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땅속의 터줏대감, 지렁이(4)
지렁이를 이용한 유기농법으로 빈곤을 탈출한 쿠바의 사례는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특수한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일부 농업인들이 지렁이를 이용한 유기농을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까지 지렁이와 관련된 사업으로 낚시 미끼용으로 지렁이를 사육하는 대형회사가 호황을 누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렁이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섰다는 보도가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스타(The Toronto Star)가 지난달 26일자에 보도한 것을 보면 낚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업체간의 과다한 경쟁과 인건비 상승으로 “세계 지렁이 수도[worm capital of the world]”로 명성을 얻을 정도였던 캐나다 토론토의 지렁이 산업이 사양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토론토의 지렁이 회사에는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지렁이 산업
20여년전 이웃에 사는 한국인 한분이 뒤뜰 귀퉁이에다 지렁이 사육을 하며 만날 때마나 지렁이 예찬을 하고 사육을 권하였으나 이민초기에 지렁이에 관심
갖을 겨를이 없었다. 그 당시에 한국은 낚시용 지렁이 외에 유기농경 지렁이 사육을 염두해 두지 않던 시절이었다. 생각해 보면 호주는 한국보다 훨씬 이전에 지렁이 산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대중화를 권장하였던 것 같다. 현재 호주의 버닝하우스[Burning House]에서 프라스틱으로 된 지렁이 사육상자를 팔고 있다. 호주의 Can-O-Worms 회사는 음식물쓰리기 처리를 위한 지렁이 퇴비화 용기 판매회사다. 야채나 음식물쓰레기를 호기성 상태에서 발효시켜 퇴비화물질로 활용하는 용기다. 100% 재활용 프라스틱으로 만들어 졌으며 용량은 225ℓ이다. 이밖에 The Can Compost Bin회사는 직경이 50cm, 높이가 70cm인 지렁이 사육상자를 일본에 지사까지 설치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The Hobart City Council에서는 도시 생활쓰레기를 지렁이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호주는 지렁이 산업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의 지렁이 사육자 협회’(AWGA: Australian Worm Growers Association)가 조직되어 협회를 통하여 상호정보 교환 및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의 지렁이 산업
한국의 지렁이의 활용은 의약제나 낚시미끼용으로 인식하여 오다가 현재는 지렁이 산업이 농업, 의약원료, 낚시미끼, 양어장 먹이 및 환경 분야의 다방면으로 착실히 보급되고 있으며,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지렁이 처리방법이 환경기술로 인정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음식물쓰레기처리를 위한 현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와 경기도 시흥시와 여주군은 지방단체의 특별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 경기도 여주시의 지렁이 퇴비화 사업이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것 같다. 2014년 12월 31일 현재, 44,283가구에 111,691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여주시는 하루 평균 28.4t, 년간 9,310여t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데, 처리 하는 방법으로 지렁이를 사육하고 있으며, 사육장 명을 “음식폐기물 자원화 사업장”으로 하고 다각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5년부터 음식물찌꺼기를 퇴비화하여 지렁이를 사육, 양질의 유기질비료를 생산함으로서 지금까지 매립으로 인한 악취와 침출수피해를 방지하고 폐기물의매립감량, 자원 재활용활성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획기적인 사업으로 시 자체적으로 개발 운영하여 오고 있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하여 각 가정 및 음식업소에 16ℓ소형용기 12,630개를 무상으로 공급하였으며, 120ℓ공동수거용기 1,865개를 12-20호 마다 하나씩 가로변이나 골목에 비치하고 각 가정의 수거함에는 물기를 꼭짠 음식쓰레기만 넣도록 하고, 비닐
봉지 병뚜껑 등이 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운반은 하루에 10톤을 환경미화원 8명이 리프트가 장착된 2.5t 4대로 매일 수거하여 여주군 능서면에 위치한 능서 간이오수처리장으로 수송하여 설치되어 있는 음식물퇴비화장치에 투입한 후 톱밥제조기에서 제조된 톱밥, 왕겨 및 EM발효제 등을 음식물과 혼합하여 믹서로 충분히 혼합한 후, 이를 외부에서 한달 정도 부숙시킨 후 충분히 발효된 후에는 지렁이사육장에 투입하여 처리한다고 한다. 여주시에서 홍보한 자료를 보면 쓰레기 배출량이 100에서 1로 감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신규매립장 조성비가 절감 되었으며, 그 외에 침출수 농도와 발생량이 감소한 것은 물론 부산물인 지렁이의 분변토는 양질의 유기질 비료로 농가에 보급됨으로써 무공해 농산물 생산과 소득증대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제주시도 여주시와 유사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다른 것은 여주시가 일반 가정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게 한 반면 제주시는 대형 급식업소 및 대형음식점 43개소에서 배출되는 음식물폐기물은 자체 발효 및 강제 발효 가능한 음식물쓰레기 수거전용차량으로 수거하고 있다.
수집운반된 음식물쓰레기를 폐레미콘 드럼을 활용한 혼합기에 투입한 후 수분 조절용 톱밥및 발효용 EM발효제를 넣어 1-3일 간강제 혼합 및 발효과정을 거친 후 비닐하우스내의 자연상태에서 20-30일간 자연발효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음식물 퇴비화를 위해서는 약 20일정도가 소요되는데 초기에는 온도가 60-70℃가 유지되는데 뒤집기 등을 하면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발효는 온도가 25-30℃가 낮아지면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지렁이먹이로 공급하게 된다고 한다.
살펴 본대로 지렁이는 땅속에서 터줏대감에서 땅위의 생태계에게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 같다. 이제 농가에서 가축의 범위를 지렁이까지 확대하는 시대에 이르게 될 것 같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