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희생양
르네 지라르 / 민음사 / 2007.10.20
『희생양』은 2005년 ‘불멸의 40인’으로 불리는 프랑스 지식인의 최고 명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종신회원에 만장일치로 선임된 르네 지라르의 대표작으로 『폭력과 성스러움』 과 함께 인간 현실에 대한 지라르의 문화인류학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저서이다. 지라르는 이 책을 통해 성서, 신화, 문학 텍스트에서 ‘희생양’이 폭력과 탐욕으로부터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임을 주장한다.
희생양 메커니즘이란 하나의 희생물로써 가능한 희생물들을 대신하는 것으로, 동물로써 인간을 대신하는 경제적 기능 뿐만 아니라 좋은 폭력으로 나쁜 폭력을 막는 종교적 기능도 수행한다. 이렇게 볼 때 희생물은 상징적인 신에게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폭력에 봉헌되는 것 이며, 결국 신화나 설화는 살아남은 자, 즉 박해자의 시각을 담고 있는 기록이다. 또한 지라르는 분석 대상을 기독교의 체계에까지 넓히고 있는데, 이는 성서에도 희생양 메커니즘이 들어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문화인류학과 문학에 대한 지라르의 관심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명저로 여러 신화나 설화에 나타난 ‘희생양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 목차
- 기욤 드 마쇼와 유대인
- 박해의 전형들
- 신화란 무엇인가?
- 폭력과 마술
- 테오티와칸
- 아세스, 쿠레테스 그리고 타이탄들
- 신들의 죄
- 신화의 과학
- 성서에 나타난 예수 수난의 핵심
- 단 한 사람만 죽으면….
- 세례 요한의 참수
- 베드로의 부인
- 게라사의 악령들
- 갈라진 사탄
- 역사와 성령
옮긴이 후기
○ 저자소개 : 르네 지라르
1923년 프랑스 아비뇽에서 태어난 지라르는 1947년 샤르트 국립고등대학원 (Ecole Nationale des Chartes de Paris)을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크 대학교, 브린모 대학교, 뉴욕 주립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등의 교수를 거쳐, 1981년부터 1995년까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현대 사상 및 프랑스 문학과 문화를 가르쳤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지내고 있다.
1961년에 첫 저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을 발표했고, 그 뒤에 인간의 욕망과 구조를 밝혀내려는 작업의 결실인 『폭력과 성스러움』 (1972)으로 1973년 프랑스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문화의 기원』 (2004)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에서 2004년 “올해의 상”을 받고 이어서 2005년에는 “불멸의 40인”으로 불리는 등 프랑스 지식인의 최고 명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종신회원에 만장일치로 선임되었다.
- 역자: 김진석
울산대학 프랑스학과 명예교수. 서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르네 지라르에 의지한 경제논리비판》 (2005), 《알베르 카뮈와 통일성의 미학》 (2005), 《르네 지라르》 (2018), 《모방이론으로 본 시장경제》 (2020)가 있다.
역서로 《폭력과 성스러움》 (1993), 《희생양》 (1998), 《알베르 카뮈: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 1・2》 (2000),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2004), 《문화의 기원》 (2006), 《그를 통해 스캔들이 왔다》 (2007), 《욕망의 탄생》 (2018), 《유럽을 성찰하다》 (2020)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알려진 텍스트를 대할 때부터, 우리는 박해자의 정신 상태에서 나온 박해의 태도만이 많은 신화에서 박해의 전형들이 이처럼 중첩되어 나타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박해자들은 그들의 희생양을 그 사람이 저질렀다고 믿고 있는 어떤 범죄 때문에, 그리고 그 범죄가 초래한 집단의 재난 때문에 그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박해의 희생양으로 선택했다고 믿고 있다. – p48 중에서
나의 형제의 욕망을 모방하면서 나는 그가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고, 우리는 우리의 공통된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을 서로 방해한다. 상대방의 저항이 커질수록 그 욕망은 더 강해져만 가고, 모델이 장애물이 될수록 그 장애물은 더 모델이 되어간다. 그래서 결국 그 욕망은 그를 막는 것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욕망은 그 자신에 의해 유발된 장애물들에 반한다. – p215 중에서
“모방으로 인해 생겨나는 갈등과 폭력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상에 대한 금지, 즉 욕망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모방 경쟁으로 귀착되지 않는 다른 욕망의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지라르가 제시하는 ‘좋은’ 모방의 모델이 다름 아닌 그리스도이다. 모든 타인을 위한 자기 포기의 첫 모델이 된 그리스도를 모방하는 것, 그리스도의 욕망을 모방하는 것이야말로 폭력의 메커니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라르는 주장한다.” _ 김진식, <르네 지라르>에서
○ 출판사 서평
- 좋은 폭력으로써 나쁜 폭력을 대신하는 메커니즘
이 책은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Le Bouc emissaire』(Paris: Grasset, 1973)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원래 지라르 연구의 출발점은 문학이었다. 그는 자신의 첫 저서 『낭만적 허위와 소설적 진실』에서 주인공의 욕망의 구조를 통해 인간 본연의 욕망의 구조를 드러내어 문학과 사회의 관계에 큰 가교를 놓는다. 그러나 그 후에 그를 이끌고 간 것은 문학 텍스트에만 한정된 문학 연구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이 보이는 모든 인간적 현실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관심이었다.
