 책정 방식이 일률적이며,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다르다면 대충 환율에 따른 높낮이의 차이다. 영국 파운드는 미 달러의 약 두 배가 높다. 미 달러에 대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달러의 비율은 미 달러 10에 대하여 대강 각각 8.5, 7.5, 6.2의 비율이다.
이점은 생활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부모가 보내주는 돈으로 공부하는 유학생의 경우, 화폐 가치, 환율, 물가가 높은 나라 순으로 생활비가 높다고 말하면 맞다.
생활비는 물론 어떻게 돈을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주거와 식비의 경우, 이른바 ‘셰어’로 자취를 하는 경우, 학교 기숙사 생활, 완전 하숙, 부모와 동거, 어느 것을 택하느냐에 많이 달라진다. 그러나 여기서는 많은 사항을 다루지 않고 두 가지만을 기준으로 제시해볼까 한다. 어학연수 등 단기 유학생들에게 권장되는 홈스테이와 교포가정 하숙비다. 개개 물가는 전체 물가 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대강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
필자가 여러 비공식 방법으로 조사한 하숙비는 주(週) 단위, 1인 1실, 도시와 근교 기준 아래와 같다(당시 기준).
– 홈스테이:
영국=영국화 130-160파운드 (약 237,000-290,000원)
미국=미화 180-190불 (약 175,000-178,000원)
캐나다=캐나다화 175-200불 (약 152,000-174,000원)
호주=호주화 200-250불 (약 148,000-170,000원)
뉴질랜드=뉴질랜드화 200-250불 (약 118,000-130,000원)
– 교포가정 하숙:
영국=영국화 250-270파운드/주 (약 450,000-49,000원)
미국=미화 350-500불 (약 380,000원-470,000원)
캐나다=캐나다화 200-250불(약170,000원-210,000원)
호주=호주화 300-350불 (약220,000-260,000원)
뉴질랜드=뉴질랜드화 300-350불 (약180,000-210,00원)
외국인 가정 홈스테이와 교포 가정 하숙간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은 주로 음식의 차이다. 홈스테이 음식의 조반은 [continental breakfast/빵 한두 쪽에 버터, 우유, 시리얼 등], 점심은 없거나 빵과 사과 하나가 든 도시락, 저녁은 스파게티, 카레라이스(1주일에 한번 정도 소고기 스테익) 정도가 평균이다. 이것으로는 한국인 학생은 대부분 배고프다며 따로 간식을 사먹어야 한다. 초중고 기숙학교 식사는 셀프 서비스며 이보다 음식이 낫지만 식성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비하면 교포 가정 하숙은 음식이 풍부하고 한국식이다. 거의가 수입품인 한국식품은 가격이 높다.
6. 미국 대학의 질은 천차만별
마지막으로 학교 선정에 있어 비용과 관련하여 고려할만한 다음 몇 가지 필자의 생각을 적고자 한다.
(1) 장학금과 파트타임 일자리 – 이는 학비 자체는 아니나 재정 부담을 일부 또는 전부를 던다는 점에서 학비에 포함해서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의 명문 대학 학비는 비싸지만 대신 장학금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학별 장학금 기회에 대한 설명을 매년 [U.S. News & World Report]이나 다른 기관이 발행하는 대학 안내 책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각 대학의 장학금 배정과 기타 학비 지원을 관장하는 부서 책임자는 [재정처장/Bursar]이다. 그는 여러 단체나 개인이 학교에 기탁한 장학금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사학 경영과 기부문화가 덜 발달된 다른 영미국가 대학에서는 장학금 기회가 미국만큼 많지 않다. 그러나 국제화의 물결을 따라 이들 나라 대학들도 미국 모델을 따라 장학금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추세다. 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대학원이 외국 학생에 대하여 학부에 비하여 최고 반에서 30%정도까지 싸거나, 자국민과 같은 수준의 등록금을 오퍼하고 있는 사실에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 학생의 대학원 과정은 리서치와 문화교류의 면에서 자국에게 이익이 큰 반면, 지망자는 많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2) 점차 확대되는 미국의 사립대학 모델 – 미국영어가 세계영어로 되어 가듯, 미국 대학과 대학원 모델이 다른 영미국가 대학의 장래를 주도할 전망이다. 미국 대학의 특징은 다른 나라 대학과 비교하여 ?정부 규제로부터 비교적 독립이 보장되는 사학 시스템, ?자율적인 등록금 수준 결정, ?등록금과 정부 보조 말고도 민간부문 기부에 크게 의지하는 튼튼한 재정, ?이러한 재정이 허용하는 장학 사업과 리서치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들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자율 경영이 미국의 주요 대학들을 세계 대학으로 만든 반면, 국가 경영의 색체가 강한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대학들은 2류로 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점점 더 우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국립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의 대학은 지금 자국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년 3,000파운드의 등록금을 부과한다. 영국 교육 전문가에 따르면 이 금액은 이들 대학들의 독자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5,000파운드 수준 에 훨씬 미달이다.
