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탄 트완 엥 / 자음과모음 / 2016.10.20

- 말레이시아 문학을 이끄는 탄 트완 엥의 맨부커상 결선 진출작『해 질 무렵 안개 정원』
“장엄한 서사로 치유해낸 아시아의 아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말레이시아 정글을 배경으로, 잔혹했던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로 비밀과 상처를 품고 살아온 ‘윤 링’과 그녀의 상처받은 삶에 미스터리한 정원을 남기고 떠난 일왕 (日王)의 정원사 ‘아리토모’, 이 두 명의 특별한 인물이 현재와 과거, 1950년대와 1980년대 전후를 넘나들며 전쟁의 기억, 과거의 상처를 감내하며 예술 속에서 평온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본인 정원사 아리토모의 정체, 윤 링이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일본군이 숨긴 보물 등 미스터리 요소에서는 긴장감이 흐르며, 아리토모와 윤 링의 관계에서는 평온함이 감돌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의 묘사에서는 장엄함을 만나게 된다. 구원에 대한 서사와 진실을 찾는 여행, 또 일본의 비인간적인 역사와 그들의 아름다운 예술을 날실과 씨실 삼아 직조해낸 이 작품은 ‘전쟁의 상처와 증오’라는 아시아의 아픔을 ‘기억과 망각 그리고 예술’이라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소재로 보듬는다.
○ 목차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 저자소개 : 탄 트완 엥
1972년 페낭에서 태어나서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성장했다. 런던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지적재산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어린 시절 합기도에 심취해서 삶의 모든 부분에 합기도 원칙이 배어 있다. 합기도 1단 유단자이며 문화유산 건축물 보존의 열렬한 옹호자이기도 하다.
작가의 첫 소설 『비의 선물 The Gift of Rain』은 2007년 맨부커상 예심에 올라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었다. 두 번째 소설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The Garden of Evening Mists』은 2012년 맨부커상 결선에 진출했고, 맨아시아 문학상과 월터 스코트 역사소설상을 수상하였다. 이 두 작품은 사람들에게 잊힌 격동의 역사를 다룬 강력한 소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해 질 무렵 안개 정원』은 유려한 미스터리와 조용하지만 힘 있는 서사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오가며 살고 있다.
– 역자 : 공경희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소설, 비소설, 아동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번역하며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드니 쉘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엔조』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 등을 썼다.
○ 줄거리
1951년 말레이시아, 케임브리지에서 법을 공부한 뒤 일본 전범들의 기소에 매달려온 윤 링은 그녀가 자란 말레이시아 북쪽 정글로 돌아온다. 거기에서 그녀가 발견한 것은 말레이시아 유일의 일본식 정원 ‘유기리’.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정글 속에 ‘저녁 안개’라는 의미의 ‘유기리’를 만든 사람은 일왕의 정원사였다가 추방당한 미스터리한 인물, 아리토모다.
잔인한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비밀과 상처를 품고 살아온 윤 링이지만, 그녀는 일본인들에 대한 증오에도 불구하고 아리토모를 찾아간다. 그에게 일본군에게 죽은 언니의 기억 속 정원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 아리토모는 거절하지만, “몬순이 찾아올 때까지” 윤 링에게 정원 일을 가르쳐 줄 테니 스스로 정원을 만들라고 한다.
정글을 지배하는 공산당 게릴라의 위협 속에 몇 달이 흐르고. 윤 링은 점점 아리토모에게, 그리고 그의 예술에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

○ 책 속으로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가상 세계로 도망쳤어요. 어떤 사람들은 꿈꾸는 집을 짓거나 요트를 만드는 상상을 했어요. 상상할 수 있는 세세한 부분이 많을수록 우리를 에워싼 공포감에서 더 멀리 벗어날 수 있었지요. (중략) 윤 홍이 방문했던 교토의 정원을 떠올리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한 덕분에 우린 온전히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언니는 내게 말했죠. ‘우린 이 방법으로 목숨을 부지할 거야. 이게 우리가 수용소에서 걸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야.’”
해가 산맥을 뚫고 나왔다. 멀리 나무 꼭대기 위로 새 떼가 검은 실처럼 하늘을 가로질렀다. — p.91
“가문의 명예.”
아리토모가 대답했다.
내가 만났던 일본인 전범들이 자주 그렇게 합리화할 때마다 혐오를 느꼈다. 아리토모가 이어서 말했다.
“자네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라. 우리 아버지는 내가 일본을 떠난 직후에 세상을 떠나셨지. 동생은 부친의 타계가 내가 저지른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그는 지팡이 끝으로 물가의 자갈을 긁었다. 아리토모가 계속 말했다.
