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진정한 리더는 떠난후에 아름답다 : 지미카터, 퇴임 후의 삶
원제 : Beyond the White House (2007)
지미 카터 / 중앙북스(books) / 2008.10.6
제 39대 미국 대통령이면서, 재임 당시보다 퇴임 후의 활동으로 더욱 유명한 지미 카터가 자신이 설립한 카터재단과 함께 지난 25년간 펼친 활약상을 담담한 필체로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북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지구촌 분쟁에 개입하여 평화를 조성하고, 가난 퇴치에 동참하며, 제3세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퇴임 이후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 재직 당시에 인기가 없었고, 퇴임 이후에도 ‘카터 재단’을 설립하려 할 당시 후원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현재 카터 재단을 통해 세계 70여개국에서 활동을 벌이며, 모범적인 전직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노력을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하며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추천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머리말 백악관을 떠난 뒤의 행복
퇴임한 젊은 대통령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 카터재단은 ‘행동하는’ 자선단체
.세계를 평화롭게, 인류를 아름답게
중동의 평화 정착을 위하여 / 핵무기 확산 금지가 사명이다 / 소련의 민주화를 위한 출발 / 공정한 선거로 분쟁을 해결한다 / 김일성을 만나다 / 협상이 전쟁을 이긴 아이티 / 수단과 우간다에 평화가 깃들 때 / 발칸반도의 행복을 찾아서 / 하바나에 자유를
.세계의 하늘 아래 민주주의를 사수하라
파나마-노리에가 퇴출작전 / 니카라과-1990년 대선을 감시하다 / 가이아나-위험 속에 꽃 핀 민주주의 / 잠비아-내 생애 가장 잊을 수 없는 경험 / 중국-덩샤오핑과의 유쾌한 대화 / 팔레스타인-점령지에서 치른 민주주의 실험 / 베네수엘라-차베스의 승리를 지켜보며 / 인도네시아-세 번째로 큰 민주국가를 꿈꾸며 / 나이지리아-희망의 불꽃은 타오른다 / 라이베리아-아프리카 동맹국을 위한 헌신 / 콩고-아픔을 딛고 얻는 자유
.질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
건강한 삶이 목표다 / 정신질환자를 위한 봉사 / 드라쿤쿠루스증을 박멸하라 / 나이지리아에서 질병과 맞서다 / 기니벌레에 맞선 위대한 전사 / 강변실명증 퇴치 노력 / 사상충증으로 인한 끔찍한 경험
.카터재단은 내일의 꿈을 만든다
개인의 절대 권리, 인권을 수호한다 / 여성 평등은 영원하다 / 빈부 격차 완화를 위한 애틀랜타프로젝트 / 지도자회의가 하는 일 / 카터재단을 움직이는 힘, 견습 직원들
.카터재단의 미래
우리의 헌신은 계속된다 /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해비타트 운동
○ 저자소개 : 지미 카터 (James Earl Carter Jr.)
미국 제39대 대통령. 1924년 땅콩농부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잠수함에서 대위로 근무했으며, 서른 살에 고향에 정착해 아내 로잘린과 농기구 판매회사를 열었다.
1962년 민주당 소속 조지아 주 상원의원, 1970년 조지아 주지사를 거쳐 1976년 52세의 나이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중 캠프 데이비드 협정,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 소련과의 SALT Ⅱ 협정 등의 업적을 남겼으나 오일쇼크, 이란 인질사태 해결 실패 등으로 지지도가 추락해 1980년 공화당 레이건 후보에 밀리면서 재선에 실패한다.
재임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됐던 그는 현재 ‘가장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2년 그가 설립한 카터재단은 전 세계 인권과 환경 문제는 물론 다양한 국제분쟁에 개입하였으며, 지미 카터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저작 활동도 활발하여 『아름다운 노년』, 『해뜨기 전 한 시간』 등 12권의 책을 냈다.
