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를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
주시드니총영사 이휘진
저는 이제 지난 3년간 총영사로서 임기를 마치고 귀국합니다. 그간 동포사회에서 보여주신 큰 성원과 관심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격려하여 주시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주신 것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데, 한인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에 걸쳐 여러 난관을 극복하면서 연면히 발전해 왔다고 봅니다. 이제 호주의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차세대가 한인사회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민 1세대의 아낌없는 희생과 헌신에 기초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은 뛰어난 능력과 근면성을 바탕으로 호주사회에서 그 지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인단체는 한국의 날 행사와 한민족축제 등을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과 문화를 호주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행사에는 호주 정치인과 유명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하여 한인사회의 활동에 대한 성원과 지지를 표시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한인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신진 한인세대가 호주의 주류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치,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형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호주 군인들이 6.25전쟁에서 국제평화와 안보의 유지라는 국제적 대의를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한 것을 기초로 이제 한·호주 양국은 유엔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와 포럼에서 국제평화, 인권, 개발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교·국방(2+2)장관 회의가 격년으로 개최되는 등 외교·안보·국방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도 더욱 긴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토대로 2014년 12월에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에 기초하여 양국간 관세장벽을 철폐하는 역사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회문화면에서는 한국문화원과 교육원을 중심으로 우리의 독창적이고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호주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호주 사회 저변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총영사관으로서는 한인사회의 권익신장과 이익을 보호하고 호주사회내에서 그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또한 한인사회내의 우의와 단합을 도모해 나가는 동시에 민원사항의 해결과 영사서비스의 향상을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호주에 두 번씩이나 근무한 행운을 큰 보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15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새로이 본 호주 한인사회의 모습은 괄목상대하게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말 캔버라에 처음 부임하여 본 시드니의 한인사회는 캠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나, 2013년 시드니에 다시 부임했을 때에는 약 10만에 이르는 한인사회가 시드니의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음을 보고 그 성장의 속도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한인사회가 호주의 주류사회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모멘텀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계기에 현지사회와 한인사회간 매개역할을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한.호 친선만찬, 한인상공인과 Small Business Commission, Asia Business Connection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우의와 유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NSW, QLD 주정부와는 연례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현지의 경제현황과 제도를 좀 더 잘 파악하고 우리 지상사와의 업무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한편, 지난 20년간에 걸쳐 워홀협정이 시행되어 약 30만 명 이상의 젊은 한인들이 호주에 체류하면서 현지의 문화, 언어를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귀중한 체험의 장으로서 그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는 토양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외국의 문화와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살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안타까운 심정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생활, 일자리, 안전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여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사건·사고를 당한 경우 호주 경찰과의 협조관계를 통해 신속하게 수습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인동포 여러분,
저 개인적으로는 호주라는 다문화사회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통해 선진적인 사회제도를 수립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많은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한인사회가 앞으로 더욱 공정한 사회규범속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존재 의의를 부각시키고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동포사회의 지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앞으로 모국인 한국과의 관계도 더욱 긴밀하게 구축해가는 튼튼한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적인 천혜의 생활여건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시드니에서의 보람차고 행복한 근무 경험을 뒤로 하고 저는 다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언젠가는 헤어짐이 있고 또다시 다른 만남을 약속하게 됩니다. 미래의 삶이 우리를 발전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이끈다는 신념을 가지고 각자의 탈렌트를 부지런히 연마하는 가운데 많은 것을 성취하시고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십수년 뒤에 보게 될 호주 한인동포사회의 더욱 달라지고 발전된 모습을 그리며 그간 이곳에서 받은 호의와 지원에 대해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끝으로 제 후임 총영사에게도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