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칼럼
JS 2세보고서(4) 2세들의 한인교회 정착에 부정적인 요소들
무엇보다 모든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한인교회의 나이에 근거한 계급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를 비판하였다. 그들은 왜 교회 안에서 한국의 유교적인 문화가 기독교 문화보다 강한지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모든 2세 학생들은 교회는 평등한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모든 회중들의 의견이 나이에 상관없이 공정하게 반영되고 평가돼야 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기독교 문화라는 것이다.
남동부교회에 다니는 17세 여학생인 그레이스는 한인교회의 나이에 기반한 계급적인 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녀는 청소년, 청년들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교회 목회와 행정에 관한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같은 이유로 젊은 세대들의 의견이 1세 성인들의 그것보다 평가절하되고 무시되는 현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
동부교회에 출석하는 15세 남학생 피터는 자신의 교회에서도 1세들의 의견이 워낙 강하여 교회 행정을 한국식으로 이끌어간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한인1세들은 권위주의적이고 계급적이어서 젊은 세대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고 비판하였다.
닉은 오랫동안 호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인터뷰하기 약 1년 전에 북부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북부교회에 출석하기 전에 닉은 한인교회에 다니기를 싫어했는데 어렸을 때 한인교회에서 경험한 부정적인 기억 때문이었다. 그에게 한인교회는 기독교 문화나 신앙보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가치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닉은 현 교회의 한국적인 예배 분위기와 신앙 스타일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북부교회 또한 한국적인 정서가 강하다고 판단하였다. 닉은 한인교회들간의 경쟁적인 분위기 또한 한인교회의 특징이라고 진술하였다.
대부분의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한인교회의 권위주의적이고 계급적인 구조에 대해 상당한 문제의식을 제시하였고, 기독교적이며 평등한 구조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하였다. 더 나아가 한인교회의 1세 리더들은 2세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을 그들이 가르치고 교육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목회의 파트너들로 받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 1세 리더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관점으로 2세들을 판단하지 말고 2세들의 독특한 삶의 자리와 경험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많은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학생부 목회자와 교사들이 2세 학생들의 주요 이슈들, 즉 정체성의 문제, 학교 생활, 가정 생활, 친구 관계 등과 같은 주제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목회자의 설교나 분반공부 토론 주제나 내용이 자신들과 별 관계없는 것일 때가 많다고 말하였다. 중부교회에 출석하는 17세 남학생 이안은 학생부 분반공부 내용이 자신의 삶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였다. 줄리아는 교회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대부분 자신의 관심 이슈들과 거리가 먼 교리나 성경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고 진술하였다. 윌리엄도 학생부 설교의 내용이 자신의 삶의 자리와 거리가 먼 경우가 있고, 이럴 때는 분반공부 그룹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힘들다고 말하였다.
인상적인 것은 2세 청소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여러 가지 주요 이슈들 중에서 가장 언급되지 않는 이슈로 학교 생활, 그 중에서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였다는 점이다. 챨리는 자신이 다니는 학생부 목회자가 2세들의 삶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 교회 밖의 삶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는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특히 전반적인 학교 생활관련 이슈들이나 친구들 간의 관계, 차별과 같은 문제들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우린 아직 어리지만 우리 또한 개인적인 고민들이 있어요. 저는 교회 선생님들이 그 고민들이 무엇인지 알아주고, 이해해주기를 원해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가이드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인종적인 차별의 경우 학교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요. 그러나 교회 목사님들과 선생님들은 잘 몰라요. . . . 학교는 교회와 많이 달라요. 우리들은 두 세계에서 다르게 행동해야만 해요. 언어, 문화, 대화 주제 등이 완전히 다르기에 교회에서와 학교에서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되어야 하죠.”
챨리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마음이 힘들 때 교회 예배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는 편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설교나 성경공부 내용이 자신의 고민과 상관없을 때는 실망을 많이 한다고 고백하였다.
몰리 또한 교회 목회자들이나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교회 교육자들이 호주 학교 생활이나 시스템을 잘 알고 있으면 2세 청소년들이나 유학생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학생들의 어려움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리는 말한다: “학교 생활은 우리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미쳐요. 특별히 신앙 생활에 영향을 많이 주죠. 그러나 부모님들은 호주 학교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조언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기에 학생부가 학교 생활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은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학생부 교사와 목회자가 2세들의 다양한 이슈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기를 기대하였다. 특히 친밀한 관계형성을 원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교사나 목회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주일에 교회에서만 교사나 목회자를 만나고 있었고 그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경우가 많지 않았다.
케이트는 학생부 교사들과 평일에 만나서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고 고백하였다. 학생도 교사도 모두 바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선생님들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부모에게는 말할 수 없는 개인적인 고민들을 나누고 상담할 수 있는 그런 만남을 기대하였다.
이안 또한 학생부 교사들과 좀 더 개인적인 만남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교사들과 또 목회자와 형식적인 교류만 하고 있어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슈들을 나누고 싶어도 그러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학생이 교사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만큼 교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관계의 문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피력하였다.
많은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교사와 학생간의 피상적인 관계는 학생들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였다. 2세 학생들은 이러한 교사와 학생 간의 피상적인 관계의 주요 이유로 언어장벽과 문화차이를 제시하였다. 많은 2세 학생들은 1세 교사들보다는 언어와 문화적인 공감대를 가진 1.5세, 2세 교사들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진술하였다.
그레이스와 로즈 또한 같은 이유로 1.5세, 2세 교사들을 선호한다고 대답하였다. 같은 관점으로 피터는 자기가 다니는 동부교회 학생부에 더 많은 2세 교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2세 교사들은 1세 교사들보다 자신과 같은 2세들을 더 잘 이해하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만한 점은 2세 교사라고 해서 특별히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언어소통에 무리가 없고 문화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도 학생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2세 학생들과의 관계 정도는 1세 교사의 경우와 별 차이가 없었다.
박종수 목사(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오션그로브연합교회담임,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