“자네를 만나기 전, 그러니까 자네가 여기 오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중에 일본 점령 때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이가 없었어. 물론 이곳 사람들이 내 모국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실은 알았지. 마을 사람들, 이곳 일꾼들, 매그너스와 에밀리까지도.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에서 멀찌감치 있었지. 모든 불쾌한 일과 거리를 두고 지냈어. 오직 내 정원에만 신경 썼지.”
첫 저녁 별이 나타났다. 몇 분 전에 쏟아진 빛에 압도된 듯 별빛은 뿌옇고 흐릿했다. — p.362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인생은 공평하지, 그렇지 않니? 나는 다른 사람들의 아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러니 계산을 맞추어야겠지. 내 아들도 죽어야 될 거야.”
그는 흔들림 없이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명령에 불복종하라고 너에게 압박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두어라. 네가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해야 될 일을 너도 인정해야 한다.”
아버지는 한동안 앉아 있었고, 어찌나 가만히 있던지 저는 속으로 그가 다시는 움직이지 않기를 바랐지요. 아버지가 이 일을 하느니 차라리 돌로 변하는 게 나을 테니까요. 아버지가 단도를 집어 칼집을 벗겼습니다. — p.384
“난 아주 오랜 세월, 일본을 떠나서 지냈지. 아주 오랫동안.”
“왜 고국에 돌아가지 않으세요? 방문조차 안 하시잖아요”
“미국이 점령한 동안은 안 갈 거야. 우리 도시에 외국 군인이 득실댄다는 생각에 참을 수가 없어.”
“외국군이 말라야를 점령했을 때는 여기 사는 게 그리 못 참을 일은 아니었잖아요!”
“쿠알라룸푸르의 예전 생활로 돌아가! 그런 분노를 안고 산다면 자네는 좋은 정원사가 되지 못할 거야.”
그가 쏘아붙였다.
한동안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421
“망할 놈의 중국 년.”
푸미오는 영어로 쏘아붙이더니 다시 일본어로 덧붙여 말했다.
“우리 식량을 훔치면서 네가 똑똑한 줄 알았지? 우리 격언 한 가지를 가르쳐주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그가 칼을 휘둘러 내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비명이 계속 터지는 것 같았다. 정신이 아득해지기 직전, 나는 교토의 어느 정원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의식을 잃었고 고통이 사라졌다. — p.452
과거의 일이 떠오르면 계속해서 글을 쓰기 힘든 순간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실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다. 평생토록 잊으려고 애쓰며 살아왔건만,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은 기억해내는 것밖에 없다. 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심지어 사진 한 장 가지고 있지 않다. 또 유성비가 쏟아진 밤, 우수구모 연못가에서 아리토모와 나눈 대화…… 템플러 부부가 방문한 날이었던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날 저녁이었나? 시간이 내 기억을 파먹어 들어간다. 시간과 이 질환이, 내 뇌의 침입자가. — p.518

○ 출판사 서평
맨부커상 결선 진출, 맨아시아 문학상 수상, 월터 스코트 역사소설상 수상
- 퓨처클래식 5권, 말레이시아 문학을 이끄는 탄 트완 엥의 맨부커상 결선 진출작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말레이시아 정글을 배경으로 ‘전쟁의 상처와 증오’라는 아시아의 아픔을 ‘기억과 망각 그리고 예술’이라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소재로 보듬는다.
잔혹했던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로 비밀과 상처를 품고 살아온 ‘윤 링’. 그녀의 상처받은 삶에 미스터리한 정원을 남기고 떠난 일왕 (日王)의 정원사 ‘아리토모’. 이 작품은 두 명의 특별한 인물이 현재와 과거, 1950년대와 1980년대 전후를 넘나들며 전쟁의 기억, 과거의 상처를 감내하며 예술 속에서 평온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말레이시아 대표작가, 탄 트완 엥의 맨부커상 결선 진출작!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간직한 기억과 망각으로 직조해낸 대서사
“아시아의 아픔을 장엄한 서사로 치유하다”
말레이시아 문학을 이끄는 탄 트완 엥의 맨부커상 결선 진출작! 『해 질 무렵 안개 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말레이시아 정글을 배경으로 ‘전쟁의 상처와 증오’라는 아시아의 아픔을 ‘기억과 망각 그리고 예술’이라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소재로 보듬는다.
잔혹했던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로 비밀과 상처를 품고 살아온 ‘윤 링’. 그녀의 상처받은 삶에 미스터리한 정원을 남기고 떠난 일왕(日王)의 정원사 ‘아리토모’.