○ 책 속으로
“나는 대통령 도서관을 건립하는 일 말고도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줄곧 고민해왔소. 우리는 캠프 데이비드와 유사한 성격의 공공시설을 운영할 수 있고, 특정한 전쟁에 관련된 당사자들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소. 나는 애틀랜타나 당사국에서 분쟁 조정자로서 활동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소. 또한, 우리는 분쟁을 해결하거나 방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가르칠 수도 있어요.” 이렇게 해서 카터재단은 출범되었다. — p.25
우리는 해보기도 전에 미리 실패 위험성을 우려한 나머지 머뭇거리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목표가 소중한 경우 과감히 도전할 것이다. — p.29
판문점을 통과할 때 나는 이상야릇하고도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한국인들과 미국인들은 지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한과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간혹 적대감과 공포를 부추겨왔다. 우리는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비무장지대를 경유해 평양을 방문하도록 허용된 최초의 인물들이었다. — p.62
(클린턴) 대통령은 오후 11시 15분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세드라스(아이티 군부 지도자)가 당신이 이끌고 방문할 대표단을 받아들일까요?”라면서 이튿날 아침에 그에게 그 점을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북핵 문제의 경우처럼 그렇게 노력해야 합니다.” — p.89
나는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부시에게 다가가서 앞으로 수단의 평화 정착에 애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 그리고 우리는 부시 대통령이 남부 수단의 평화 정착에 관한 임무를 맡길 어떤 조직에게든 카터재단의 편의 및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켰다. — p.113
“대통령 각하, 제가 특별히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는 당신의 방문 기간 동안 제가 드리는 유일한 부탁입니다.“ ”카스트로 대통령 각하, 좋고말고요. 그 부탁이 무엇입니까?“ 나의 흔쾌한 답변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어떤 경호도 받지 않은 채 당신과 함께 투수 마운드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 예상했던 대로 야구장은 만원을 이루었고, 우리가 야구장 중앙으로 걸어가자 모든 관객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 p.153
나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스페인어로 이렇게 소리쳤다. “여러분은 과연 정직한 공무원입니까, 아니면 도둑이나 다름없습니까? 여러분은 지금 파나마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이 나를 강제로 단상에서 끌어낸 뒤 큰 길 건너편에 있는 내 숙소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나는 선거본부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 p.165
우리가 출입구 쪽으로 들어갈 때, 손 박사는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 “제 나이가 이제 쉰세 살인데, 지금까지 이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투표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한동안 함께 눈물을 흘렸다. — p.183
덩샤오핑이 중국 학생들을 미국 대학교에 유학 보내도 괜찮겠느냐고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 “각하, 그는 저에게 5,000명을 보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보았으며, 각하로부터 직접 답변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에게 5만 명을 보내달라고 전해주십시오.” — p.187
어느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오른팔에 갓난아기를 안은 채 군중들 가장자리 부근에 서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갓난아기가 아니라,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그녀의 유방의 젖꼭지에서 기니벌레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 p.263
또 다른 한 가지 전략은 일련의 프로젝트에 카터재단이나 지미 카터의 명칭을 붙이지 않는 방식이다. 우리가 ‘카터’라는 이름 대신 ‘글로벌 2000’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덕택에 해당 국가의 마을 추장이나 수뇌부는 성공에 대한 긍지를 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추진한 글로벌 2000 프로젝트 덕분에 작년에 옥수수 생산량이 60퍼센트 증가했다.” — p.271
카터재단의 존립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은 혁신적인 정신자세, 완전한 독립성 유지, 헌신적이고 유능한 직원들이다. … 목표가 소중하다면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 성공의 대가로 얻는 명성에 개의치 않고, 우리의 목표에 공감하는 다른 단체들에게 손을 내밀어 건설적인 제휴관계를 맺어왔던 것이 언제나 옳았다. — p.346
○ 출판사 서평
“신은 카터를 성공한 전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실패한 현직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 대한민국에 이런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크나큰 불행이다 : 여의도 정치에 강펀치를 날리는 ‘진짜 리더’ 이야기
실패한 대통령인가, 성공한 리더인가?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되는 대통령이자, 명문장가로 알려진 지미 카터의 신작 『진정한 리더는 떠난 후에 아름답다』(원제 Beyond the White House)가 국내에서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퇴임 후 자신이 설립한 카터재단과 함께 지난 25년간 펼친 활약상을 담담한 필체로 그리고 있다. 담백하고 진솔한 그의 문체는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묵묵히 원칙과 소신을 지켰던 그의 인생과 닮아있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카터지만, 국내에서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학계가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은 카터를 배워야 한다.”고 충고하면서부터다. 실제로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 농부 출신, 젊은 대통령, 인권운동 등 비슷한 행로를 걸었고 임기 말에는 둘 다 경제위기로 지지도가 추락했으며,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의 후임은 둘 다 강경 보수파인 이명박, 레이건 대통령이다. 심지어는 고향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부부금슬을 자랑한다는 것까지도 비슷하다.