『폭력과 성스러움 La Violence et le Sacre』에서 지라르는 인류학자들이 그 본질을 잘못 알고 있는 ‘제의적 희생’이라는 현상에 대하여 그 특유의 자세한 검토를 하고 있다. 모든 종교적, 문화적 활동의 원형에는 ‘희생양 메커니즘’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희생양 메커니즘은 하나의 희생양으로써 모든 가능한 희생양들을 대신하는 것으로, 동물로써 인간을 대신하는 경제적 기능뿐 아니라 좋은 폭력으로 나쁜 폭력을 막는 종교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그것은 복수의 길이 막힌 희생양에게 모든 격렬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재난의 폭력을 정화하는 수단이다. 이렇게 볼 때 희생양은 상징적인 신에게 봉헌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폭력에 봉헌되는 것이다.
- 모든 신화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인 “박해의 텍스트”
『폭력과 성스러움』이 그의 인류학적 관심의 첫 번째 저서라면, 이 책 『희생양』은 거기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서 그가 『폭력과 성스러움』에서 ‘기본적 인류학’의 주요 개념으로 보았던 ‘희생양’에 대한 보다 더 체계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 책이다. … 지라르는 『희생양』에서 여러 신화나 설화에 들어 있는 희생양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있다. 신화나 설화에 희생 제의가 들어 있다는 말은, 그것들이 생겨난 시점이 희생 제의가 있고 난 뒤라는 것이며, 결국 그것은 그 희생 제의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자’들이 만들어 내거나 기록한 이야기이다. 로마 건국 신화는 그 신화 내용에서 좋은 편에 든 사람들(즉 박해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만들어 내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들의 시각이 들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화나 설화는 가치 중립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정확히 말해서 살아남은 자, 즉 박해자의 시각을 담고 있는 기록이다. 그래서 지라르는 이런 기록들을 모두 “박해의 텍스트 textes de persecution”라 부른다. 이렇게 되면 박해의 기록에서 박해의 흔적을 찾아내 정확히 읽는 것이 바로 그런 기록에 대한 진정한 해석이 되며, 지라르가 행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작업이다. 후반부에 가서 지라르는 분석 대상을 기독교의 체계에까지 넓히고 있는데, 이것은 성서에도 희생양 메커니즘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 전혀 새로운 시각의 도발적인 성서 해석
성서 해석에 대해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는 전통적 해석에서 벗어나 다른 이견을 제시한다는 것은, 물론 한국인들도 예외는 아닐 테지만, 대부분의 서구인들에게는 더더욱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지라르의 『희생양』을 두고 새로운 성서 해석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서에 대한 다른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이 책이 주는 인상은 아슬아슬하여 심지어는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 지라르에 대한 깊은 이해는 결국 우리로 하여금 우리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향하게 하는데, 이는 서구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라르 이론의 연구 영역의 확산 현상을 통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지라르의 이론은 그만큼 적용 영역이 넓다. 다시 말해 다산성을 가지고 있다. 그 원인을 우리는 그의 인간 ‘욕망’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인간을 다루고 있는 모든 학문의 기초에는 분명 인간의 ‘욕망’ 문제가 어떤 형식으로든 들어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라르의 야망은 모든 인간적 현실과 이론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거대 이론’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이론이 모든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은 곧 그 이론의 존재 이유 자체에서 나오는 결과라 할 수 있다.
○ 독자의 평
희생양
지은이 : 르네 지라르
옮긴이 : 김진식
출판사 : 민음사
신화나 설화에 나타나는 희생양 매커니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희생양은 희생 되어 제물로 바쳐진 양이다. 좀더 살을 덧붙여 이야기 하면 다른사람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목숨,재산 등을 잃어버린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이야기 이다. 저자는 신화나 설화에 나타나는 희생양 사건을 분석한다.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 가야 하는 점은 현재 남아 있는 신화나 설화 등은 모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적은 이야기 라는 것이다. 즉 희생양이 아니라 희생양을 박해하였던 박해자의 시각에 의한 기록이라는 점이다. 희생양 사건은 신화나 설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간단하다. 기존의 세력이 있고 어느날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면 기존 세력과 새로운 세력 간에 알력이 발생하고 다툼 속에서 살아 남은 세력은 집권자가 되고 패한 세력은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그외에 기존 기득 세력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 발생하게 되면 자신의 힘없음을 인정하기 보다는 무시무시한 일을 발생시킨 어떤 힘없는 세력을 만들어서 그들을 추방함으로써 기존의 기득권을 보호하는데 이때 등장하는 것도 희생양이다. 이러한 예는 역사나 신화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중세시대에 패스트가 유럽을 휩쓸었을 때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뿌려서 사람들이 많이 죽게 되었다든지 일본대지진때 마다 등장하는 재일교포의 음모설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런 희생양 방식이 인간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핵심 포인트이다 주장한다. 희생양 매커니즘을 통해서 하나의 희생양을 통해서 달리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희생양을 대신하고 그것을 통해서 좋은 폭력으로 나쁜 폭력을 막는 종교적 기능을 수행 한다고 이야기 한다. 요약하면 희생양을 통해서 실제로 희생되는 수를 줄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희생양의 역사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전멸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계속해서 등장하고 회자될 이야기 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