국고에 크게 의지하고 학생 부담을 높일 수 없는 이들 대학들은 장학금제도를 넓힐 수가 없다. 장학금이 없고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없다면 우수한 대학은 불가능하다. 대학 경영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대학의 질적 비약을 불가능케 한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를 굳히고 있다면 대학의 [기업화 또는 기업적 경영/corporatisation]이라는 미국 대학 모델이 길게 봐 세계적 추세가 될 것 같다. 대부분 영미국가에서 일반 현상인 늘어나는 재정 적자와 줄고 있는 대학에 대한 국고 보조가 이런 추세를 부추긴다.
모든 영미국가 모두가 도입한 전액자비부담 유학생제도는 대학 기업화의 첫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물론 미국의 사립대학 모델이다. 이들 정부들은 대학의 자립이라는 구실로 이 제도를 고안했고 모든 대학이 채택하고 있다. 사실 이들 대학들이 미국 대학보다 국제학생 유치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점을 더 잘 알게 된다.
한발 더 나가 호주는 제2단계로 이 자비부담제도를 부분적으로 자국 학생들에게도 실시하기 시작했다. 학비 전액을 내고도 대학에 들어오겠다는 자국 학생은 물론 정규 국가시험 점수로는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자연히 대학 교육의 질 저하 논쟁을 일으키게 마련이어서 아직은 쿼터를 아주 적게 정하고 있으나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또 호주에서도 기업과 동문 네트워크를 통한 미국에서와 같은 대학을 위한 기부 문화 조성의 필요성이 새롭게 논의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봐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도 같은 길을 걸으리라고 봐진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들은 다른 영미국가 대학에 비하여 더 비싼 등록금을 책정하는 대신 장학금 기회를 더 넓게 만들었고, 박사과정 학생에게는 장학금이 아니면 [유급 연구보조원직/RA]을 쉽게 얻게 하고 있는데 또한 점차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다. 필자가 이런 전망을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봐 어느 나라로 가든, 자국 학생이든 유학생이든 장학금을 받아낼 수 있을 만큼 월등하지 않다면 비싼 학비를 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하여서다.
(3) 미국 일변도 유학 – 한국인은 모든 분야에서 미국 것을 최고로 쳐준다. 해방 후 미국의 영향권에서 국가가 발전해 온 결과다. 교육이야 말할 것 없다. 유학도 미국에 가서 하고 와야 알아준다. 그러니 돈 많은 집 자녀, 공부 잘하는 학생은 미국으로 가야 한다.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인의 미국 학교에 대한 숭배는 우리가 만드는 무식과 맹신의 소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면, 어떤 학교를 나왔든 다른 영미국가에서 나온 학교보다 나을 것이라는 굳어진 관념은 극히 한국적 현상이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관청, 대학,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은 전문인 채용에 있어 같은 문화권 국가와 학교를 제대로 나왔다면 별로 차이를 두지 않는 것을 봐도 그것을 알게 된다. 그 결과 이들 국가 국민들이 전문 직종을 찾아 상대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호주는 해외취업으로 많은 전문인을 다른 영어권에 보내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영국에만 약 20만의 호주인이 취업으로 나가 있다.
이미 지적한대로 자율적 경영과 다양성으로 특징 지워지는 미국의 사립학교들은 가운데는 질적으로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모든 미국의 대학과 고등학교가 우수한 것이 아니다.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확실한 대학과 중고등학교가 있는가 하면 아주 형편없는 대학과 중고등학교가 있는 곳이 미국이다. [학위 공장/degree mills]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듯이 한국에서 터지는 돈 주고 사온 가짜 학위 사건의 진원지가 대개 미국이다.
이에 비하여 국가의 관리와 감독 역할이 크며 등록금 규제가 강한 대부분 유럽과 미국 외 영미국가 대학들은 비교적 서로가 비슷한 시설과 기준과 교육의 질을 유지한다. 고등학교와 대학 학부 수준이라면 꼭 미국 학교보다 못할 게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립 초중고등학교는 수백 년 전통을 가진 영국 사립학교 모델을 그대로 옮겨 놓을 것이다.
또 석·박사의 경우에도 하버드나 예일에서 했으면 무조건 우수한 것이 아니다. 어느 학교보다도 어느 분야, 무슨 제목으로 무엇을 연구했느냐, 개인적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유학생의 경우는 더 그럴 것 같다. 이름난 대학에 가서도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공부를 할 수가 있고, 이름 없는 대학에서도 진지한 연구의 결과 탁월한 실적을 낸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4) 고학과 한인사회 – 한국전쟁 직후는 물론 60, 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인 유학은 거의 전부 미국 쪽이었고, 전액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아니라면 주로 방학 동안을 이용, 일을 하는 이른바 고학을 해야 했다. 지금은 대부분 자비유학이지만 가정이 넉넉지 않은 성인 유학생에게 아르바이트는 여전하다. 이와 관련, 한 가지 과거에 비하여 요즘 크게 다른 점은 영미지역 대도시에서 조성된 한인사회가 유학생들의 일터가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임금 착취와 인권 유린 등의 마찰이 끊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들이 그 사회에서 안착하게 되는 이유는 서로가 언어와 문화적으로 뿐만 아니라 영업 면에서 편리하기 때문이다. 가령 유학생의 아르바이트는 주 일정 시간(학기중은 주20시간이 평균)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현금 거래가 주로인 동포 사업체에서 일할 때는 그게 덜 엄격하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