-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진짜 리더십’
지미 카터가 퇴임 후 대통령의 역할모델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향을 더하는 그만의 리더십 때문이다. 고지식하리만치 소신과 원칙을 지켰던 그의 정치 스타일은 재임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다. 82년 카터재단 (Cater Center)을 설립할 때도, 재임에 실패한 그를 후원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퇴임한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가구와 포도주를 만들어 팔고,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을 경매에 내놓았다. 점차 뜻을 같이 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카터재단은 가까스로 태어날 수 있었다.
카터재단을 이끄는 그의 리더십에는 몇 가지 원칙이 발견된다.
첫째, 미래지향적 가치를 중시한다. 재단 설립 당시 50대에 불과했던 그는 자신이 죽은 후에도 카터재단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처음부터 재정과 인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권한을 최대한 줄였다. 그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위해 움직인다.
둘째, 편을 가르거나 경계를 만들지 않는다. 카터재단의 원칙은 다른 기구나 NGO들과 경쟁하지 않고 그들의 공백을 메울 것, 외부인사를 영입할 것, 프로젝트에 ‘카터재단’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다. 카터재단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셋째, 목표가 소중하다면 과감히 도전한다. ‘행동하는 싱크탱크’로 명명된 카터재단은 해보기도 전에 실패를 우려하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는 용납하지 않는다. 꼭 지켜야 할 목표라면, 실패 후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을지라도 기꺼이 도전한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성장한 카터재단의 활약은 눈부셨다. 군사독재 정부의 부정선거 감시, 내전 및 분쟁 중재, 제3세계 식량문제와 질병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2000 프로그램’ 전개 등 전 세계 구석구석에 카터와 카터재단이 있었다. 1993년 북한 핵 위기가 발발했을 때 그는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과 회담을 했고, 남북정상회담 및 핵동결 협상 참여 서약을 받아냈다. 특히 1984년 그가 헤비타트 운동에 일반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덕분에 오늘날 헤비타트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우리도 이런 리더를 만나고 싶다
오늘날 한국의 현실을 비춰볼 때 지미 카터의 삶은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식물 정치인’이라 할 만큼 아무런 활동이 없거나 엉뚱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 일쑤인 한국의 전임 대통령들, 떠나는 뒷모습이 깔끔하지 못한 정치인들, 내 재산은 한 푼도 놓치지 않으려 혹은 고스란히 자식에게 물려주려 아등바등하는 재벌 총수들.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리더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고의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지미 카터의 발자취 하나 하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진정한 리더는 최고의 순간을 지나 보이지 않는 곳에 내려선 후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다음 세대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지미 카터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낡은 망치를 든 여든 살의 노인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 추천평
나는 ‘대통령직에서의 퇴임이 곧 은퇴’가 되어 버리는 우리의 현실이야말로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나라 전임 대통령들도 아시아의 인권이나 평화 문제, 빈곤과 실업 문제, 사회적 통합과 지도자 양성 문제 등에 깊숙이 개입하여 국민과 아시아인, 더 나아가 세게인들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통령직에서의 퇴임은 정치 생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_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우리 정치 문화의 후진성은 전임 대통령들의 행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저택의 커튼 뒤로 은둔하거나, 각종 비리문제로 주목 받거나, 소일거리로 일관하는가 하면 정치원로 답지 않게 현실 인식이 부족한 정치적 발언을 해서 국민들을 민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56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퇴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그 후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준다. 제3세계와 분쟁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이제 세계 여러 정치인들의 역할모델이 됐다. 그가 단순한 정치원로가 아니라 ‘진정한 리더’로 평가받는 이유다. 여의도 정치에 질린 이들, 큰 정치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서재에 이 책을 꽂아놓기를 권한다. _ 김광웅 (시사in 대표 / 서울대 명예교수)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이즈음의 독자들에게는 ‘안주하지 않는 삶’의 매력을 전해줄 책이 필요하다. 한때는 ‘세계의 대통령’이었고, 누구보다 편한 노후가 보장된 이 남자는 골프채 대신 낡은 연장통을, 따뜻한 휴양지 대신 총탄이 날아다니는 분쟁지역을 선택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쓰지 않고, 빈민을 위한 집짓기 운동을 널리 알리는 데 썼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하나하나 실현하면서 바로 오늘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산 사람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값진 이야기다. _ 최상용 (전 주일한국대사 / 전 고려대 교수)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