이 작품은 두 명의 특별한 인물이 현재와 과거, 1950년대와 1980년대 전후를 넘나들며 전쟁의 기억, 과거의 상처를 감내하며 예술 속에서 평온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중국 문화, 영국 제국주의, 일본군 점령의 역사가 빚어낸 강렬한 서사
“독자는 이 소설의 장엄함에 넋을 잃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와 무장 게릴라의 위협에 처한 1950년대 전후의 말레이시아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전쟁으로 인한 피폐함, 내전의 상처, 일본에 대한 증오, 기억과 망각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아름답게 풀어낸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설은 주인공 ‘윤 링’의 생애를 현재와 과거로 넘나들며 역사에 휘말린 개인의 비극과 예술을 통한 치유의 과정을 면밀히 그려나간다.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로 비밀과 상처를 품고 살아온 윤 링, 한때 일왕의 정원사였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쫓겨나 말레이시아에서 정원을 가꾸고 사는 일본인 아리토모. 작품은 두 명의 인물이 전쟁의 기억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예술 속에서 평온함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일본인 정원사 아리토모의 정체, 윤 링이 일본군 점령지의 유일한 생존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일본군이 숨긴 보물 등 미스터리 요소에서는 긴장감이 흐르며, 아리토모와 윤 링의 관계에서는 평온함이 감돌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의 묘사에서는 장엄함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윤 링과 일본인 아리토모로 인해 유교와 불교문화, 일본의 선(禪)과 중국의 신화 등이 어우러지면서 많은 부분 한국 문화와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언니 윤 홍이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당하며 일가족이 고통 속에 내던져지는 상황은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지닌 우리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킨다.
작품은 구원에 대한 서사와 진실을 찾는 여행, 또 일본의 비인간적인 역사와 그들의 아름다운 예술을 날실과 씨실 삼아 직조해낸 무척 정교한 소설이다. 독자들은 이 작품이 빚어내는 장엄함에 마침내 넋을 잃게 될 것이다.
- 설득력 있는 미스터리, 진지한 주제를 유려한 문체로 풀어낸 역작!
“전쟁의 이면을 다채롭게 조명한 매혹적인 소설”
윤 링이 언니 윤 홍과 수용소에 있던 시절, 이 둘은 윤 홍이 어린 시절 방문했던 일본 교토의 정원을 떠올리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만이 현실의 고통을 잊을 수 있는 방법이었으며, 이것은 일본식 정원을 만들어달라는 윤 홍의 마지막 부탁이 되었다.
수용소의 유일한 생존자가 된 윤 링은 일본에 대한 증오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정원사 아리토모를 찾아간다. 그는 한때 일왕 히로히토의 정원사였다가 일본을 떠나 말레이시아 정글 한 복판에서 정원을 만들고 있었다. 그 정원에 매혹된 윤 링은 아리토모에게 언니를 위한 정원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아리토모는 그녀의 부탁을 단번에 거절하지만 결국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윤 링은 언니를 위한 정원을 직접 만들기로 한다. 윤 링은 자연을 빌어 정원으로 만드는 차경 기법을 배우며, 또 전쟁을 겪고 지금도 폭력과 위협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자신만은 아님을 서서히 깨닫는다.
모든 등장인물들은 전쟁으로 인한 잔인한 시간을 겪었으며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이든 해야만 했고, 그 선택은 때때로 설명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그들은 그 모두를 비밀로 간직한다.
모두가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서로의 비밀을 캐묻지도 말하지도 않고 살아가지만, 기억과 언어를 점점 잃어가는 병에 걸린 윤 링은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다. 기억을 붙잡고 마지막으로 아리토모가 남긴 비밀에 매달리던 윤 링은 이제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한다.
소설의 말미는 모든 비밀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아리토모가 윤 링에게 새긴 문신의 의미와 젊은 가미카제 조종사였던 요시카와 교수의 처연한 사랑, 일본 제국이 말레이시아에 남기고 간 것과 아리토모가 정원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그리고 윤 링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이 밝혀진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거짓과 오해가 있었으며,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기억한 것과 망각한 것, 그리고 모르는 새 자라난 이해와 용서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 추천사
설득력 있는 미스터리, 강렬한 고요가 깃든 소설 _ 도미니크 브라우닝
말레이시아의 신성 (新星), 탄 트완 엥, 전쟁과 예술, 기억에 대한 우아하고 매혹적인 소설로 돌아오다. _ 디 인디펜던트
작품의 소재로 예술을 이용하다 결국 그 자체가 예술이 된 소설 _ The Washington Post
유려한 미스터리, 조용하지만 힘 있는 서사 _ The New York Times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